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 등 세계 경기의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며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밑도는 가운데, 통신사들의 주가가 약진하고 있다. 경기방어주와 배당주 매력에 이어 새로운 플랫폼 사업 등으로 자회사 가치가 부각되며 통신주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재정절벽 등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지난 10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6%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이동통신사 3사 주가는 3~12% 상승했다. KT는 12.6% 올랐고, LG유플러스(032640)도 6%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경기 악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통신주는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로써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주를 둘러싼 양호한 주가 흐름은 방어주 성격으로 인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연말 배당이 가까워지며 배당금도 통신주 강세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K텔레콤 지난해 현금평균 배당금액은 9400원, KT는 2000원이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올해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최근 통신주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LTE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의 기대감 때문이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LTE 가입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통신 업체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KT를 제외한 나머지 통신업체들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KT도 부동산 등의 매출에 힘입어 겨우 지난해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LTE 가입자는 올해 1550만명, 보급률 29%에 해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에는 2500만명에 보급률 46%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구대비 보급률이 75%, 3700만명을 넘어서는 2015년 1분기까지 LTE 가입자 수의 완만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전문가들은 통신 플랫폼의 다양화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자회사의 실적 증가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통신사 관련 자회사 중 IPTV와 위성사업 확장으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KT스카이라이프와 SK브로드밴드(033630)주가는 지난 3개월간 20~60% 상승했다.
최남곤 SK텔레콤 연구원은 "SK텔레콤과 KT의 3분기 누적 자회사 관련 영업이익이 각각 680억원과 247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대비 기여도가 각각 6%와 17%를 기록했다"며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이 대표적이고, KT의 자회사 이익은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의 이익이 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KT스카이라이프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증가 기반으로 내년 이후 50% 이상의 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SK브로드밴드는 IPTV 사업을 통해 적자를 기록 중인 영업이익이 내년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며 "자회사 성장을 통해 이동통신사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과점 시장인 국내 이동통신사는 이미 성장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시장에서 성장과 수익을 다 추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올해 성장에 무게를 뒀다면 내년에는 수익의 균형을 맞추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미 국민 대다수가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큰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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