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계좌번호 보내줘” 설 앞두고 문자사기 주의보
과기부, 가족-지인 사칭 피해 공개
설 택배-과태료 ‘사기’도 주의 당부
“아빠 나 핸드폰이 고장 나서 수리 맡기고 임시번호로 연락한 거니 메신저 친구 추가하고 메시지 줘.”
A 씨는 지난해 10월 모르는 번호로 온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A 씨가 답 문자를 보내자 상대방은 “오늘 안에 쿠폰을 환불받아야 하는데 아빠 계좌로 해도 되냐”며 개인·금융정보를 요구했다.
진짜 딸이라고 생각한 A 씨가 정보를 보내자 상대방은 인터넷주소(URL)를 보내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유도했다. A 씨가 앱 설치까지 완료하자 상대방은 “내가 아빠 스마트폰 다 사용하고 얘기할게. 가만히 놔둬”라고 말했다.
상대방은 A 씨의 스마트폰을 원격 제어해 금융 앱으로 수십 회에 걸쳐 약 7500만 원을 다수의 타인 명의 계좌로 이체했다. 또 온라인 쇼핑몰, 게임 앱 등에서 약 100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아이템 등을 구매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이러한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 지인 등을 사칭한 문자 사기를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설 연휴에 택배 배송,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고지서 등을 사칭하는 것도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문자 사기로 꼽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화로 가족이나 지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전에는 상대방의 요구에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