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이 혼돈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혼돈 속에서도 분명한 질서는 있습니다.
이명박은 친노 사조직이 이명박 죽이기를 기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명박의 주장은 이명박대 노무현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지금의 검증 국면을 탈출해 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왜 여권은 이명박을 공격하지 않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었습니다.
많은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노명박 연대설이 있었고 박근혜 대표는 한방에 보낼 수 없는 인물이기에 이명박을 띄워서 박근혜 대표를 잡은 후 이명박을 한방에 보낸다는 시나리오도 있었습니다.
박근혜-이명박의 예선전과 여권의 예선전은 그 내용이 틀린 것 같으면서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나라당 경선이 박근혜-이명박 구도라면 여권의 경선 구도는 결국 노무현-DJ구도입니다.
문제는 노무현과 DJ의 전략이나 이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DJ는 호남과 충청을 잇는 서부권 벨트를 전략의 기본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대선에서 실패하더라도 특정지역은 살아남아 자신이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그래야 자신의 안위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의 기본 전략은 이제는 지역주의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크게 봐서 일반적으로 영남의 유권자 수는 수도권의 절반 호남은 영남의 절반 충청은 호남의 절반 강원은 충청의 절반 정도로 봅니다.
여권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충청에서의 승리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 노무현의 생각입니다.
영남에서 이인제가 100만표(DJ때) 노무현이 175만표를 벌었습니다.
충청에서는 DJ가 40만표 노무현이 25만표를 이겼습니다.
이렇게 보면 영남표를 분산시키지 못하면 호남과 충청의 연합만으로는 결코 정권을 지키지 못한다는 답이 나옵니다.
따라서 충청 출신인 이해찬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계산은 서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남 출신인 김혁규가 노무현의 최후 선택이 될 공산도 있을 것입니다.
지역구도로는 안된다는 노무현은 이명박을 공격함으로써 노무현대 이명박, 혹은 한나라당대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권 주자들의 생각은 노무현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호남의 적자라는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DJ의 재가가 필요합니다.
호남의 적자만 되면 이명박에게 가 있는 호남표를 언제든지 돌려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권 주자들이 이명박을 공격하는 것은 맡겨놨던 내 표 돌리도라고 소리치는 것입니다.
여권은 친노와 반노로 갈라져 있는데 노무현을 죽여야 자신이 산다고 생각하는 주자들은 줄줄이 DJ를 알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으로서는 여기서 무너지면 퇴임 후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반노와 맞서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의 목표는 총선에서 어느 정도 지분을 보장받아 자신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DJ 또한 지역을 근거로 다음 정부에서도 살아 남아야 하는 초조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이해가 부딪히기 때문에 누구 주도로 여권이 개편 되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가름됩니다.
그러니 노무현과 DJ도 생사를 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근본적으로 여권이 단일화되기 어려운 점입니다.
DJ가 대통합이 안되면 단일화라도 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단일화가 그만큼 어렵고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여권이 단일화되든 안되든 크게 봐서 하나의 팀으로 보면 정국은 박근혜-이명박-여권주자 삼파전이 됩니다.
삼파전이 되면 서로가 서로를 치기 위한 이이제이 전략이 성립됩니다.
박근혜 진영은 여권이 이명박을 쳐주기를 바라고 이명박 진영은 여권이 박근혜 대표를 치기를 바라고 여권은 박근혜-이명박이 서로 싸우기를 바랍니다.
즉 적으로 적을 치는 차도살인지계가 각 진영의 최고의 전략이 됩니다.
서로 물고 물리는 이이제이 전략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에 따라 이번 대선의 승부가 갈리게 됩니다.
이런 구도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이명박이 될 공산이 큽니다.
지지율 1위라는 허상 때문에 그동안 대세론을 누려왔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도태시켜야 할 공적 1호가 되었기 때문에 여권은 이명박을 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됐습니다.
적의 적은 동지가 되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박근혜 진영은 여권의 이명박 죽이기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데 이명박은 안팎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명박이 5번의 위장전입이 있었다고 사과했듯이 앞으로도 많은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고 그때마다 이명박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본인이 말했듯이 처음부터 정치에 뜻을 두지 않았다는 것은 이 같은 큰 승부를 염두에 두고 약점을 관리해 오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는 앞으로도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여기저기 무수한 흠결을 남겨 검증이라는 그물을 빠져나가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처음부터 치명적인 약점을 만들면 안됩니다.
