그리즐리(Grizzly)
1976년 미국영화
TV방영제 : 공포의 회색곰, 공포의 계곡
감독 : 윌리암 거들러
출연 : 크리스토퍼 조지, 앤드류 프라인, 리처드 재클
조안 맥콜, 조 도시
그리즐리 라고 하는 것은 북부 지방에 사는 회색곰이라고 합니다. 일반 곰 보다 크고 야생성이 강한 동물인것 같습니다. 뭐 아무튼 그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1976년 영화 '그리즐리'는 거대한 곰이 국립공원을 습격하여 인간을 살상하는 내용을 담은 오락영화입니다. 일반적인 크기보다 훨씬 큰 변종 동물의 습격을 다룬 영화들이야 뭐 종종 있었지요. '엘리게이터' '아라크네의 비밀' 그리고 우리나라 영화 '대호'나 '차우' 같은 영화들이 있었고, 변종 동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스트 앤 다크니스' 같은 영화도 맹수의 습격을 다룬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그리즐리'는 언급한 영화들에 비하면 규모가 적은 B급 영화입니다. 곰 이라는 동물이 아무래도 사자나 호랑아, 멧돼지, 악어 같은 것에 비하면 맹수성의 이미지가 좀 약하죠. 맹수습격 영화의 소재로는 좀 한계가 있는 동물이긴 합니다.
76년도 영화이니 CG가 없던 시절의 작품이지요. 지금이야 멋진 CG를 통해서 온갖 장면들을 다 표현하겠지만 당시에는 꽤 허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70년대 영화가 30년대 타잔 영화에 비해서도 훨씬 허접한 표현밖에 못한 건 아쉬움이 있지요.
어느 국립공원에 거대한 곰이 등장하여 관광객 2명을 처참히 살해합니다. 이곳의 치안을 담당하는 켈리 대장(크리스토퍼 조지)은 즉각 대원들을 규합하여 수색에 나섭니다. 켈리의 오랜 지인인 곰 전문가 스콧(리처드 재클)은 이번에 나타난 곰은 기존에 몰아냈던 지역의 곰이 아니라 거대한 회색곰 그리즐리라는 주장을 합니다. 스콧의 말에 따르면 몸길이가 4미터가 넘고 체중이 900kg에 달하는 정말 거대한 곰이라는 분석입니다.(이거 일반곰 두배 덩치입니다.) 공원 관리장인 키트리지는 스콧의 말을 황당한 궤변으로 여기고 오히려 켈리를 질책하여 빨리 해결을 하라고 합니다. 대대적인 수색이 전개되지만 오히려 대원들이 목숨을 잃고, 키트리지가 투입한 사냥꾼들마저 속수무책으로 습격을 당합니다. 곰은 아래의 야영지역까지 내려와서 민간인을 습격하고 희생자들은 점점 더 많아집니다. 켈리, 스콧, 그리고 동료인 돈 등 3명은 그리즐리를 잡기 위해서 산속으로 향하는데......
내용만 보면 꽤 흥미진진해 보이지만 '차우'나 '대호' 같은 영화의 상당한 하위버전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CG가 없던 시대적인 문제도 있지만 영화 자체가 한계가 많습니다. 일단 등장하는 곰은 절대 회색곰이 아닙니다. 암만 봐도 진한 갈색곰이지요. 아마 회색곰을 구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곰 등장자체도 많지 않고, 대부분 따로 촬영 티가 팍팍 납니다.(즉 인간과 곰이 함께 있는 장면 자체가 거의 없음) 곰을 그다지 거대하게 잘 묘사하지도 못했고.
촬영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신 곰의 살상을 많이 남발합니다. 곰이 인명을 해치는데 시간끌지 않습니다. 보통 이런 괴수영화는 괴수의 습격이 꽤 시간이 지나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리즐리 곰은 초반부터 인정사정 없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인명들이 죽어나가죠. 일반 이런 장르 영화들에는 죽을 사람과 살 사람이 딱 정해져 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주요 등장인물도 사정없이 죽어 나갑니다. 여자라고 살고, 어린아이라고 살고, 주인공급이라고 살고, 뭐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든 곰이 나타나면 사정없이 찢겨지고 죽어나가죠. 등장인물 상당수가 곰에게 당합니다.
총을 맞아도 안 죽는 곰이라는 것이 좀 황당하긴 합니다. 우리나라 영화 '차우'나 '대호'도 마찬가지였지만 거기서 등장하는 괴수는 좀 판타지적 요소가 있었는데 그리즐리 역시 일반 장총 따위는 그냥 조금 따끔한 정도인가 봅니다. 총 가지고 대항해 봤자 그냥 무용지물이니까요.
즉 죽는 사람은 많은데 곰 등장 장면은 매우 적다... 이런 영화입니다. 곰이 등장해서 혼자만 카메라에 잡혀서 포효하고 있으니 긴박한 효과도 좀 덜 나고. B급 영화답게 출연배우들도 유명배우들은 없습니다. 대체로 B급 영화도 한물간 과거의 유명스타 한두명쯤은 깔아 놓는데 이 영화는 그런 선전효과도 없지요. 하긴 주인공이 곰인 셈이니 사람이 뭔 역할이 크게 있을까요. 거대한 회색곰이 어떻게 사람을 습격하고 죽이는가 하는데 초첨인데. 맹수습격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연보호관련 캠페인이나 동물보다 사람이 더 문제다 라는 메시지는 일체 없고, 오로지 곰의 습격과 곰 잡는 내용에 집중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켈리 역의 크리스토퍼 조지는 존 웨인 주연의 엘도라도에서 존 웨인과 맞짱뜨는 명사수 역으로 폼 잡았던 역할이 그나마 기억나고(폼은 계속 잡았지만 허무하게 죽는), 그 외에 역시 존 웨인 주연의 '치섬'이나 '대열차 강도' 등에서 등장한 바 있는 인물입니다. 나머지 배우들은 거의 무명배우들.
TV에서 80년대에 '공포의 회색곰' '공포의 계곡'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방영한 바 있습니다. 신체훼손 장면이 끔찍한 부분이 몇 개 있어서 아마 방영시 다 잘렸을 것 같습니다. 사람 죽일때 곰과 사람이 함께 보여지지는 않아도 신체가 잘려나가는 장면은 몇 번 적나라하게 나옵니다. 곰과의 마지막 사투는 처절하지요. 아무튼 CG시대에 보면 좀 엉성해 보이는 맹수영화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ps1 : 그럼에도 이런 아날로그 B급 영화 보는 재미는 여전히 높습니다.
ps2 : 인육을 먹는 식인곰 이라는 설정이 좀 독특합니다.
ps3 : 곰 전문가 스콧의 활약에 좀 기대했는데... 저게 뭐야 잉~ 이런 느낌이....
[출처] 그리즐리(Grizzly 76년) 공포의 회색곰|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