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본사에서 사장님이 오셨다
오늘도 나는 꿋꿋하게
우리말로 “안녕 하세요~ ”하면서 머리를 꾸벅 했더니
니콜라스는 악수 하자고 손을 내미는데
대표님은 나를 향해 “영어로 인사를 하시지” ...하고 작은 목소리를 낸다.
9년 째 한결같이 우리말로 인사하는 나를 보고 니콜라스 사장님은
“영어 못하는 저 아줌마 참 오래도 다닌다”...하실런지도 모른다.
내가 영어로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대화는 회사 대표님이 다 알아서 하시고 난 대표님의 지시대로 움직이면 되니
영어를 못해도 불편할 게 하나도 없다.
회사에 계시는 동안 두 분이 보시고자 하는 자료를 원하는 방식대로 복사 또는 스캔해서
척 척 대령만 하면 되지 뭘? 내가 영어 못해서 불편하신 거 있수?
영어를 잘하면 생활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내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지
더군다나 영어를 잘하는 대표님과 같이 있어서 인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어설프게 아는 영어로 입을 떼었다가 망신을 당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아는 영어도 입 안에 가두고 아예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아서 내가 아는 영어가 있기는 한가?
하고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살아보니 누구나 다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나도 내가 파는 기기에 관련한 영어단어 및 용어는 필요한 만큼(?) 알고 있다.
나의 영업상대는 모두 한국인이다. 물론 모두 영어를 잘 하시는 의사 선생님 이시다.
그러나 영어로 설명하여 기기를 팔 것도 아닌데
이미 배운 것도 가물가물하여 머리 회전이 잘 안되고 있는데
머리에 지진나게 영어를 배우느라 고생할 필요가 있는가
그것 말고도 시간내어 하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말이다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일본 거래처 사장님의 전화를 무역부 직원이 자리를 비워서
내가 받게 되었다. 짧은 일어로 그가 자리에 없다고 했더니 이 일본 사장님이 내가 일본어를
제법 하는 사람으로 오해하셨는지 계속 일어로 말씀을 하신다 .허거걱. (내 일본어가 들을만했나?)
난 그것 밖에 할 줄 모르는데...낭패다 싶었고
그 이후에 지금의 회사에서 대표님을 찾는 전화가 영어권에서 자주 오는데
여기서 내가 또 어설픈 영어로 응대 했다가 길게 늘어지면 낭패다 싶어서 아주 짧은 영어로
대표님이 계시면 바로 바꿔주고 안 계시면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줘서 바로 통화하게 하는
요령이 생겼다.
그렇지 않아도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라는 생각으로
배우고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활자들은 모두 읽어 치우려는
버릇이 있어서 글씨가 들어 있는 것은 잘 버리지 않아 책 더미에 살고 있는데
영어까지는 내가 안 해도 되지 않겠는가?
대표님 방에서 두 분이서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일하시는데
점심은 어떻게 하시려나 했더니
준비성 없으신 우리 대표님은
니콜라스 가 간단하게 먹자고 했는지 이것저것 나한테 물으신다.
아웃백이 나오고 KFC . 맥도날드. 버거킹 심지어 BBQ 까지 거론되더니 의외로
비비큐로 결정되어 갈릭 어쩌고 하기에 마늘양념이 들어간 비비큐 마늘간장닭날개 와
다이어트 코크를 준비해서 두 분이 드시게 드렸더니
니콜라스가 주문 잘했다는 칭찬을 한다. 그리고는 같이와서 먹잔다.
에고
두 분이서 드시와요. 저는 되었사옵니다.
어려운 분 앞에서 닭튀김 먹다가
닭 뼈가 목에 걸려서 병원갔다는 여직원 얘기를 듣고 싶으신건 아니시지요?
두 분은 그 이후로도 컴퓨터를 같이 들여다보며
한 참을 같이 일 하시더니 드디어 같이 나가신단다.
어서 가시오소서...
제가 제 일이 밀려 죽겠는데 두 분 수발드느라 정신 못 차리겠나이다.
오늘은 높으신 두 분 요청사항 먼저 해결해야 하니 남은 식구들은 내게 아무런
독촉도 하지말고 눈치것 일하시라 해놨더니
견적서 필요한 사람. 발주서 양식 필요한 사람. 타병원 발행한 세금계산서 사본 달라는 사람
모두 내 눈치만 보고 서성이고 있었다.
4월 첫 날부터 이렇게 바빠도 되는겁니까?
모든 일을 해결하고
두 분이 나간 방을 들어가 보니
얌전하게 발려진 닭 날개 뼈다귀와
살 첨이 붙어 있는 닭 날개 뼈다귀 두 가지로 흔적이 남았다.
두 분이서 어느 자리에 어떻게 앉아 있었는지 모르지만
뼈만 남겨진 저 모습이 대표님의 모습은 아닌데.....니콜라스 입에 비비큐가 잘 맞았는가?
신기하기도 하네.
그제서야 두 분이서 다 드시지 못한
닭날개 4개가 상자안에 얌전하게 놓여 있는게 내 눈에 들어온다
두 분 수발 하느라 당연히 점심을 걸렀더니
식은 닭튀김이 맛있어 보인다.
자리를 정리하여 닭 날개 남은것과 깍두기를 내 자리로 옮겨가서 먹어보니
닭튀김은 물론이요 깍두기도 아삭 아삭 맛있다
와우~
베리 델리셔스... (매우 맛있어요)
니콜라스 땡큐~ (니콜라스 덕분이야)
누가 나한테 영어로 인사를 안한다고 뭐라는 하는거야
이렇게 영어가 자연스럽게 술 술 나오는데...
