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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새벽 사이
원출처 : 정택운(1990.11.10)
해를 품은 달 9화(3)
이 드라마는 조선의 가상 왕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픽션으로 실제 사건, 인물과는 무관합니다.
대왕대비 - 영상께서 예까지 어인일이십니까? 이 사람이 수렴청정을 할 시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드시더니 갈수록 뵙기가 어렵습니다?
윤대형 - 송구하옵니다 마마. 영상의 자리란 것이 그리 한가한 자리가 아닌지라.
대왕대비 - 잘 알지요. 그 자리가 어디 거저 얻어진 자리여야 말이지요.
'네 놈이 누구 덕에 그 자리에 오른 줄 알고 내 앞에서 유세를 떠는 것이냐?'
윤대형 - '이 빠진 암호랑이가 아직도 제가 숲의 주인인줄 아는구나.'
대왕대비 - 일인지야 만인지상께서 어쩐 일로 뒷방 늙은이를 다 상대하십니까?
윤대형 - 도무녀 장씨를 성수청에 복귀시켰다 들었사옵니다.
대왕대비 - 해서요?
윤대형 - 성수청에는 이미 권씨 도무녀가 있질 않사옵니까?
대왕대비 - 그 이는 임시도무녀가 아닙니까?
신력 또한 장씨와는 비할 것이 못되지요.
윤대형 - 허나, 장씨는 8년 전 그 일이 깊이 개입되어있는 인물이 아니옵니까?
만에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간...
대왕대비 - (말을 자르며) 권씨 도무녀 역시 의성군 역모사건에
깊이 개입되어 있는 인물이 아닙니까?
위험하기로 치자면야, 두 사람 다 마찬가지지요.
윤대형 - 하오나 그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고..
대왕대비 - 8년은 짧은 세월입니까? 내겐 장씨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조선 천지에 그만한 신력을 가진 이가 없는데,
어찌 그 패를 버리겠습니까?
윤대형 - 권씨는 무력과 권력욕이 강한지라, 차라리 다루기 쉬운 인물이옵니다.
하오나 장씨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 아니옵니까?
그런 자일수록 다루기 힘이 들고 위험천만한..
대왕대비 - (말을 자르며)위험한 인물일수록 더더욱 곁에 두어야지요.
윤대형 - 마마.
대왕대비 - 도대체 무엇을 그리 두려워하십니까 영상?
어차피 다 지나간 일이 아닙니까? 무엇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요.
한 편, 옥체를 범한 죄로 밀실에 갇혀 있는 연우.
그런 연우가 있는 밀실에 금관들이 들어온다.
금관 - 형을 집행할 것이니 끌어내거라!
성수청으로 끌려들어오는 연우.
나대길 - 무녀 월은 액받이 무녀로 명을 받아 지밀에 들었으나,
자신의 소임을 망각하고 불충의 죄를 저지른 바 단죄함에 있어
국법과 신법의 지엄함을 보이고자 하니 좌중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일벌백계의 현장을 지켜보라! 시작하거라!
의자에 앉은 연우를 빨간 밧줄로 포박하고 자자를 새기려는 금관들.
훤 - 성수청 무적에 이름을 올린 무녀가 확실하더냐?
운 - 그러하옵니다.
훤 - 영상쪽은?
운 - 액받이 무녀의 존재조차 모르는 듯 하옵니다.
어명을... 거두소서. 그 여인은 간자가 아니옵니다.
벌하시려거든 여인의 불충을 보고도 방관한 소신도 함께..
훤 - 여인의 편에 서다니 운이 너답지 않구나.
알고 있다. 위험한 것은 그 여인이 아니라 바로 나다.
연우의 이마에 자자가 새겨지기 직전, 형선이 뛰어들어온다.
형선 - 멈추시오! 어명이오!
무녀 월은 이후에 다시 강년전에 들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라는 어명이 계시었소!
훤 - 미혹된 것이라 하였느냐?
허니 떨쳐야된다고 하였느냐?
미혹되었다. 허나 떨칠 수가 없구나.
운 - ...
성수청 방 안에서 쉬고 있는 연우. 녹영이 들어온다.
연우 - 신모님, 잠시 나갔다 왔으면 합니다.
