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연중 제31주간 금요일)
매일 연도를 바치며….
위령성월을 보내면서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어떤 수도자가 꿈속에서 천국에 갔다 왔는데, 천국에서 성인들이 생활하는 것을 보았는데, 너무너무 실망했습니다.
왜냐하면 천국은 이 세상과는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른 줄 알았는데 이 세상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도하고, 일하고, 공부하고…. 기도하고, 일하고, 공부하고….’
그래서 수도자는 꿈속에서도 불만에 가득 차 ‘무슨 천국이 이렇습니까? 세상하고 똑같은데요.’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주셨답니다.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천국 안에 성인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성인들 안에 천국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천국은 죽어서 가는 어떤 장소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불의한 집사의 비유”를 통해 “왜, 주인은 옳지 않은 집사를 칭찬했을까?”라는 말씀에 머물렀습니다.
이른바 잘나가던 집사의 삶에 위기가 닥쳐서 집사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계속 고민합니다.
‘왜, 주인이 화를 냈을까?’‘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그러다가 ‘알았다. 옳지 이렇게 하자.’
집사는 자기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집사가 주인 몰래‘주인에게 빚진 모든 사람의 빚을 줄여 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집사는 이 모든 것을 자기 이름이 아니라, 주인의 이름으로 했을 것이고, 빚진 사람들도 주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주인이 길을 가다가 아마 많은 사람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으나, 주인도 이내 알았을 것입니다. 그 후에 주인의 행동은 둘 중의 하나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는, 집사가 자신의 허락 없이 빚진 사람들의 빚을 줄여 준 것이라고 하면서 모든 것을 취소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미 벌어진 일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으며, 관대하고 사랑이 많은 주인이라는 말을 들음에 만족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집사가 주인의 이름으로 빚을 줄여 주면서 확신했던 것은, 주인이 결코 당신의 이름으로 베풀어진 은혜를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재산은 좀 없어졌지만, 이 일로 인해 주인의 평판은 좋아지고, 덩달아 불의한 집사 자신도 좋은 쪽으로 회복되어 감을 알았습니다.
그러므로 주인은 옳지 않은 일을 한 집사에게 일을 지혜롭게 처리하였다고 칭찬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집사는 자기 마음대로 주인의 이름으로 빚진 사람들의 빚을 줄여 준 것은 분명히 주인을 배신하고 속인 행동입니다.
하지만, 칭찬했다는 것은 집사의 이름이 아니라, 주인의 이름으로 빚을 줄여 주는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주인의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어느 본당에 있을 때 학생 미사를 봉헌하고 나오는데 주일학교 꼬마가 급하게 저를 부릅니다.
“신부님, 여기요. 와 와”
아이는 마당 한구석에서 개미 한 마리를 바라보면서 ‘와’하고 감탄하는 것입니다.
요즘 사제로 살면서 ‘와’하는 감탄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 위령성월을 보내고 있는 고운님들의 세상살이가 어렵고 힘들고, 그리고 마음에 자꾸 탐욕이 생기고 불만이 생길 때 연도에다가 ‘와’하는 소리와 함께 간구해 보시면 어떨까요?
“와! 주님, (고운님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구원하소서.”
“와! 주님, (먼저 세상을 고운님들의 영혼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이제 고운님들은 ‘연도’는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것뿐 아니라, 살아있는 이에게도 필요한 감사의 기도이기에 매일 바쳐서 주님의 자비를 입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매일 연도를 바치며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매일 연도를 바치며 성령으로 충만한 하느님의 햇살을 받고, 고운님들은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선한 일을 통해 자비를 베풀어 내 마음 안에 천국의 삶을 살아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천국 안에 성인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성인들 안에 천국이 있는 것이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