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정리로 정신 없던, 지난주 어느날 저녁, 모친 전화. 이 시간에 걸려오는 모친의 전화는 일단.. 숨 한번 고르고....
이 시간의 모친 전화는 대체로, 본가 건물에 대한, 전기, 수도, 배관, 방수 공사 의뢰가 대부분이라, 하....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엄니는, 공대 나오면, 변기수리도 할 줄 알고, 수도, 전기, 배관 모두 다룰줄 아십니다. 참고로 모친은 교사 이셨습니다. 아니 대체 왜 어떻게, 이런 고정관념이 생기신 걸까요.
엄니: 이번에 수리한 계단 샷시 천정에서 물이 샌다. 공사업체 전화가 안되네, 니가 수리 좀 해라.
수한: 둘째 글마, 화공 전공이라, 방수는 글마가 더 잘안다. 내 말고, 글마 호출 하라매..내는 컴퓨터 전공이라, 방수공사 모린다. (배째)
엄니: 오냐 이번 김장에서 니 몫은 없다.
수한: 하....엄니, 이런 식으로 협박 하는거 아니다....
엄니: 할거지?
수한: .....................
그리하야, 오늘..아니 어제. 토요일 새벽 칼바람을 뚫고, 길도 한번 잃어가면서, 해운대에서는 도로가 정말 단순 그 자체 였는데, 이사를 오니, 갈팡질팡. 내비게이션도, 주인 닮아서 띨띨모드. 아놔. 이걸..콱..고속도로를 올리니, 한시간 만에 도착할걸, 나도 모르게 통도사 IC에서 내리고 만...아놔..또또 띨띨모드...내비는 고속도로 올리라고 계속 유턴을 외칩니다. 여기서는 국도나 고속도로나 같다라는 생각에, 내비의 유턴 절규를 무시하고, 냅다 달려서 본가 도착.
엄니 호출에, 새벽 바람을 뚫고 나타난, 둘째.
고소작업을 위해서, 안전모, 안전대 가져 왔더군요. 이리저리 몸에 맞춰 안전대 착용하고, 안전끈 고정하고, 그나마 가벼운(이놈도 돼지 입니다) 둘째를 올려보내려는데, 내는 못올라간다고 버팁니다. 한대 때릴려다가, 그놈 손에 들려있는, 장도리에 순간 멈칫 했십니다. 아놔...할 수 엄찌요.
샷시에 올라가니, 제 몸무게에, 샷시 바닥이 흔들 흔들...까딱하믄, 떨어져 죽을 판입니다..둘째가 구해온, 속건성 실리콘으로, 틈이란 틈은, 모조리 메웠습니다. 속건성이라더니, 돌아서면 금새 굳습니다. 1분을 안넘기는듯. 장도리 든 불한당께 물어보니, 자동차 구조용 실리콘이랍니다. 일반 시중에 파는 물건이 아니라네요. 내일 비온다는데, 테스트 해보면 되겠지 라는 생각에, 마무리하고, 옥상으로 내려왔더니, 엄니께서 올라오시어, 옥상 바닥에 방수 공사를 명 히십니다. 하.....이것참... 이거시 오늘의 메인 테마 였구나 싶습니다.
에폭시 하도, 중도, 상도.를 각기 구해서, 신나로 신나게 섞어섞어, 옥상 방수를 둘째와 진행한 것이 불과 칠년전. 배수관 주변으로 갈라진 게 보입니다. 가지고 있던, 휴대용 차량 세차건(압력 4 Bar)으로, 배수관의 갈라진 이물질을 대충 정리하고, 상태를 보니, 하도로 틈을 메꾸고, 상도로 마무리 하면 될 듯하야, 둘이서 속성으로 배수관 4개를 몽땅 해치웠더니, 허걱...오후 다섯시 입니다.. 아놔..하루가 금새 갔십니다. 망치로 협박한 불한당과 삼겹살 꾸버 먹을라고 했다가, 불한당께서 돼지 싫다고 하시어, 양으로 바꿔서(돈은 제가 내는데), 소주와 함께, 실컷 드시고 택시 타고 가셨습니다.
알딸딸하게 취해서 본가에 귀가했는디, 공실된 방의, 천정에 오래된 등을 제거하고, 플리커 프리 LED 방등으로 교체를 명하셨십니다. 퓨즈 내리고, 깜깜한 방에서, 보조 LED 켜놓고, 삽질 했습니다. 거의 30분 걸렸던것 같십니다. 전선 연결 잭이 문제라, 다이렉트로 연결 하고 테스트, 잘됩니다. 그 와중에 절연테이프 사용하면 될걸, 띨띨모드 발동해서는, 수축 테이프로 마루리 하고, 룰루랄라 4층 본가로 올라왔더니, 하......부친, 모친 CST 세션 해달라 하십니다.....각각 30분씩 CST세션 해드리고 나니, 자정이 넘었군요. 하아...하루가 참으로 깁니다. 내일 부산으로 도망 갈랬더니, 엄니께서 잡으셨습니다. 내일은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원룸 건물 아들노릇, 이십년만 하면, 웬만한 방수, 전기, 배관, 수도 공사는 껌입니다. 그까이꺼.....
첫댓글 단편소설을 재미지게 읽은 듯합니다.재미를 선물해 주어서 기뻐요.
건물주의 아들~
동생과 함께한 시간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글이 술술~~~수한은 소설가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재밌네요.
따뜻해요^^
글을 읽는데
웃음이나네요
수한의 글속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구나
하는 생각에
따뜻해요~~
글을 읽은 것이 사실이고
부모님이 든든하시겠구나!
라는 생각에
따뜻합니다
위 사실에 동안 아들로 형으로 지낸 수한 마음이 많이 힘들었겠구나! 라는 생각에 찡합니다
위 사실에 드러내기 쉽지 않았을텐데 까페에 대한 신뢰가 있으시네! 라는 생각에 따뜻합니다
덕분에 엄마는 참 든든하겠다는 생각 따뜻☺😌~~!!
하루가참길다는생각과.많은일을했다는.수한
나눔에기쁘요
수고로움보다 기분좋은 하루를 보낸 사실에 기뻐요~~
수한이 능력자였어 !
역시 공대출신은 다른군요
배운사람 ~~ ㅎㅎㅎ
삶의 한컷 가볍고 재미있게
나누어주어 고맙습니다 ~
2편을 기대하며 .
ㅎㅎ
수한 잼나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