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세월이 여류하니
김진태
세월이 여류(如流)하니 백발이 절로 난다.
뽑고 또 뽑아 젊고자 하는 뜻은
북당(北堂)에 친재(親在)하시니 그를 두려함이라
♣어구풀이
-여류(如流)하니 : 물의 흐름돠 같으니, 세월의 빠름을 비유함.
-백발(白髮) : 흰머리
-절로 : 저절로
-북당(北堂) : ①어머니가 거처하는 방, 안방 ②어머니를 이르는 말, 여기서는
②의 뜻. 비슷한 말로는 훤당이 있다.
-친재(親在)하시니 : 살아 계시니
♣해설
-초장 : 세월이 흘러가는 물과 같아서 쉬지 않고 흘러가니, 검었던 머리가 저절로
희어지는구나
-중장 : (저절로 나는 그 흰머리를)뽑고 또 뽑아서 젊어지려고 하는 뜻은 다름이 아니라
-종장 : 안방에 늙으신 어머님께서 살아 계시니, 나의 백발을 보시고 언짢아 하실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감상
이 시조는 늙은 어머니를 생각하는 효심을 노래한 내용이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
아서 쉬지 않고 흘러가니 검었던 머리카락이 저절로 허옇게 변한다. 이것은 자기이 머리
에 나는 백발을 보고 자신의 늙음을 한탄하는 것이 아니고, 그 늙음을 어머니에게 보여
드리는 것이 불효(不孝)가 될 것을 염려함으로써 그 효성의 지극함을 나타내었다.
♣작가소개
김진태(金振泰, 생몰연대 미상) : 자는 군헌(君獻), 조선 영조 때의 가인(歌人)으로
경정산가단(敬亭山歌壇)의 한 사람. 선경(仙境)을 노래한 시조 26수가 「청구영연(靑丘
永言)」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