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음터 2022.6. 502호(2022.6.28.)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 원목팀(2022)
■ 새김글
에이, 신부님 때문에 걸렸잖아요!_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영성부 박민우(마태오) 신부
요즘처럼 화창한 오후 어느날, 나는 선배 신부님과 함께 내 차로 지방의 한 도로를 달리고 있
었다. 초행길이 아닌 잘 아는 길이었고, 그 시간에는 넓은 도로임에도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특히나 그날은 왕복도로를 통틀어 앞서가는 자가용 한 대만 있었고, 건
너편 차선에도 차 한 대 없었다.
기분 좋고 여유롭게 달리다가 넓은 교차로를 바로 앞두게 되었다. 그때 갑자기 교차로 신호등
이 빨간불로 바뀌는 게 아닌가. 얼른 주위를 살펴보니, 교차로에 차량이라고는 내 차와 내 차
를 앞서가는 자가용 한 대밖에 없었다. 상황이 그러니 속도를 갑자기 줄여서 신호를 지키기보
다는, 빨간불이라도 앞차가 그냥 가주면 따라가고 싶었는데, 마침 앞차가 내 마음을 알았는지
빨간불임에도 교차로를 휙 하니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니 나도 더욱 신호를 위반하고 그냥
지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옆에 앉아 게신 신부님 눈치가 보여 신부님을 슬며시
쳐다보았다. 눈을 마주친 신부님께서 말씀하셨다.
뭘 봐, 그냥 가!
신부님의 말씀에 힘을 얻은 나도 교차로를 그냥 휙 지나쳤다. 그런데 아뿔사! 내 차가 지나가
자마자 분명 아무도 없었던 앞 커브 길에서 경찰관 두 명이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
더니 먼저 신호 위반을 한 앞차를 잡고, 내 차도 옆으로 세우라고 신호했다. 그 순간 나는 이
렇게 소리쳤다.
에이, 신부님 때문에 걸렸잖아요!
옆자리에 계신 신부님도 깜짝 놀라, 미안하다를 연발하시며 경찰관에게 잘 이야기해 보자고
하셨다. 차를 도로변에 주차하고 창문을 내리고는 신호 위반하셨습니다라고 하는 경찰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관님, 정말 잘못했어요. 제가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앞차가 그냥 가니까 그 차 따라가다가
그랬어요.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옆에 계시던 신부님께서도 원래 우리가 신호를 잘 지키는데, 앞차가 그냥 가길래 따라서 그랬
다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사정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본 경찰관은 아니, 이렇게 점잖
으신 분들이 왜 그러셨어요. 다시는 신호 위반하지 마시고 계도 차원에서 작은 것으로 처리하
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경찰관은 신호 위반 보다는 조금 적은 벌금을 무는 것으
로 처리해 주었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창피함과 민망함에 웃음이 나오고는 한다. 다른 차가 없다고 신호를
위반하고 싶어 했던 마음이나, 그 마음을 옆에 계셨던 신부님께 모두 돌렸던 그 치졸했던 모
습, 또 그렇게 해서 경찰관에게 걸리게 되자, 신부님을 탓했던 모습과 경찰관에게 내가 한 것
이 아니라 앞차 때문이었다고 남의 탓으로 돌렸던 모습들은 신부인 나 역시 잘못된 행동 앞에
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잘 보게 하였다. 나의 부족함이나 잘못으로 좋지 않은 일을 당했을
때 남의 탓을 하는 모습이 딱 드러났던 일이었다.
우리는 자기 말과 행동으로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많은 경우 누구누구 때문에, 상황이 그랬
기 때문에, 라고 말하기 쉽다. 하지만 정말 그 사람 때문에, 그 상황 때문일까?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나의 분명한 의지가 있었다면 주변의 상황이나 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
을 것이다. 결국 내가 한 것임에도 그 책임을 떠남기고 싶어하는 것이 본인의 잘못 앞에서 우
리가 적지 않게 보여 주는 모습이 아닐까.