이렇게 영어를 잘해도 되는거얌?
오늘 저녁 퇴근하면서
매일 매일 우리집 식탁에 무슨 반찬 올릴까 고민하는 우리집 주부(主夫) 님께
마늘간장닭날개랑 소주 한 병 사다가 줘야지
제발 닭 날개 먹고 바람 나보라고 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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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기름으로 튀긴 닭을 먹어봐
영어가 술술술술
ㅋㅋ
그대도 이제 보니 도사중의 도사라~
이미 사람 사는 이치를 이리도 깨닫고 사시니
사람은 당당하고 볼 일이라~~~~~~~~~~~~ㅎㅎ^^*
사는 요령이 조금 붙었을 뿐
도사는 아직 멀었지요
아줌마가 나이드니 배짱만 늘어서...
영어 필요하면 공부하겠죠,,,다 필요하면 배우게 되있더군요,,,
닭튀김 먹어본지 한참됐네요,,,둘째가 여행갔다오더니,,카드가 방꾸났다,,,닭튀김을 안시켜주네요~~~
나도 고생좀해서 아들유학까지보내났는데,,,이놈 영어로 말좀하래도 안하고~~~~~"노코멘트""~맨날 그말만하네,,,,
에라 똥을 쌀놈,,,,엄마죽은다음에 영어로 울래~~~~???
영어로 우는것은 어찌 우는 것인지
엄청 궁금합니다
그냥 님이 직접 닭튀김 시켜 드시오소서
내가 옳다고 생각되면 소신있게 하는 북앤커피님이기에 사회생활를 요령있게 잘하시나봐요..
내가 옳다고 생각되어도
그대로 내 소신대로 하기는 쉽지 않아요. 아시겠지만...
사회생활을 잘 한다고도 할 수 없고.
한심한 인생인걸요.
ㅎ ㅎ ㅎ
나중에 손자 낳으면 영국에 유학간 공주에게 책임지을 거라고 했더니. 식구가 웃습니다. 남을 시켜서 하는 것이 쉽지 뭐하려고 자신이 하려고 하나요,
ㅋ ㅋ ㅋ ㅋ
오호 ~~~
유어 잉글리시 이즈 베리굿 ~
아이 엔 브이 유 ....
이거 영어 아니공 한글잉께 테글 안받어요이 ㅎㅎㅎㅎㅎㅎㅎㅎ
참고로 낮에 닭 양념구이 먹고 술술 나온 말여요 이힛 ~~
저보다 훨 나으십니다.
그렇게 길게 말씀하시다니...허거걱.
님을 제 영어 스승님으로 모십니다^^*
양념구이가 더 비싸서 그런가?
이히히히히 ...
양념닭묵고 닭소리 항거당께요 ㅎㅎㅎ
어제 울 아들놈하고 아비란 사람이 하는 말이
난 깔끔한 후라이드치킨이 좋아
이런 마늘...어쩌고 저쩌고.,.말고
다음엔 그런것으로 사다줘 하길래
"다음엔 절대로 안사다 준다!!!!" 했습니다.
쓸데없이 닭날개 사..나르시지마시고
지루박 3개월치 수강증을 끊어주세요
장.담.하.건.데
올 가을이 오기전에..
원하시는대로 집..나갑니다
정.말.입.니.다
지루박 3개월치 수강증 끊을 돈이 있으면
내가 배워서 집 나가는게 빠르겠슴다
(어제 마늘간장닭날개는 법인카드로...확 긁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참~~잘햇어요..
피자쿠폰 세개랑
어제 닭날개 시키고 받앗을 통닭 쿠폰 하나랑 교환하지 않을래요..
동네 피자집이 망햇나봐요..
벌써 일주일째 문을 열지 않는걸 보면..
아잇쓰~~일곱개만 더..모으면 되는데..
아쓰...버렸는데
열 장 까지 모아서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
우린 그냥 ~~~
우야든동 공부는 늙어 죽을때까지 해야 된당께요,,,,책더미에 쌓여서 사는 커피님이 부럽습니다,
전 이제 책을 잡으면 눈이 아파서리,,,ㅠㅠㅠ
요령술도 높으시고 머리도 좋으신 커피님 아줌마 짱~ 임다,
저도 눈 많이 아파요
그런데도 가만 있으면 이상해서...닥치는 대로 보게 됩니다.
ㅋ ㅋ
짱이라는 칭찬에 입이 벌어 집니다.. ㅎ ㅎ ㅎ
ㅎㅎㅎ 그정도면 영어 잘하십니다. 기죽지 마시고 한국어로 꿋꿋하게 하시고
틈틈히 공부하시면 언젠가는 저력이 나타날것 같습니다^^*
앗...영어 잘하는 아드님 두신 해로님
ㅎ ㅎ ㅎ
완전 포기는 안했구요
영어책은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틈틈이 본답니다. ㅎ ㅎ ㅎ
일년에 한두번 있을까?
퇴근길에 모처럼 마늘통닭을 사와서 두쪽 먹으니 식욕이 뚝!
근 3주일을 감기땜에 시달리고 났더니 도무지 맛있는게 없네요...
고약한 감기놈
이제 떨어져 나간거죠
고생하셨어요
봄을 활기차게 즐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