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99`동기들
오랜만이구나! 동기들
다들 별 일 없이 잘 지냈는지 모르겠네... 학교에 있는 얘들은 이제 얼마 안 되
겠군. 여자동기들의 소수, 남자 아들이야 원래 소수라... 그것도 반밖에 없겠다.
마지막, 아니 처음 보냈던 게 3달 전. 그 후로 첨인 것 같은데...
육군 훈련소에서 Total 7주 정도 훈련 받고,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고, 후에 전남
장성에 있는 상무대에서 4주 훈련(후방기 교육)받고, 한 달 전쯤 이곳 경기도 양주
에 왔다. 첨에는 몰랐었는데 내가 있었던 화학학교 옆에 보병학교가 있었는데, 장대
원이가 여기서 훈련 받았더군.
후방기 교육으로 있었던 화학학교는 말 그대로 학교였다. 다시 고3으로 돌아간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4주동안 3일정도 빼고 매일 8시간 동안 수업하고 가끔은 여간
수업까지.. 대부분의 얘들이 군대에서 만큼은 공부 안한다는 기대를 가지고 왔는데,
영 잘못 생각했던 거지!
내가 받은 주특기 교육은 발연기에 대한 것이었는데...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
지. 똑같은 거는 아니고 아주 유사한 거.
왜... 우리 어렸을 때 동네에 모기약차(방역차) 오면 그게 뭐 좋다고 따라다녔던지!
바로 그거. 발연기라는 기계로 안개유라는 기름을 증기화하여 내뿜는 건데, 이걸로
전쟁 때 아군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
전쟁 영화 같은데서 몇 번 봤을거야. 작전상 후퇴 때 많이 사용하잖아^^
연막병이 갈 수 있는 부대가 전국에 5개 밖에 않돼. 경기도, 인천, 강원도 그 중에
서 그나마 서울과 가깝고 교통이 좋은 곳이 이 곳 양주라... 안타깝지 ㅜㅜ
내심 50사단에 가길 바랬는데... 이건 뭐 휴가 함 나갈라면 6~7시간 그나마 가깝다
는 곳이... 맨날 홍수나는데, 경울이 6개월이라는데... 운이 좋은 건지, 않좋은 건
지 잘 모르겠당.
이제 자대 온지 한달이다.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고 있지만, 이등병의 생활이 어딜가
도 좀 불편하잖아!
눈치보고 이런 거 영 내 스탕일 아니라 짜증나고, 마음이 안 움직여서 싫은 소리도
듣긴 하지만, 정신건강상 안 좋은 거는 빨리 잊고, 흘려 들으려 한다. 근데 내가 봐
도 군대 많이 변한 것같다. 우리 동기들 군대있을 때와 비교해서도 많이 변한 것같
다. 최근 1년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더군. 한 예로 이런 질문을 한 번씩 한다. "가
장 구타를 많이 당하는 장소는 ①취사장 뒤 ②화장실 ③옥상" 객관식이니까 뭔가 하
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처음 질문을 받으면 어리버리하지... 간부들이 하는 유도신문
이쥐...^^
이제 중간고사는 다 끝났겠지... 해당 안 되는 친구들이 더 많겠지만... 최근에 여
기는 비가 계속온다. 뉴스는 거의 안 보니까 밑에 날씨는 모르겠다. 벌써 장마는 아
니겠지. 이쪽이 매년 수해지역이라..ㅋㅋ
10일전쯤 후임이 들어왔다. 우리 내무실은 아니지만 벌써 후임이 들어오다니... 아
직 영~ 신병 같은데. 근데 많이 여유가 생긴 것같다. 뭐 그렇다고 그 전에는 짬도 없
이 계속 왔다갔다 한 것은 아니지만, 대강 해야 할 일, 하루가 어떻게 돌아간다는 거
를 아니까 여유가 있다. 내가 원래 좀 예의차리고 하는 걸 싫어해선지는 모르지만,
가끔은 내가 이등병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글고 그거 때문에 선임들한테 지적 당
하기도 하는데 나한테 강장 힘든 건 군기본자세 같다... 쩝!
이런 얘기 들으면 참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겠지. 입대한 지 이제 4개월 됐고, 자대
온지는 이제 한 달 좀 넘었는데, 왜 이래 훈련소 생활이 아득한 옛날같이 생각 되는
지 모르겠다. 내가 이런데 우리 동기들은 오죽하겠나...
다들 잘 지내라. 공부 열심히 하고, 女동기들은 사회생활 잘 하고^^
난... 벌써 지겹다ㅜㅜ. 훈련소는 재미있었는데...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 이만.
2004年 5月 4日
- 희성 -
첫댓글 난 100일휴가 마치고 간다. 편지할께~
길다..ㅡ.ㅡ;; 이번엔 동기들한테 편지 좀 써야디..^^ㅋ1ㅋ1
편지 써도 안 답장도 안 오고 삐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