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독서토론회는 봄바람도 솔솔 불고 참석자도 적어, 삭막한 사무실 대신 인근의 짬뽕관에서 만나 짬뽕과 짜장으로 배를 든든하게 한 후 건너편 카페로 장소를 옮겨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Banksy, 책읽은 소감이 어땠을까요?
기존 미술관을 들쑤시고 다니며 작품을 도둑 전시한 출발부터 소더비 경매에서 그의 작품이 86만 파운드에 낙찰되는 순간 파쇄기에 의해 그림이 조각 조각 잘려나가는 극적인 엔딩씬까지... 기발함, 통쾌함, 경외감...
앤디워홀의 말처럼, 여태까지 예술을 감상한 적이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이 무엇인지를 거의 혼자서 다시 정의한 혁명가라고 할까요.
그렇다면 뱅크시의 작품이 그림(스텐실) 자체의 기교나 그림 솜씨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탁월한 것일까요?
참석자 대다수가 그건 아닐 거라고, 재치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예측 불허의 시간, 공간에서 명료한 메시지를 던지는 그의 작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일거라고...
그러기에 그의 작품은 전체 맥락이 중요한 것이기에, 벽면에 그려진 그의 그림을 떼어내는 순간 그 그림의 가치는 상실되는 것이라는 점에 대부분이 동의하였습니다.
독토의 토론이 항상 품격있게 형의상학적인 영역만을 노니는 것은 아니지요.
때론 형이하학적인 영역도 기웃거린답니다.
갸가 철저하게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건 심각한 성격장애가 아닐까? 설마, 그게 아니지, 그림값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술책일거구먼... 에서 출발하여 뱅크시의 작업엔 여러명으로 구성된 팀과 그를 보호하기 위한 조직(페스트컨트롤)도 있는데, 그 조직원들 중 이탈자도 있을 법한데 뱅크시의 신원이 철저히 노출되지 않은 이유는? 아마 조직원들에게 그림 한점씩을 줬을거야.. 그의 신원이 폭로되는 순간 그림값이 폭락할테니까.. ㅋㅋㅋ
근데 갸는 왜 한국엔 한번도 안왔지? 대한민국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냐?
아니지.. 대한민국에 잠입하는 순간 CCTV천국인 이 나라의 온갖 CCTV에 찍혀 신원이 금방 노출될테니까!(모두들 폭풍공감)
카페에 앉아 재밌는 주제로 떠들다보니 밤10시가 넘어갔네요.
그림으로 행복하고 주고 받는 대화로 더 행복했던 3월 독토 모임이었습니다.
(*부산독서아카데미는 매월 둘째 화요일 오프라인 토론회를 가지는 부산독서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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