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생산비폭등,어떻게 할것인가-기획을 시작하며
농촌은 총체적 위기다. 기름값, 사료값, 비료값 폭등에 농촌 인건비, 생활물가까지 오르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만 떨어진다. 계속되는 원자재 값 상승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계층은 농어민들이다.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 농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출어를 포기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다.실제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업용 면세유는 지난해 평균 ℓ당 651원에서 올 6월 현재 ℓ당 1276원으로 96%가 폭등했다. 어업용 면세유 역시 503원에서 990원으로 96% 올랐다. 1800여평의 하우스에서 딸기와 메론 농사를 짓고 있는 이용길(55·한농연담양군연합회장) 씨는 “일년사이 면세유값이 두배로 뛰고, 비닐과 파이프 등 자재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겨울농사를 포기하거나 작목 전환을 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며 “충분한 난방을 통해 하우스 온도를 맞춰줘야 상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높은 기름값 때문에 난방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보니 딸기나 메론의 품질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복합비료 값은 20㎏당 9850원에서 2만2000원으로 123% 인상됐다. 복합비료 가격은 이미 2005년 7월 차손보전제도 폐지로 평균 31% 인상된 바 있다. 배합사료 값은 지난해 평균 ㎏당 335원에서 올 6월 ㎏당 436원으로 30% 증가한 것으로 돼 있지만, 사료업체들은 2006년 11월부터 값을 올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70% 이상 값을 올렸다. 문제는 사료가격이 치솟는 반면 산지 소값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이후 폭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암송아지 가격은 지난해말 198만원에서 142만원으로 떨어졌고, 암소(600㎏) 가격도 지난해말에 비해 90만원 덜어진 400만원선에 거래된다.채소와 과일도 하락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4분기 농산물 도매가격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무 13.8%, 고추(화건) 21%, 마늘(난지) 25.2%, 사과(후지) 20%, 배(신고) 45.8% 등 큰폭 하락세를 보였다. 농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당연히 농산물 가격도 올라야 하지만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는 탓에 농가소득은 크게 감소되고 있다. 환경농법을 통해 3만6000여평의 벼농사를 짓고 있는 유장수(39·한농연곡성군연합회장) 씨는 “유기질비료 등 친환경농자재값도 10~50%정도 올랐고, 기름값까지 더하면 농가에서 피부로 느끼는 생산비는 50~60% 정도 증가한 것 같다”며 “생산비가 오른 만큼 수확한 농산물의 가격이 충분히 보장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농산물가격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시설작목의 경우 올 7월 기준 10a당 경영비는 지난해보다 33% 증가하고 소득은 39% 감소한 것으로 보았다. 쌀의 경우 경영비는 9% 증가, 소득은 7% 감소한다는 분석. 축산분야에서 두당 경영비는 비육우의 경우 12%, 비육돈은 17% 늘고, 육계는 10수당 25% 경영비가 증가하는 반면, 소득은 비육우 33%, 비육돈 57%, 육계 82%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의 삶을 조이는 것은 농자재값 뿐만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농촌에서는 인건비에 생활물가 마저 올라 신음을 더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생산자물가지수를 보아도 2/4분기 가계용품인 식료품비는 전년 동기대비 11.2%, 전력·수도·도시가스는 4.8% 상승했다. 농민 김용철씨(경남 남해군 설천면)는 “벼농사 위탁영농비가 200평당 지난해 5만원에서 올해 6~7만원으로 올랐고, 마늘농사 인건비도 일당 3만원 하던 게 4만원으로 오른데다 우리가 제공하는 점심값도 크게 올라 큰 부담이 되고 그나마 일손 구하기도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우도 사육하는 그는 “사료값이 폭등하는 반면 소값은 폭락해서 1++A등급을 받아야 조금 남을까, 나머지는 전부 적자”라며 “더 이상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만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출처:한국농어민신문.2008.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