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32주일)
‘찬미 예수님’을 부르는 봉헌의 삶….
제가 어느 본당에서 사목할 때 사제관이 40년이 넘어서 천장에서 쥐들이 뛰고 달리는 운동장이었고, 이곳저곳에서 곰팡이가 피고 그 냄새 때문에 살 수가 없어서 사제관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신자분들이 사제관 건물을 짓는데 기금을 얼마 낸다고 약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성당 앞에 있는 시장 안 길거리에서 채소를 파시는 할머니가 삼백만 원(3.000.000)이라는 큰돈을 내신다고 약정서를 써냈습니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삼십 만원(300.000)을 써낸다는 것이 그만 공을 하나 더 적어서 삼백만 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삼십만 원(300.000) 내시라고 했더니, "이미 하느님과 약속했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그때부터 기도를 시작했답니다.
“하느님, 제가 무식해서 동그라미를 잘못 쳤는데, 잘못 친 것이 부끄럼 당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렇게 기도를 시작한 날부터 장사도 잘되고, 이곳저곳에서 돈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한 지 90일 만에 삼백만 원(3.000.000)을 사제관 신축 기금으로 내놓으셨고, 마침내 할머니의 기도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순수하고 정성 어린 할머니의 마음을 보시고, 할머니의 마음이 부끄럼 당하지 않게 축복하셨던 것입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하루는 성전에 있는 헌금함 맞은 쪽에 앉아서 수많은 사람이 헌금하는 것을 지켜보셨습니다.
부자들이 헌금할 때에는 헌금함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서 사람들이 거기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부자들은 얼마나 많은 헌금을 하면 저렇게 요란한 소리가 날까?
반대로 한 가난한 과부가 넣은 작은 동전 두 닢은 소리도 안 납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할 때 돈을 넣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넣었다. 부자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모든 것을 다 넣었다.”
부자도 헌금을 넣었고, 가난한 과부도 헌금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부자가 헌금을 넣는다는 것은 “주님 앞에 적선하다. 기부하다.”라는 뜻이고, 가난한 과부가 헌금을 넣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맡기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가난한 과부의 마음을 보시고 감동하셨고 축복하셨습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한 여인이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가는 순간에도 하느님의 사람인 엘리야 예언자를 대접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엘리야를 통해 그 여인의 집 안에 모든 단지에는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에는 기름이 마르지 않게 그 집을 축복하셨던 것입니다.
바로 그 여인의 소중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주님을 감동하게 한 것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위령성월을 보내면서 유독 생각나는 그 할머니! 지금은 하느님 나라에 계시겠지만, 성당 앞에 길모퉁이에서 자판을 펼치고 여러 종류에 채소를 파시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찬미 예수님’을 외치며 항상 웃고 다니시며 사제인 저에게 참신앙을 가르쳐주셨던 할머니!
언젠가 미사봉헌하고 찾아뵙고 “할머니, 건강하시죠? 요즘 좋은 일이 많으신가 봐요?” 하고 물으면, 할머니는 씩씩하게 대답하십니다.
“응, 좋아. 아주 건강해. 위암 빼고는 다 좋아!”
그렇군요. 할머니는 위암 말기였는데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항상 웃으시며 “찬미 예수님”을 외치셨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늘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너무너무 행복해!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 지금은 집도 있고, 자녀들과 손주들이 있으니 말이요. 그리고 암이 몸에 들어온 순간부터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지만, 내가 돌아갈 곳이 있으니 즐겁고 행복합니다.”
오늘 평신도 주일에 고운님들이 온종일 ‘찬미 예수님을 외치는 거룩한 봉헌’으로 주님의 말씀을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그리고 “내가 네 말대로 해주겠다(열왕기 상권 3장 4~15절).”
이제 고운님들이 청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하지 않는 것도 풍성하게 이루어지는 삶의 자리에서 큰 잔치가 벌어질 것입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온종일 찬미 예수님을 외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저희 머리카락까지도 다 세어두신 주님께서 숨은 일도 보시어 갚아주실 것을 믿으면서, 고운님들은 매 순간‘찬미 예수님’을 부르는 봉헌의 삶을 살아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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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할 때 돈을 넣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넣었다.
부자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모든 것을 다 넣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