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비평하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기성 세대의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강압이자 폭력이지 않을까. 책의 부제 '시대의 강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고민들'을 MZ세대들은 누가 뭐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하고 있다. 누가 결혼하고 쉽지 않을까. 기성 세대들은 결혼하고 집 사고 애 낳고 미래를 도모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MZ세대는 그렇지 않다. 출산하기 위한 마음의 여유가 없다. 집 장만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러니 누가 결혼부터 덜컥 하고 싶겠나. 저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다. 늦은 나이에 로스쿨에 들어가고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며 시간을 쪼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공부할 때만해도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강의를 병행하며 살아야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나는 가슴에 깊이 와 닿았던 두 개의 문장을 골라 보았다. 그 첫번째는 이렇다.
"그 불편함이란 사실 나의 삶,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그 누군가의 희생에 발 딛고 서 있으며 누군가가 자유를 포기한 대가라는 것, 나아가 그렇게 얻은 삶의 인상이라는 것 또한 언제나 편향적이어서 나 자신은 항상 오만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는 채로 살고 있다는 진실 같은 것이다" (104쪽)
저자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지금은 모르겠지만 한창 작가 지망생으로 글을 쓰고 인문학도로써 사람의 내면을 깊히 연구하던 때에는 여러가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았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같은 또래들의 진로와 삶의 궤적을 비교하며 자신은 평탄하게 살지 못하는 것같은 괴리감도 느꼈을 것이고 그럼에도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려는 의욕을 놓치지 않고 도전하려는 용기를 잃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을 돌아보려는 성찰의 힘이 아니었을까 싶다. 성찰의 힘은 꾸준한 독서의 습관에서 나오는 것이었을테고 글쓰기의 흔적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자만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그 누군가의 희생에 발 딛고 서 있으며, 누군가가 자유를 포기한 대가라는 것' 임을 기억해야 할 시점이다. 부의 양극화가 극대화되고 있다. 갈수록 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고 최근 국제적 상황에 의해 개발도상국에서는 시민들의 대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진 자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너희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피와 땀으로 된 것이라고...'
기성 세대들은 MZ세대의 세상을 향한 부정적 시선, 의욕 상실한 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한심해 한다. 그야말로 세대차이다. MZ세대들이 게을러서도 아니고 노오오력을 하지 않아서도 아닌데도 말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시기를 누렸던 80년대에는 대학교 자격증 하나라면 누구든지 노오오력을 하지 않더라도 취업이 가능했다. 그들이 누구보다도 성실했고 착실했기때문이라기보다 경제적 상황이 호황이었기 때문이다. MZ세대들이 살아가는 지금은 그 누구도 이전 시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을 압박하고 비난 어조로 말하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MZ세대의 시선으로 진실을 고하고 있다!
두 번째 문장을 골라보았다.
"내가 그토록 꿈꾸던 직장에 들어섰을 때도 최초의 감격은 무뎌지고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저 당연한 것이 되어 다른 채움, 새로운 자극, 또 다른 측면에서의 충족을 바라게 된다" (227쪽)
저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 합격만 하면 뭐든지 다 하겠다', ' (군) 제대만 하면 사회에 나가 못할 일 없겠다', '교감만 되면 불평 불만하지 않고 선생님들 도우며 섬기는 자세로 지내겠다' 등 최초의 감격 때문인지 당찬 포부를 품고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딘다. 그러다 1년, 2년 시간이 지나면서 당초 품었던 결심 즉 초심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최대한 편하고자, 누리고자 애 쓰게 된다. 뭔가 새로운 것이 없나 주변을 기웃거리게 되고 현재 위치에 만족하기 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헛된 망상을 품게 된다. '다른 채움, 새로운 자극, 또 다른 측면에서의 충족'이 채워지지 않으면 불만족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저 당연한 것이 되어' 감사한 마음 대신 교만한 상태로 변질되고 만다.
그 힘들었던 시기를 지날 때에는 작은 것에도 만족할 수 있었는데 등 따시고 배 부른 시기가 다가오자 올챙이 시절 모르고 고개만 치켜들고 위만 쳐다보는, 상대방은 모두 변한 것을 아는데 자신만 모르는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기 전에 우리 모두는 한 번 쯤 지나온 삶을 돌아볼 성찰이 필요할 듯 싶다. 저자도 지금은 힘든 고비를 넘기고 변호사로 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이 이룬 것들을 펼쳐 보이고 있다. 나 또한 그렇다. 다른 이들과 비교하자면 그렇게 내 세울 것은 없지만 그동안 애쓰고 노력한 결과들을 잘 관리하며 추한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기 위한 절제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다만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이 나만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으로 된 것임을. 최초의 감격이 무뎌지지 않도록 현실의 삶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의 태도가 필요함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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