5번의 위장전입은 선거법 위반에 이어 주민등록법을 5번이나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투기를 했건 안했건 준법에 관한 문제로 봐야 합니다.
전과가 있고 위법을 밥먹듯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볼 때 이명박의 앞날은 불투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이 이명박을 공격하는 것을 빌미로 노무현-이명박 전선을 만드는 것은 노무현과 이명박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 진영이 치열하게 싸우다 보면 박근혜 진영은 소외될 것이고 그 와중에 박근혜 진영이 주장하는 검증국면은 친노대 반노 혹은 이명박대 반이명박 구도로 고착된다는 계산인 것입니다.
선거를 구도싸움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박근혜 진영이 소외되는 이 구도가 이명박을 살릴 수 있고 믿는 듯합니다.
소수의 친노 세력을 제외하면 노무현을 지지하는 세력은 미미하기 때문에 친노대 반노 구도가 성립된다 해도 노무현이 얻을 수 있는 전과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명박대 반이명박 구도가 성립한다고 해도 이명박이 그동안 만들어 온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는 투쟁으로 인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많은 의혹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노무현과의 투쟁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면 아무런 명분도 없는 것이기에 결국은 싸움 자체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노무현과 이명박을 동일시해서 같이 몰락할 공산이 큽니다.
이명박으로서는 여권으로 박근혜 진영을 친다는 이이제이 전략을 펴보지도 못한 채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각자가 소외될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누구와 누구를 붙여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우게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노무현과 이명박이 오지게 붙었습니다.
박근혜 진영의 이이제이 전략이 성공한 것입니다.
이명박이 명목상으로 1위라는 것 때문에 바람의 저항을 가장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권도 지치고 이명박도 지칠 때쯤이면 당심은 이미 박근혜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것입니다.
이미 그런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이명박이라고 해서 박근혜 진영의 이이제이 전략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알면서도 자신이 그동안 살아온 방식으로 인해 여권의 공격을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에 이명박으로서는 진퇴양난인 것입니다.
삼각구도에서는 그만큼 흠이 없고 깨끗한 사람이 유리해 집니다.
이명박이 시인할 것은 시인하면서 정면돌파를 결행할 모양이지만 한번 시인한 것은 두고두고 이명박을 잡을 족쇄가 될 것입니다.
시인 뒤에는 시인하지 않은 무수한 의혹들이 있을 수 있다는 느낌을 국민들은 이미 가지게 됐기 때문입니다.
시인과정에서 보여준 거짓말 또한 두고두고 마이너스 요인이 됩니다.
여권이나 노무현으로서는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혹은 레임덕 방지를 위해 누군가와 싸워야 했고 희생양이 필요했습니다.
수 많은 의혹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은 좋은 먹이감 입니다.
이명박을 치면서 반대급부를 찾는 여권 주자들에 의해서 이명박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인데 이는 전적으로 잘못 처신해온 이명박의 책임입니다.
이명박으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을 때쯤이면 한나라당 지도부 역시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그래도 끝까지 이명박을 비호하고 내세운다면 한나라당의 공멸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지금쯤 한나라당의 고민은 깊어갈 것인데 이는 순전히 이명박에게 줄을 잘못 선 원죄 때문입니다.
당은 결코 이명박을 믿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과거에도 이명박을 믿었던 당이 개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치욕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한나라당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싹수가 노랗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싹을 잘라버리는 것만이 살길입니다.
이명박은 스스로 물러날 사람이 아니기에 조만간 당 차원의 조치가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이명박, 이제는 물러나시지요.
물러났다고 천지가 개벽되지는 않습니다.
구차하게 연명해 봐야 좋은 꼴을 보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무궁화사랑.
첫댓글 현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셨습니다. 이명박 개인의 치부가 하나라당 전체의 이미지로 각인될까봐 걱정됩니다.
무궁화사랑님. 끝내주는 시나리오군요.
옳습니다. 이명박은 더 이상 구차하게 연명하려 하지말고 후보를 사퇴하고,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 모두 사회환원시키고 당과 국민앞에 무릎꿇고 사죄한 후, 당을 떠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 봅니다.
^^*
스트레스가 다 풀리네요
아무리 발광을 해도 아닌건 아니죠
한나라당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할긴데...
캬~ 대단하십니다 박근혜님 대통령 꼭 만들어 주시고 책사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