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동지를 만난 기분!
저두 그렇거든요. 막 뜨기 전 신인 가수의 노래를 혼자 좋아하다가
막 뜨면 '버리지요'. 그야말로 나 혼자요. 아무도 몰라서 버림 받는
사람 기분 나쁠 필요 전혀 없게.
가수 성시경이나 김현철의 경우, 노래가 뜨고 여기저기 나오기 시작하니까 열정이 식더라구요. 물론 이건 순전히 내 변덕 외에도 그 가수의 음악세계가 변하는 방향이 내 취향과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그렇게 버리기도 하고, 물론 지금도 좋아하지만 이른바 뜨지 못하고
잊혀지거나 작곡가로 선회해 잘 살고 있기도 해요.
'아침'이란 그룹이나 '이규호', '미선이', '임기훈' '이경섭' '신윤철', '아일랜드' 등의 음반을 가끔 꺼내 들으면 예전의 연인을 다시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이 있어요. 그 때의 그 열정이 기억되지만 조금은 차분하게 대하게 되는 반가움으로. 요즘은 '스토리'음악에 푹 빠져 있는데 라이브 황제 이승환 말고 다른 이승환이 하고 있는 것으로 토이나 김동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 할 만해요.
쓸데없이 얘기가 다른 방향으로 많이 흘렀는데요....
암튼, 저도 저의 이 이상한 괴벽(?)이 심리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그
어떤 결핍감 때문인가 좀 고민스러웠거든요. 근데 김갑수의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란 책을 보니까 이런 구절을 보고 좀 당당해질 수 있었어요.
"문화는 근본적으로 차별성을 추구하는 일이다. 너나 나나 다 똑같은
걸 참을 수 없어서 무언가 다른 것을 창조하고 몰두하고 발광을 하는
것이다"라고.
남들과 같지 않으면 두더지 게임에서 망치로 두드려 때리듯 나와 다른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 나라의 획일적인 분위기에서 매니아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매니아란 다양한 사회를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자주 회자되는 '보보스'족의 속성 중 하나가 돈을 쓰되, 흔히 부자들이나 졸부들의 돈의 쓰임새나 남들의 이해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취미에 몰두한 것이라면서요.
'신도림 역안에서 스트립쇼'를 해도 이유가 있다면 즐겁게 이해하자구요.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도 좋다고 생각되는 게 있다면 이 까페 안 사람들끼리라도 서로 권하고 같이 공유하는 거 좋은 일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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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퍽이나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뭐랄까..나쁘게 말하면 좀 뒤틀렸다 해야 하나?
난 내가 좋아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인기를 끌거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
게 되면 싫어 하게 된다.. ㅡㅡㆀ
싫어하게 되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좀 뚱~해지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
좋은 예로 초등학교 4학년때 모 방송국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첫방했을때
바로 보고 뻑가서 좋아하다가 얼마 되지 않아 팍 ~ 뜨자 난 서태지와 아
이들을 멀리하고 또다른 무명가수(?)를 찾아 해메었었던 적이 이찌..
또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던 시절 상실의 시대를 몇번이고 읽고 있었는데
노르웨이의 숲에 가보셨나요 하고 묻는 모 CF에서 상실의 책이 소개 되고 나서
그 책이 우리나라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는 걸보고 그 당시 책을 접었던 적도... ㅡ.ㅡ;;
요즘 느낌표에서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나름대로 이 프로그램에는 만족한다..
국민들 독서율을 높이자는 목적이 있으니..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 되는 책 족족 베스트 셀러 1위가 되고 판매율
1위가 되고 하는 걸 보고 한편으로 씁쓸하다..
몇년전 읽었던 봉순이 언니가 그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는 이유로 바로
각 서점마다 판매율 1위가 되는 걸 보고는 이러한 문학작품들 역시
TV 프로그램에 크게 좌지우지 되니 말이다...
몇주후면 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도 베스트 셀러 1위 책이 되어 있겠지..
2위가 봉순이 언니고 3위가 괭이부리말 아이들일 것이고....
나의 이 이상한 성격땜에 오늘도 난 베스트셀러 소설이 아닌 내 성향의 책을 찾아 서점으로 향하겠지...
좋은 책을 골라내서 읽었을때 보물을 찾은 느낌을 난 이 까페에서 많이 느끼고 있다..
책을 좋아하시는 많은 회원분들이 소개해주고 추천해주는 책을 수첩에 적어서 서점에 가서 책 표지를 보는것 만으로도 환희해 차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