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5년 3월 13일(목)
대상 : 대전 민족사관
내용 : 마지막 잎새와 안네의 읽기를 읽고
A조와 B조로 나누어서 한 주에 두 권의 책을 읽는다. 학교에 책이 제한적으로 읽고, 그 제한된 책을 서로 돌아가면서 읽어야 하는데, 녀석들의 읽는 속도들이 너무 느리다보니 누구는 읽지 못하는 상황이 자꾸 발생해서, 진행 방식을 새롭게 바꾸었다. 두 조로 나누어서 서로 다른 책을 읽는 것으로. 오늘은 A조는 마지막 잎새를 B조는 안네의 일기를 읽었다. 가장 먼저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 마디로 밝히면, A조는 나름 선방을 했고, B조는 엉망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안네의 일기가 어려운 책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일기라는 장르가 녀석들에게 더욱 어렵게 읽혀졌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줄거리를 요약하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살짝 걱정이 되긴 했는데, 녀석들이 너무 힘들어 한다. 아마 지난 주에 내어준 숙제로 나름 글을 쓰려고 하다보니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안네의 일기를 한 단어로 요약하고 한 문장으로 요약해야 하는데, 일기를 그렇게 하려고 하니 도저히 되지 않는다고 너무 어렵다고 말을 한다. 그래서 B조를 붙잡고 시대적인 배경 설명을 해주고, 그런 상황 속에서 13살 어린 소녀가 기록한 일기를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근데 녀석들은 그래도 어렵다고 말한다. 뭐... 충분히 그 마음 이해한다.
대신 A조는 좋았다. 마지막 잎새의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고, 그 메시지가 분명하다보니 한 단어로 요약해 보라고 하니 "희망이요", "소망이요", "희생이요" 등 나름 대답을 잘 한다. 더 나아가 한 문장으로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인간의 희망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은 값지고 고귀하다" 등 나름 포인트를 잘 잡아서 한 문장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각자의 글을 읽도록 했다. 특히 소감 부분에서 각자가 요약한 문장과 연결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감사하게도 잘 반응하고 나름 의미 있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B조에서 시간 조정을 실패하는 바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그래도 녀석들이 잘 반응해 주어서 재미 있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여전히 한 단어를 생각해 보는 것,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을 어려워 하지만 그래도 계속 반복해서 진행하니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일단 당분간은 이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할 생각이다. 녀석들에게 한 단어, 한 문장을 세뇌 시킬 작정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든, 책을 읽든 오직 머리 속에는 한 단어와 한 문장이라는 용어만 생각나도록 말이다. 그래도 조금씩 이해를 가지고 따라와주는 녀석들이 기특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