녹영 - 그 몸으로 어딜 나가겠다는 게야?
연우 - 잠시.. 아주 잠시면 됩니다.
꼭 해야할 일이 있어 그렇습니다.
녹영 - 네가 지금 제정신인게야?
그리 겪어보고도 또!...
연우 - 압니다. 대전을 모시는 무녀가 함부로 나다니면 안된다는 것도,
제가 천한 무녀라는 것도, 천한 무녀가 감히 주제를 넘어서면 안된다는 것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허나 무녀이기 때문에 겪는 수모와 천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무녀이기 때문에 받는 오해와 편견만은 꼭 풀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입니다.
결국 허락한 녹영에 연우는 쓰개치마를 쓰고 시장으로 나온다.
같은 시각, 시장에 있는 정경부인과 민화공주.
민화 - 기껏 저자까지 모시고 나왔는데 노리개도 싫다하시고
옷감도 마다하시니.. 어머니는 정말 갖고 싶은 것이 없으십니까?
정경부인 - 예, 없습니다. 그러니 전 개의치말고
공주자가께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보세요.
민화 - 어머님이 없으시면 저도 없... 아! 하나 있습니다!
서방님께서 쓰시는 화선지가 얼마 남지 않았던데,
나온 김에 제일 좋은 걸로 마련해드리면 어떠할련지요?
정경부인 - 공주자가께서 이렇듯 지아비를 먼저 아껴주시고 섬겨주시니,
어미로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민화 - 어머니 지금 웃으신거 맞죠? 이제 그만 슬퍼하실거죠?
정경부인 - 예. 저 때문에 이렇듯 공주자가께서 애쓰시는 것을
봐서라도 그리해야지요.
종이를 사러 지전에 온 연우는 어렸을 적 훤에게 반성문을 썼던 것을 떠올리다
몇일 전 양명군이 자신을 도와주었던 곳으로 다시 가본다.
연우 - 약조한 지 수일이 지났으니 이곳에 계실 리가 없지..
그러고보니 고맙다는 말씀도 못 드렸네..
하지만 마주친 연우와 양명군.
연우는 양명군과 함께 지전에 들러 종이를 산다.
연우 -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일이 있어 저자에 나왔다가, 혹시나하고 포목전에도 들려본 것인데,
정말로 그곳에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리 뒤늦게나마 인사드리게 되어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날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양명군 - 에이, 고마울 거까지야. 어차피 구해주지도 못했는데.
연우 - 많이 다치신 겁니까?
양명군 - 내가 워낙 거칠게 자라서 이 정도는 괜찮다.
연우 - 헌데 오늘은 어찌 나비차림이 아니십니까?
양명군 - 아, 네가 오해를 한 모양이구나.
나는 승려가 아니다! 그 때는 사정이 있어 변복했던 것이다.
연우 - 정말 스님이 아니십니까?
양명군 - 그렇다! 나는 아직 미취한 몸이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자유의 몸이다.
물론 혼례도 올릴 수 있다!
얼굴에 상처는 어쩌다 그리 된 것이냐?
고초가 많았던 모양이구나. 혹 도망치고 싶다면 말하거라!
도와주겠다.
연우 - 말씀은 고맙지만, 지금은 안전한 곳에 있습니다.
허니 걱정 안하셔도....
간택 전 날 밤, 양명군이 찾아와 같이 도망가자던 모습을 떠올린 연우.
연우 - 설마 왕친이십니까?
양명군 - (반가운 마음에)그걸 어찌 알았느냐?
연우 - 신기입니다..
양명군 - 신기?
연우 - 예. 방금 나리의 과거가 잠시 보였습니다.
양명군 - 그저 신기란 말이냐...
연우 - 보은이라 하기엔 무엇하지만,
무녀로서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양명군 - 드려보거라, 어디.
연우 - 이제 그만 마음에 품은 그 분을 놓아드리십시오.
새로운 인연을 위해 마음 한 자리를 비워두십시오.
더 이상 애써 웃음으로 진심을 감추거나 위장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위장하며 살아가는 것..
참으로 아픈 일이 아닙니까?
양명군 - 이름을.... 이름을 물어봐도 되겠느냐..?
