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5 성 바오로 사도 회심 축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5-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15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16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17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18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를 닮은 한 선교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제주 이시돌 생명과 평화의 두레 마을 공동체를 시작한 골롬반수도회 선교사였습니다. 비참한 한국 전쟁이 끝나갈 무렵 그는 섬나라 아일랜드에서 험난한 항해 끝에 폐허의 땅 같은 섬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무장한 사도 바오로처럼 수없이 많은 역경 속에서도 담대히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믿음과 열정이 넘치는 복음선포자에 의해 황무지는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낙원으로 바뀌었습니다. 병들고 가난한 이들의 요람이 되었습니다. 무거운 짐지고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편안한 쉼터가 되었습니다. 오년전에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을 끝내고 하늘 나라로 돌아간 그는, 관상수도원에서 잘 바라다 보이는 성모 기도 동산 한쪽에서 영원한 생명과 안식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사도 바오로처럼 유대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한 이스라엘 청년이 우리 밥집에서 일주일동안 봉사활동을 하며, 우리 밥집 식구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돌아갔습니다. 독신인 그는 고향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이미용실을 운영하는 헤어디자이너입니다. 현재 그는 일년간 헤어디자이너로 요리사로 봉사활동을 하며 세계 여행을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복음선포 사명을 내리십니다. 그리고 사도행전은 성령강림으로 탄생한 교회를 통하여 이 복음선포 사명이 땅끝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먼저 예루살렘에서 베드로와 열두 사도가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박해를 피해 유다와 사마리아와 갈릴래아로 내려간 제자들이 그 지역에서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울의 회심사건(신약성경에는 바오로 사도의 회심 사건에 관한 보도(사도 9,1-22; 22,3-16; 갈라 1,11-24)가 세차례 나옵니다)과 코르넬리우스와 베드로의 환시사건(사도10장)으로 복음선포 사명수행 활동에 대전환이 일어났습니다. 유다인들에게만 한정되었던 복음선포가 이방인들, 곧 온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로 확대되었습니다. 복음선포의 주체도 예루살렘 모교회의 사도 베드로와 열두사도 중심에서 안티오키아 교회 사울, 곧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 중심으로 이동되었습니다. 사도행전 후반부(사도13-28장)는 사도 바오로의 세 차례의 전도 여행과 예루살렘에서 체포와 로마 여행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 땅끝까지 전해져야함을 예언적으로 보여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구원을 위해, 구원의 역사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때 필요한 사람을 부르십니다. 아브라함으로부터 그 부르심은 시작되었습니다. 사울 또한 교회의 시기 부르심 받은 대표적 사도입니다. 그리고 이 부르심은 구원의 역사가 완성되는 세상 끝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παρρησία)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사도 28,31)
사도 바오로의 뒤를 이어 오늘도 수도자들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선포자로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담대히'(παρρησία) 전하고 있습니다.
제주 이시돌 생명과 평화의 두레 마을 공동체를 시작한 한 골롬반 선교사처럼.
함께 하여 좋은 사람들. 좋은 이웃들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은 한국의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camminare),
기도하고 봉사합니다.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가난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과
동반하며(accompagnare),
이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합니다(adorare).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새 계명을 실천하며,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만납니다.
온세상 모든 피조물에게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합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설날이 다가오면서, 좋은 이웃들 덕분에 우리 밥집 식구들 서글프지않고 춥고 배고프지않은 설 명절 지내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