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이 부족하다"는 말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표 재임시절 소속 의원들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던 지적이다. 박 전 대표는 이회창 서청원 최병렬 등 이전 당 대표들과는 다른 정치실험을 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계보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내 친박근혜 성향의 인사들은 '박 전 대표는 기존의 정치인과는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탄핵역풍'으로 당의 존폐위기에서 당을 맡은 박 전 대표로선 이런 변화는 불가피했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소속 의원들은 당 대표 말 한마디로 제1야당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한다.
때문에 박 전 대표는 '박근혜식 정치'를 찾아야 했고 그 해법으로 '탈계보정치'와 '당내 민주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출발은 순탄했지만 오래가지 않아 '현실정치'란 벽에 부딪쳤다. 박 전 대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쪽에선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저평가했고 이런 비판의 원인은 '스킨십 부족'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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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소속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모습이다.ⓒ연합뉴스 |
박 전 대표가 '탈계보정치'를 펼쳤지만 몇몇 측근, 즉 친박근혜 그룹을 만들어 당을 운영했고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는 것이다. 이는 '당내 민주화'란 차별화 된 박근혜식 정치에도 적잖은 상처를 입혔다는 게 반박근혜 그룹의 설명이다. 친박-반박이 아닌 정치적 중립지대에 서 있는 그룹에선 '계보정치'는 아니어도 박 전 대표가 많은 소속 의원들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눌 필요성이 있다고 요구했다.
친박그룹으로 분류되는 김무성 의원은 지난 1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재오 의원에게 패하자 "이명박 계보에 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표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보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저라고 왜 욕심이 없었겠느냐"고 말하며 이런 변화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나 최근 박 전 대표는 예전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2개월 간의 휴식을 마친 박 전 대표는 이전과 달리 소속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과거 대표 시절 의원총회를 비롯, 당에서 열리는 각종 회의와 행사에서 박 전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좀처럼 먼저 말을 건네지 않았다. 업무상 필요한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눌 뿐 소속 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자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엔 먼저 악수를 청하고 안부를 묻고 말을 건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21일 오른쪽 얼굴에 붙였던 반창고를 떼고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출입구 앞 맨 뒷자리에 앉아 회의장에 들어서는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찾아오는 의원들에게 "안녕하셨어요" "요즘 너무 바쁘신 것 같아요" "작전통제권 문제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너무 열심히 하세요" 등 인사를 하고 친박근혜 성향 의원으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과는 "나중에 봬요"라며 예전과 달리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30일 소속 국회의원은 물론 각 지역 당원협의회장, 상임전국위원, 중앙위원회분과위원장 등 250여명의 당직자들이 참석한 '소속 의원 및 원외 당직자 합동워크숍'에서도 박 전 대표는 참석자들을 먼저 찾았다. 당내 소장파와도 반박그룹으로 분류되는 의원들과도 악수와 대화를 나눴다. 이날 워크숍에서 박 전 대표는 반박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는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정문헌 의원의 옆자리에 앉아 자주 대화를 나눴고 자주 웃었다.
워크숍이 끝난 뒤 참석자들과 저녁을 함께 한 박 전 대표는 식사자리에서도 먼저 참석자들을 찾아 인사를 건넸다.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해외방문과 대학강연 등을 준비하며 본격적인 대선채비를 시작한 박 전 대표가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스킨십 부족'을 보완하는 모습이다. 최근 소속 의원들과의 비공개적인 접촉도 잦아졌다고 한다. 한 핵심 관계자는 "박 대표가 조용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첫댓글 박근혜전대표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