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님, 안녕하셨어요? 저, 00학번 졸업생 김수미예요. 그동안 제대로 찾아뵙고 인사 못 드려 죄송해요. 하지만 지금도 교수님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두 번째 강의 시간부터 여러 친구들의 이름을 많이 호명해 주셨어요.
그때 저희들은 기억력이 비상하시구나, 하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그때를 반추해 보자니 그건 좋은 기억력이 아니라 저희들에 대한 유별난 애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얼마나 감사한 마음이 들던지….
또, 교수님의 근검절약 정신은 당장이라도 대통령께 전화 드려 “우리 교수님 표창장 수여식은 대체 언제 하실 건가요?”라고 항의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리포트 제출 시 이면지를 재활용하지 않은 리포트는 아예 내용도 보지 않겠다고 못 박으신 것, 리포트 표지는 예의이긴 하지만 사제지간에 그런 낭비에 불과한 예의는 구태의연하게 만들지 말자고 하신 것 등등.
어디 그뿐이겠어요. 훔쳐 가도 좋으니 교수님 연구실에 있는 책 좀 제발 갖다 읽으라고 하셨죠. 또 무더운 여름 방학과 싸늘한 겨울 방학 때 희망자를 소집하셔서 학과 진도와는 별개의 보충수업을 해 주셨어요.
아참, 소말리아 아동을 돕고 계신다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하시던 것도 기억나요. 저희들에게도 한 달 용돈에서 천 원씩만 떼어서 돕지 않겠느냐고, 군것질 딱 한 번만 눈 질끈 감고 참으면 굶주리는 소중한 생명들을 여럿 살릴 수 있다는 말씀도 생생하네요.
교수님,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려요. 교수님은 저희들이 마음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어 주셨어요. 조만간 찾아뵐게요. 그때까지 건강 조심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김수미 님 / 인천시 남구 숭의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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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아름답고 행복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