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봄을 노래하고 있으려니 정선의 동장군은 심술이 가득하여
날이 밝을 무렵부터 눈보라를 휘몰아 보낸다.
거실의 창가에 앉아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려니,
마당의 늙은 소나무에는 보고 있는 사이 눈으로 꽃을 피우고
온 누리는 또 고요한 백색의 세상이 된다.
이런 날 편지라도 한 장 쓰고자 책상에 앉았으나 받을 이 없는 편지야 일없으니
카페에 올라 한 줄 소식이나 보내겠다.
어제는 장날이라 장에 다녀온다.
조양강따라 구불구불한 꼬마기차 철로변 깍아지른 절벽에는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웠다.
잎에 앞서 꽃을 피우니 정작 잎이 난 여름에는 어느 것이 생강나무인가
알기 전에는 찾기가 수월치 않다.
몇 년의 세월을 정선에서 보내니 알음알음이나 이러저러한 인연들이 생겨
그렇게 만난 지인들을 장마당에서 만난다.
어쩌다 만나는 이들은 많이도 늙었다.
그러나 내색은 못 하고 얼굴이 좋아졌다 어쨌다 듣기 좋은 말을 주고받는데
그 네들 눈에는 나도 그렇게 보이겠지...
어물전을 지나려니 물좋은 간고등어가 보이기에 두어 손 산다.
눈내리는 아침, 난로의 빨간 숯불에 굽는 간고등어의 냄새가
산골의 오두막에는 무척이나 화려하고,
그 맛 또한 쓴 나물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달콤하기조차 하다.
애시당초 간고등어란 바다가 먼 육지에서 만들어졌고
옛날에는 짜기도 무척이나 짰는데,
지금은 그리 짜지 않아 생선 고유의 비린 맛을 그대로 느낀다.
간고등어란 머나먼 바닷가에서 지게에 지고 산넘고 물건너 오다보면 상하기가 다반사라
옛날에는 짜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게다.
동해바다 강구나 후포에서 잡힌 고등어를 지게에 지고 안동까지 오자면 하룻밤을 지내니
도착할 무렵이면 상하기 직전이 되어 소금을 뿌린다.
이 상하기 직전에 분비되는 효소가 맛을 더욱 좋게 하여 안동간고등어의 명성이
오늘날까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하니 인생사 새옹지마라...
줄기차게 내리는 눈은 발목이 잠기게 쌓였다.
이 눈이 녹으면 땅이 질어 밭에 들어가지 못 하매 며칠을 쉬어야 하는데,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재넘어 강릉 삼척으로
봄마중 아니, 생선마중이나 갈까나...
첫댓글 강릉 삼척으로 봄마중 아니, 생선마중이나 갈까나...
정선나그네님은 신선이십니다. 그렇게 적응을 잘하기도 쉬운 것이 아닌데.
적응 안 하면 어쩝니까...ㅎ
아침에 현관문을 여는데...
엥..뭔 날씨가 이렇게 미치는겨.,
에고 추워라
스카프로 목을 칭칭 두르고
전철역까지 디립따 뛰었습니다.
정선은 좀 심한걸요...
그래서 오늘은 종일 집 안에서 딩굴딩굴...ㅎ
고구마 드시면서 노시면 더 좋으실텐데...
밤새 내린비가 세찬 바람을 대려다주고 놓고 갔나봐요 .
현관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
밤새내린비는 단비여서 좋았는데
거세게 부는 바람은 모든걸 집어 삼킬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
깊은 산골에서의 바람은 골 깉이 만큼이나
세게 불텐데 환절기 건강조심하셔요
네, 님께서도 건강하시기를....
노느니 장독깬다고
썰렁한 단지안 화단 화단마다
연산홍을 이땀만큼 사다 심어놓고 물주길 몇일..
오늘 날씨에..
모다덜 꽃한송이 펴..보지도 못한채 장렬하게 전사햇지 합니다
살아날테니 기다려 보드래요~
지금..강한바람에
눈발도 비추더래요..
아에..결정타를 멕이더래요..
연산홍이 살아난다면
그건 필시 기적이더래요..
서울에 오늘~ 눈 비슷한 게 내렸답니다.
수채화 같은 일상을 솔솔 풀어내시니, 언제나 정겹습니다.
정선님의 글에 묻혀, 냉이 캐고, 쑥 듣고 싶은 마음만 한 바구닙니다.^^ㅎㅎ
언제나 정겹다 하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
제대로 쌓인 눈 구경을 못하는 곳의 사람은 순백의 눈 세상이 그립고
4월에도 발목 잠기게 눈 내리는 곳 사람들은 눈이 지긋지긋 하겠습니다.
(부산 겨울 방학 때 깨워도 좀체 일어나지 않는 잠꾸러기들 깨우는 방법,
”밖에 눈 왔다“하면 벌떡 일어납니다. 그만큼 눈 보기 힘들죠.)
생강나무 꽃 필적 가리왕산 좋다 하셨는데....
4월 마지막 주말에나 하고 맘을 먹어봅니다.
그 때면 생강나무는 꽃이 모두 지고 없다는...ㅎ
정선에도 예외는 아니죠? 어제 알펜시아 로 워크숍 갔는데 밤새도록 쉬지않고 비가 쏱아 지더니
날이새면서 눈보라로 변해 오늘 눈이많이 내렸어요 오후에 대관령 양떼목장 견학이 취소됐어요
많이 추워도 경치는 듁여 주던데요 정선도 많이왔죠?
평창 알펜시아와 정선은 지척이니까 같이 쌓이지요. 좋은 곳에 가셨군요.
어린시절 아버지가 봉화장날 사오신 간고등어는 우리들에 만찬이였지요.
물질만능 시대에 살고있는 요즘도 그옛날 간고등어 맛은 잊을수가 없답니다.
그렇지요. 산골에서의 간고등어란 별식 중의 별식...
바닷가가 먼 강원도 산골에선 그 옛날 간고등어 일년에 두어번 정도 먹어봤는데....... 무척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맛은 무엇가도 비교 될수 없는데......정선 장 의 향수는 마음에 ....건강하시길.......
이름 속에 있는 정선이 반갑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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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그 당시에는 무척 짰지요.
지금은 짜지도 않고 그저 삼삼하여 님 말씀대로 고소합니다. ㅎ
읍내 나가셨다 간고등어 두어손 사서 자전거에 매달고 오시던 아부지 생각이 나네요...울아부지...보고싶다.....
그렇지요. 간고등어에 대한 추억은 모두에게 있음을...
혹시 바람같이 올지 몰라 한 손은 남겨 두었어요.ㅎ
정선.....아련한 추억의 고향..아름다운곳이죠
지금은 멀리 떠나있지만 가끔 향수병에 가슴시리곤합니다..
고향이라니 반갑네요. 자주 찾으시기를...
생강나무 꽃을 따서 차로 만드세요...향도 좋지만 몸에도 좋대요..ㅎㅎㅎ여긴 개나리가랑 진달래가 어흐러지게 폈고 벚꽃이 조금씩 눈 떠고 있는데 아직도 그곳에는 눈이 오니 정말 우리나라도 크네요....ㅎㅎㅎㅎ
정선엔 아직 진달래는 보이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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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의 고등어는 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