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Mnet의 '슈퍼스타K'를 뛰어넘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합니다. 오는 11월 개편에 맞춰 신인 가수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띄운다는 계획이죠. 이례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김재철 사장이 직접 요구해서 만드는 거라네요.
언론에 보도된 MBC예능국과 시사교양국, 노조 관계자에 말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이 얼마 전 열린 편성회의를 통해 '우리는 왜 Mnet의 ‘슈퍼스타K’같은 프로그램을 못 만든냐고"고 간부들을 질타했다고 합니다.
결국 MBC 예능국은 11월 가을 개편에 맞춰 가수 발굴 프로젝트 프로그램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제작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MBC는 '슈퍼스타 K'와는 차별화될 거라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하죠.
`슈퍼스타K 2` 출연자들. 출처 : Mnet
그런데 문제는 '스타오디션'과 MBC 시사프로그램 폐지가 얽혀있다는 겁니다. 현재 폐지 방침이 전해진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가 폐지되면 대대적인 편성 개편으로 '스타오디션'을 방송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거라는 게 MBC 내부의 목소리입니다.
우려가 현실화되려고 하네요. 김재철 사장이 '후플러스'나 'W'의 폐지를 요구한 이유는 바로 경쟁력, 시청률이 낮다는 거였죠. 시청률이 낮다면 프로그램을 더 잘 만들면 되는 일입니다. 더둔다나 'W'는 김혜수 씨가 MC를 맡은 이후 시청률과 광고 판매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하지도 않고 어떻게든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려는 것은 MBC의 연성화를 노린 계획으로 느껴졌습니다. 시사 프로그램 폐지에 발맞춰 '스타오디션'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들어서는 것은 MBC가 공영성을 포기하고 시청률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것을 고백하는 겁니다. 어떻게든 시청률을 높여 광고 판매를 많이 하겠다는 의도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MBC '김혜수의 W' 홈페이지 캡쳐화면.
또한 MBC가 '슈퍼스타 K' 인기에 편승해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슈퍼스타 K'는 케이블 채널 특유의 제작 방식으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지상파와는 다른 영역입니다.
'스타오디션'이 방송된다고 '슈퍼스타 K'에 열광하던 시청자들이 달라질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지상파는 지상파가 가지는 고유한 틀과 제작 방식이 있습니다. 그 틀 안에서 '슈퍼스타 K'를 따라하겠다는 것은 '스타오디션'이 아류 프로그램 인신돼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MBC는 이미 '악동클럽' '쇼바이벌'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제작해 본 경험이 있어 케이블과 지상파의 다른 느낌을 알고 있을 겁니다.
김재철 MBC 사장이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결방시킨 가운데 8월 18일 오전 여의도 MBC 사옥 현관 앞에서 김 사장(오른쪽)이 출근을 하자 MBC 조합원들이 불방사태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MBC가 인정받고 있는 것은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 방송사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이나 '뜨거운 형제들'만으로 MBC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아닙니다. '후플러스' 'W' 등시청률은 낮을 지 모르지만, 공영성을 담보하는 프로그램이 존재할 때 MBC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슈퍼스타 K'는 Mnet에 맡겨 두고 MBC는 공영방송의 임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MBC가 시청률에 눈이 먼 방송사로 인식되는 순간 시청자들은 MBC를 외면하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20일 편성회의에서 MBC 경영진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MBC는 케이블 채널이 아니라 공영방송입니다.
첫댓글 예전에 악동클럽이란 프로 했다가 가수는 키우는 프로젝트로 데뷔했지만 큰성공도 못하고 각자갈길갔는데 그걸 만드자니.. 정말 김재철씨 상식 저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