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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태조 왕건이 받든 오대산
②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탑 하면 10원짜리 동전에 도안 되어 있는 다보탑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탑은 특수한 석탑, 즉 이형 석탑이라고 한다. 이형 석탑으로 유명한 또 다른 탑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메인 유물인
경천사지십층석탑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탑들은 아름답지만 하나밖에 없는 특수한 탑일 뿐이다. 석탑의 주류는 당연히 이형 석탑일 수 없다.
이형 석탑이 특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것은 정형석탑이라고 한다. 정형석탑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불국사의 석가탑이다. 그러나
석가탑은 4각형으로 된 3층 석탑의 대표이며, 탑에는 이 외에도 8각형으로 된 탑도 있다. 이러한 8각형 탑의 대표가 바로 국보 제48호로
지정된 월정사팔각구층석탑이다. 월정사팔각구층석탑은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탑으로, 고려 후기의 북한 묘향산 보현사 팔각십삼층석탑의 건립
등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이 탑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영향을 미쳐, 전국에 월정사팔각구층석탑을 모사한 탑이 20∼30여기나 될
정도이다. 월정사팔각구층석탑은 최소 1000년 이전에 완성된 탑이다. 918년에 고려가 개국하였으니, 약 2세대 정도의 안정기를 거치면서
오대산이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월정사팔각구층석탑은 오늘날에도 쉽게 볼 수 없는 15.2m에 이르는 장대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탑을 완성하고 있다는 것은, 10세기 말에 오대산불교가 다시금 융성해지면서, 통일신라 시대의 위상에
필적할 정도의 위치를 확립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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