이제 그런 모습은 조금 놓아두고 앞으로는 무슨 일이 생기든지 그래도 그 덕분에, 그분들 덕
분에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어떨까? 어떤 일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면 내가 노력하고
잘했기 때문이겠지만, 그와 더불어 나와 함께하는 모든 분 덕분에 그렇게 잘 되었음을 잊지
않고 감사할 수 있다면, 누구누구 때문에 하고 주변을 탓하며 옹졸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그
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채워 가며 더욱 뜻깊은 날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
다. 때문에를 덕분에로 바꾸는 순간, 내 삶에 감사할 일들이 많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
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매 순간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어 보자.
여러분 덕분에!
■ 의학상식_콩팥 기능이 나빠지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_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
병원 신장내과 김예니 교수
만성 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받고,
콩팥병의 상태에 따른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원인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며, 콩팥
병 악화의 위험 요인들을 피해야 합니다.
■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_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_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조용숙(안나)
수녀
처음 원목 소임을 받았을 때 언젠가는 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원목 소임을 받게 되
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처음으로 환자 방문을 시작했을 때 나는 환우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아침에 원목실에 가기 전 먼저 병원 성당에 들러서 주님! 오늘도 당신의 평화를 전하게 하소
서 하고 기도하고 환자 방문 전 주님, 제가 당신의 평화를 환자들에게 전하게 하소서라고 기
도하고 방문을 나간다. 하지만 막상 환자가 나를 외면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들고 부담이
되어서 마음에 평화를 찾을 수 없게 되고, 환자들에게 주님의 평화를 전하겠다는 기도도 부담
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나의 이런 마음이 한 환자를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극복되었고 이를 통
해서 진정한 기도가 시작되었다.
원목 소임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직장암 말기의 55세 남성 환자를 방문했다. 처
음 방문했을 때 침대의 커튼은 거의 가려져 있었고, 환자는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서 몸을 웅
크리고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부인도 힘들어하는
모습에 순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당황스러웠다. 잠시 서서 환자를 바라보다가
부인에게 원목실 수녀라고 말하고 환자를 위해 기도해 드리겠다고 하면서 나왔다. 병실을 나
오면서 환자의 고통을 직면하지 못해서 정작 환자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다음날 방문했을 때도 환자는 여전히 눈을 감고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간
이침대에 앉아 있던 부인이 일어서면서 수녀님 오셨어요 하고 말을 하니, 그는 눈을 뜨고 고
개를 끄덕였다. 내가 원목실 수녀입니다. 많이 힘드시죠? 라고 말하니 환자는 말없이 울먹이
기 시작했다. 환자의 울먹이는 모습을 보면서 환자의 힘든 마음이 나에게도 전해져 와 눈물이
나왔다. 울먹이는 환자를 잠시 그냥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가 조금 진정되었을 때 내가 제가
000님을 위해 기도해 드려도 될까요? 라고 물었고, 환자는 신자는 아니지만 기도해 달라고
답했다. 어떤 기도를 원하는지 묻자, 통증이 너무 심해 견딜 수가 없다면서 통증이 덜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환자의 원의가 담긴 기도를 하는 내내 눈물이 나왔다. 방문을 마치고 나오
는데 환자가 수녀님! 또 오세요 라고 말했고, 나는 환자의 마음을 조금은 읽어 준 것 같아 마
음이 놓였다.
