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것은 주님 안에 있다.
머리카락 하나까지도 주님께서 다 세어 두셨을 정도로
우리는 주님의 소중한 존재이다.
우리가 참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세상의 박해가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을 낱낱이 아시는 주님이시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며 박해를 예고하신다.
그러나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하느님 아버지께 의지하라고 당부하신다(마태 10,24-33).
우리는 암울하고 험악한 이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고, 증언해야 합니다.
오늘날 많은 신자가 사람들 앞에서 주님의 뜻을 증언하기를 꺼립니다.
심지어 아주 간단한 일, 예를 들면 식사할 때, 일할 때, 또는 잠자리에 들 때마저
주님의 기도를 바치거나 십자 성호를 긋기마저 망설입니다.
이를 볼 때, 막상 우리에게 신앙마저 심각하게 위협받는 박해가 닥쳐 올 때,
십중팔구는 주님을 배반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박해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를 격려해 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오늘날에는 옛날처럼 무시무시한 박해의 칼날은 없습니다.
그 대신, 물질 숭상주의, 경제 지상 제일주의 등
배금(拜金)과 숭물(崇物)이 우리를 괴롭히고 옥죄 옵니다.
어쩌면 총칼로 목숨을 빼앗으려는 박해보다 더 무서운 박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님 때문에 당하는 유혹이나 고통을 이겨 내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주님께 속한 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때문에 당하는 고통은 그분의 이름을 통하여,
그분 안에서, 그분과 함께 의연히 겪어 내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두셨다.”(마태10,30)
우리의 머리카락까지도
다 세고 계시는
하느님을 생각하면
산란했던 우리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네.
어둠의 골짜기를 헤매다가도
우리의 머리카락 수까지
다 알고 계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문득,
두려움이 사라지고
죄 많은 우리를
귀하게 여기시는 그분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게 되네.
- 김혜선 아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