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피천득 옮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이틀 동안 내리던 겨울비가 그쳤다
활짝 개인 날씨는 아니지만 우산 없이도 나들이가 가능하기에
또 다른 가지않은 길을 찾아 길을 나선다
천마산 둘레길은 울창한 편백 숲을 걷는 길로, 대체로 등고선을 따라가기에 별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가 있다
부산 서구에서는 천마산과 아미산 등지에 걷기 코스를 개설하여 두었는데
오늘 코스의 상당 부분은 서구가 개설한 '천마산 10리길'과 '서구 종단 트레킹 숲길'이다
자갈치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서구청 아래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감천문화마을로 간다
버스는 사하구 1-1번, 서구 2번, 서구 2-2번 마을버스가 있다
감천문화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길을 건너 감정초등학교 정문 쪽으로 간다
감천문화마을은 나중에 둘레길 트래킹을 다 마치고 나올 때 지나가게 된다
2019년 3월 1일 폐교가 된 감정초등학교
예사랑병원 오른쪽 임도로 오른다
임도를 버리고 '천마산10리길' 출입문으로 내려선다
시작부터 시원하게 솟은 편백 숲 사이로 부산 앞바다의 전경이 펼쳐져 보인다
'서구27번 초소'가 나올 때 까지 10리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되고
주요 갈림길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왼쪽 바로 아래에 산복도로가 보이고
영도대교와 영도 봉래산이 보인다
20번 초소앞에서 길은 오른쪽 돌계단을 잠시 오르는데
직진하여 바로 가도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
돌계단을 30여 개 오르면 길은 다시 왼쪽으로 꺾이는데
직진하여 조금만 더 올라가면 천룡사가 있어 절 구경을 하고 나오기로 한다
천룡사(天龍寺)
절 앞마당에 서니 부산앞바다의 전경이 시원하게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왼쪽으로는 며칠전 다녀갔던 민주공원과 중앙공원이 있는 보수산과
그 너머로 황령산과 금련산, 장산까지도 다 조망이 된다
군데군데 천마산으로 바로 오르는 갈림길도 보인다
관용사(觀龍寺) 대웅전
아까 지나온 천룡사보다 좀 더 규모가 큰 절이다
천마산 10리길은 산허리를 따라 계속 이어진다
27번 초소를 앞두고 길은 완만한 오르막 경사를 잠시 보이더니
이내 27번 초소가 나온다
27번 초소 앞에서 천마산 10리길은 오른쪽으로 꺾어 천마산 조각공원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 길은 해광사 입구를 지나서 이어지게 된다
둘레길은 27번 초소 앞에서 10리길과 헤어져
내리막길로 조금 내려가다가 돌탑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숲속으로 들어간다
왼쪽 아래로 보이는 천마마을
천마마을 너머로 보이는 산은 송도의 장군산과 진정산이다
축대가 쌓인 소나무
지나온 27번 초소의 산불감시인이 여기가 무속인들의 '굿터'라 혹시나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할까봐
여기와서 자주 감시를 한다면서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가
사진을 찍느라 양해를 구하니까 슬며시 자리를 비운다
편백 숲 안의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간다
잠시후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따라 100m 정도 올라가면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급경사를 잠시 오르면 나무 벽 앞 사거리가 나오는데
나무 벽 오른쪽 뒤로 오른다
천마약수터 앞의 운동시설
천마약수터
약수터 왼쪽 뒤로 오르고
작은 고개를 올라 무덤 앞 모퉁이를 돌아 전망 좋은 곳에 서니 저기 시약산이 보이고
감천항과 구평동 쪽 조망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는 아스라히 거제도도 눈에 잡힌다
국제신문 리본이 걸려있는 마지막 갈림길에서도 왼쪽 아래로 내려서면
도로가 보이고
철망 담장을 따라가다가 담장 끝에서 도로로 내려선다
이제 감천문화마을이 보이고
감정초등학교 옆으로 해서 내려와 원점회귀하면서 천마산 둘레길은 끝이 나고
이제 감천문화마을을 거쳐 옥녀봉 둘레길로 간다
건널목을 건너 왼쪽 괴정 방향 버스정류장을 지나
'하나되기 포토존' 옆 도로로 내려간다
죽전경로당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서
곧 나오는 이 골목안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올라간다
좁은 골목길을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며 오르다보니
내가 마치 부산MBC의 포비든 앨리(Forbidden alley)의 골목길 나그네처럼 보인다
골목길을 벗어나 도로를 만나면 도로를 통과해서 계속 직진하여 계단길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