그 이후로 환자는 내가 방문할 때면 힘든 가운데에서도 웃으며 수녀님! 어서 오세요 하고 반
갑게 맞아 주었다. 나는 방문하는 동안 환자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경청하고 공감하며 환자와
함께했다. 다행히도 환자는 한 달 정도 지나면서 눈에 띄게 회복되었고,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이 정도면 일주일 안에 퇴원할 수도 있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기뻐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 환자는 퇴원하게 되었다. 그날은 오후에 그 환자를 방문하려고 먼저 옆 병실
의 환자를 찾아가고 있었다. 그때 다른 환자의 보호자가 복도에서 나를 보고는 그 환자가 나
를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병실에 들어가니 왜 이제 오세요! 하마터면 수녀
님을 못 보고 퇴원할 뻔했잖아요 하는 것이었다. 부인도 이이가 수녀님 오기를 많이 기다렸어
요 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는 그동안 자신을 위해 함께 있어 주고 기도해 주이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퇴원하였다. 퇴원 후 외래 진료를 왔을 때 함께 온 여동생에게 전에
말했던 수녀님이셔 하고 인사를 시키자 여동생이 오빠가 수녀님 말씀 많이 했어요 하면서 반
갑게 인사를 했다. 퇴원 후 한 달 만에 보았는데 안색이 좋아 보여서 안심이 되었다.
원목 소임을 시작하면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부담감, 그리고 환우들에게 거부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들은 이 환자와의 만남을 통하여 극복되고, 또한 원목자의 역할을 새
롭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원목자는 환자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
라, 그들의 고통과 절망의 순간을 함께 아파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따뜻하게 공감해
주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되돌아보니 지금까지는 내가 스스로 무엇인가 하려고 했고,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내 영광을 드러내려고 했었다. 그러므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때는 실망하
고 두려운 나머지 마음이 평화롭지 못했고 결국 다른 이들에게도 평화를 전할 수 없었음을 깨
닫게 되었다.
이제 나의 방문 전 기도는 주님, 오늘도 제가 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게
하소서 이다. 내가 혼자 하는 일은 두려움이지만 주님과 함께 하는 일은 기쁨이다. 나의 이
원목 소임을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기도하며 오늘도 환우들과 함께한다.
■ 바른 자세를 만드는 목운동_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재활의학팀 주혜린
-가슴 근육(대흉근) 스트레칭
1) 벽 모서리에 한쪽 아래팔을 어깨높이만큼 위치시고 바깥쪽 다리를 앞으로 뺍니다
2) 앞쪽 다리의 무릎을 구부려 가슴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정지합니다/
3) 15초간 유지한 후 반대쪽도 똑같이 진행합니다.
-목 근육(흉쇄유돌근, 사각근) 스트레칭
1)오른손을 왼쪽 쇄골에 두어 몸통을 고정합니다.
2)고개를 오른쪽 45도 대각선 방향으로 들어 올려 목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정지합니다.
3) 15초 유지 후 제자리로 돌아와 반대쪽도 실시합니다
-수건을 이용한 목 관절 가동 운동
1)수건을 길게 접어 중앙부를 목 뒤에 위치시킵니다
2)수건 양 끝을 손으로 잡아당기면서 고개를 천천히 들어 천장을 바라봅니다
3)당기는 힘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4) 10회씩 총 3세트 실시합니다.
-수건을 이용한 목 근육(심부 경추 굴곡근) 강화운동
1)수건을 돌돌 말아 뒤통수에 깔라 놓습니다
2)턱을 당기면서 뒤통수로 수건을 눌러 줍니다
3)누른 상태로 3초간 유지한 후 힘을 뺍니다
4)10회씩 총 3세트 실시합니다
■ 하늘 바라보기
보게 하소서_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최남순(크리스티나)수녀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
하느님
저희의 눈을 열어 주시어
숨은 세계의 진리를
보게 하소서
동방 박사 세 사람을
아기 예수께 인도한
그 별빛을 어둠 속에 있는
지구촌 모든 사람의
눈을 열어 주시어
보게 하소서
사람들의 얼굴 모양이
제각기 다르듯
생각도 다르고
마음도 다르게 만드신
놀아우신 하느님
그 다양성 안에 숨어 있는
아름답고 고유한 보물
좋은 점을 찾아 보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키가 크게 하소서
동서남북이 합쳐
하나의 땅덩이를 이루듯
평화를 위한 네 기둥
사랑 진리 정의 자유가
하나의 큰 평화를 이룸을
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