연우 - 송구하오나 가진 이름이....
월.. 월이라 합니다.
양명군 - 월?..
연우 - 아, 저는 이만 들어가봐야겠습니다.
그 날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꼭 좋은 인연만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그럼...
지전에서 나가다 정경부인과 부딪힌 연우.
연우 - 죄송합니다. 급히 서두르다가 그만...
정경부인 - 나는 괜찮으니 가보시게
연우 - 감사합니다.
민화 - 아우! 어찌 여인이 저리 칠칠맞은지..
그렇지 않습니까 어머님?
그 때, 연우를 따라 나오는 양명군.
정경부인 - 어? 양명군 대감?
양명군 - 두 분이 어쩐 일로 여길...
정경부인 - 몸은 좀 어떠하십니까?
갑자기 사라지셔서 모두들 어찌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양명군 - 헌데 어머니, 제가 좀 바빠서..
나중에 찾아뵙겠습니다.
민화 - (가려는 양명군을 붙잡으며) 정인이 생기셨습니까
오.라.버.니?
양명군 - 맞다 정인이다. 됐느냐?
민화 - 조~~쪽으로 간 듯하니, 서둘러 가보시어요.
급히 뛰어가는 양명군.
민화 - 정말인가봐요 어머니!
정경부인 - 어떤 규수인지 얼굴을 잘 보아둘 걸 그랬습니다..
우리 연우 또래쯤 되었을까...?
급히 따라가 보지만 이미 가고 없는 연우.
연우는 성수청으로 돌아와 금방 사온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다.
밤이 되고, 다시 강녕전으로 들어가는 연우.
하지만 훤은 창가에 서서 연우를 기다린다.
무녀를 들였다는 말을 듣고 불안해하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조상궁 - 마마, 어찌 또 이러시옵니까?
보경 - 비켜서거라! 또 다시 내 앞을 막아선다면
이 자리에서 혀를 깨물고 죽어버릴 것이다!
한 편, 연우를 기다린 훤.
훤 - 놀랐느냐? 내의원에서 올리는 차를 마시지 아니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리할 것이다.
허니 너는 네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잠든 동안만이라도 정무의 고단함을 잊으라 하였느냐?
연우 - 그러하옵니다.
훤 - 심간에 품은 고통을 내려놓으라 하였느냐?
연우 - 그러하옵니다.
훤 - 나는 지금 몹시 고단하다. 또한 심간에 원치 않는 고통이 자리하려한다.
허니 네가 나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어야겠다.
내 심감에 자리하려하는 이 고통을 네가 잠재워주어야겠다.
할 수 있겠느냐? 대답하거라. 할 수 있겠느냐?
연우 - 하게 해주소서. 윤허해주신다면 주상전하를 해하는
액과 살을 소인이 막아낼 것이옵니다.
성심을 괴롭히는 고단함과 고통을 소인이 위로해드릴 것입니다.
소인, 미욱하나마 주상전하의 옥체를 지킬 의무를 가진
액받이 무녀이옵니다. 애초에 한 달을 기약하고 왔사오니,
주어진 기한만큼 그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밖에서 안절부절하는 형선, 때마침 보경이 들이닥친다.
형선 - ㅈ..주..중전마마.. 주상전하께 고하겠사오니 잠시만...
보경 - 문을 열게.
형선 - 그건 아니 될 말씀이십니다..
직접 하나하나 문을 열며 들어가는 보경.
문을 조금 열어 안을 들여다보는 보경.
안에서는 훤과 연우가 마주보고 서있다.
진짜 몇개월만이야 이게..ㅜㅜ
이제 종종 올릴게!
첫댓글 우와유ㅜㅜㅜㅜㅜㅠ 진짜 기다렸당ㅜㅜㅜㅜㅜ
기다리게해서 미안 ㅠㅠ 이제 종종 올게!
올려줘서 고마웡♡
와 이거 타시도 기다렸어ㅠㅠ
기다려줘서 고마워ㅠㅠ 이제 자주 올릴거야!
삭제된 댓글 입니다.
타시의 인생드라마이기도 하지ㅎ.ㅎ
와ㅠㅠㅠㅠ고마워ㅜㅠㅠ무리하지 말구해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