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다해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다니엘 6,12-28
루카 21,20-28
시련 때 어디를 바라보느냐가 나의 존재를 확증한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인도에서 한 거인이 탄생하였습니다.
마하트마 간디입니다.
마하트마는 ‘위대한 영혼’이라는 간디의 별칭입니다.
간디는 인도에서 변호사로 크게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위대한 영혼으로 칭송받게 된 계기는
남아프리카에서 겪게 된 한 사건 때문입니다.
간디는 회사에서 끊어 준 일등실의 차표를 가지고 기차에 탔습니다.
그런데 어느 승객이 간디를 보고는 역무원을 불렀습니다.
역무원은 간디를 보자 짐칸으로 가라고 내쫓았습니다.
일등실의 차표를 보여주었지만 역무원은 코웃음을 치며
일등실에는 백인 외에는 탈 수 없다며 잘라 말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일등실 차표가 있는데 왜 짐칸에 타야 합니까?”
역무원은 간디의 항의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간디를 열차 밖 정거장으로 쫓아냈습니다.
그날은 몹시도 추운 날이었습니다.
간디는 대합실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권리를 주장하며 싸워야 하나, 아니면 그냥 인도로 돌아가야 하나?’
깊은 고민 끝에 간디는 결심을 합니다.
‘그렇다. 이 문제는 나 개인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 전 인류를 향한 인종차별이다!’
다음 날, 간디는 다시 열차에 탔습니다.
그러고는 일등실에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나가지 않고 버텼습니다.
차장이 주먹으로 간디를 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간디는 폭력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수모와 아픔을 꾹 참고 목적지까지 기차를 타고 갔습니다.
인도로 돌아온 간디는 마찬가지로 비폭력주의로 부당함에 맞서 인도가 독립을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됩니다.
시련이 닥칠 때 모든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시련에 굴복하여 두려움 속에서 살고
어떤 사람들은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봅니다.
그리고 그 희망이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각자에게 닥치는 시련은 그 사람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판별하는 척도가 되어줍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세상에 오실 때는 그 날이 ‘심판의 날’이 될 것입니다.
양과 염소를 나누듯이 구원될 백성과 영원한 나락으로 떨어질 사람들로 나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굳이 심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오시는 날은 전 인류에게 무서운 시련이 닥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시러 오실 때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지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하늘과 땅이 흔들리고 큰 재난이 닥쳐올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머리를 들고 하늘의 표징을 보는 사람들은
‘구름을 타고 오시는 주님’을 보게 될 것이고,
땅을 보며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닥칠 심판 때문에 두려워 까무러치게 될 것입니다.
하늘을 보는 사람들과 땅을 보는 사람들로 나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하늘에는 하느님의 표징이 나타나고 땅에는 두려움뿐일 것입니다.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종말에만 일어난다면 복음말씀이 우리와는 무관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복음은 우리 각자에게 다 적용됩니다.
그러니 우리도 이와 같은 시련을 각자가 겪고 있다고 보아야합니다.
살다보면 힘든 일이 어차피 닥치게 되어있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삶을 대하는 두 상반된 자세가 결국 지금도 우리를 심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2018년 10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측은 방송 말미
심현희 씨의 사망 소식을 전했습니다.
심현희 씨는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머리에 부상을 입고 사망했습니다.
두 살 때 녹내장을 앓던 심씨는 13세에 시력을 잃고,
피부와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나타나는 신경섬유종으로 인해 눈코입의 형태를
거의 잃은 모습으로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분입니다.
그런데 그 무너져 내린 얼굴로 살아갔던 故 심현희씨가 남긴 메시지는
“절대 긍정, 절대 감사”였습니다.
방송이 나가고 후원이 빗발치자 이런 편지를 썼습니다.
“방송 이후에 사랑의 손길로 저에게 작은 정성과 마음을 모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세상을 향한 넓은 시야로 씩씩하게 살겠습니다.
건강이 회복되면 평생 그 고마운 마음 깊이 간직하면서 살겠습니다.”
시련이 심현희씨가 하늘에 합당한 사람임을 입증한 것입니다.
심현희씨는 긍정적일 것이 하나도 없고 감사할 것이 하나도 없어보여도
절대 땅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긍정하고 감사했습니다.
이 짧은 모범적인 삶이 우리가 시련 속에서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어떤 존재인지 심판받는 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