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발정기에 대한 신화적 고찰
인간과 발정기는 아무 관계가 없다.
무슨 심오한 이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간단한 이유에서 출발한다.
싱오한(싱겁고 오묘한) 소리 잘 늘어놓는 내가 한마디 하겠다.
도라고 뭐 복잡한 것이 아니다.
도근어심(道根於心)이라 했던가....
도는 마음에 있다는 말이다.
버려진 쓰레기 속에서도 도는 찾을 수 있다.
도는 산재해 있다.
간이역에서, 거리에서, 대포집에서...
술을 권하는 호프집 아줌마의 시원찮은 화장솜씨에서도 도를 느낄 수 있다.
얘기를 전개하겠다.
불경에도 없고, 성경에도 없고, 코란에도 없는,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이다.
애들은 가라.
천지가 창조되고 지구가 형성됐을 때의 이야기이다.
상제(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실 때에 옆에서 비서 역할을 하는 여러 천신들이 계셨다.
그 이름을 열거하기는 어렵지만(알고 싶으면 메일을 보낼 것.)
그중에서 조화천군(造化天君)이라는 분이 계셨다.
이 양반이 오늘날의 간통사건을 만든 장본인이다.
이 양반은 평소 잠이 많다고 소문난 분이었다.
간장에 이상이 있었는지 앉으면 코를 곯기 일수였다.
벼르고 벼른 상제께서 힘든 일을 맡기셨다.
뭇생명의 생식문제를 책임지라는 엄명을 내렸다.
조화천군은 천상에서 쫓겨날까 두려워 노심초사했다.
혹자는 이때부터 명예퇴직이 있었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어쨌든 이분은 뭇 동물을 불러모았다.
큰 놈, 작은 놈, 긴 놈, 짧은 놈....
산에 사는 놈, 물에 사는 놈, 하늘에 사는 놈,
뱃속에 사는 놈, 남 싼 곳에 사는 놈,
수많은 동물들의 생식문제를 놓고 고심했다.
숫놈의 그것을 만들어야, 암놈의 그것도 만들기 때문이었다.
답이 안 나왔다.
사이트만 째려보는 어느 사람처럼,
도통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상제께 올릴 보고서를 작성할 시간이 되었다.
초조한 조화천군은 O형 성질답게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 줄을 나란히 서라. 내가 던질 테니 알아서 가져라,"
조화천군은 하늘과 땅, 그리고 물을 향해서,
모든 생식기를 멀리 집어던졌다.
하늘과 물에 사는 동물들에 관한 얘기는 생략하겠다.
조금이라도 출발선 앞으로 나가려고 기를 쓰던,
땅에 사는 동물들은 조화천군의 말이 떨어지자,
와아 하는 함성을 지르며 내달렸다.
여우가 욕을 얻어먹는 이유는 이때 부터였다고 한다.
키 큰 기린의 다리 밑에 숨어서 50센티나 도둑발을 내딛고 무임승차했다나.
어쨌든 사상 최초의 달리기 경주가 시작됐다.
이는 앞으로 태어날 후손들의 미래와도 직결된 중요한 시합이었다.
종족 번식의 유리한 고지를 장악하기 위한 피나는 쟁투였다.
달리기의 명수는 뭐니뭐니 해도 기린과 치타였다.
이를 눈치챈 여우가 기린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려 갔다.
기린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자 치타가 앞질러 달렸다.
여우는 깜짝 놀랐다.
(치타가 더 빠른 놈이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그는 얼른 치타의 꼬리를 움켜쥐고 매달렸다.
치타란 놈은 단거리 선수로,
제1회 상제배쟁탈 천상천하 동물육상대회에서 1등을 한 친구였다.
얼마 안가서 치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 했다.
이번에는 기린이 치타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여우는 다시 기린의 다리를 잡고 늘어졌다.
이러는 사이에 다른 짐승들이 기린을 제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한편 호랑이와 사자는 지난 밤 술집에서 밤새 퍼먹은 술때문에 실력발휘가 되지 않았다.
짜증이 난 호랑이가 사자를 나무랬다.
" 어제 내가 2차로 끝내자고 했을 때 그만 두지, 괜히 3차까지 가서....
짜식,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구만."
" 뭐야? 애당초 2차 가자고 한 게 누구냐?
기본 양심은 가지고 살아라. 술값도 한푼 안내는 노랭이가..."
호랑이는 털색깔도 노랗지만 돈을 안쓰기로 유명했다.
따라서 노랭이란 말을 제일 싫어했다.
달리다 말고 사자의 뺨을 후려쳤다.
" 야 자식아! 내가 너하고 친구야! 반말하게. 넌 집에 에미애비도 안 기르냐!"
" 사료값 싸니 너나 잘 길러라. 수입사료 싸다더라... 한 포대 사줄까."
사자와 호랑이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사이,
풀먹고 사는 초식동물들이 호재를 만났다.
제일 빠른 말이, 두 발굽을 모아 다그닥 다그닥 질풍같이 나아가서,
제일 큰 것을 줏어들고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 이거 내 꺼다!"
말이 커다란 것을 아래에 붙이자,
기를 쓰고 뒤따라 온 황소가 다음으로 큰 것을 붙였다.
사자와 호랑이도 사람도 도착 순서에따라 제몸에 맞는 어중간한것들을
하나씩 달았으나
살이 너무찐 돼지는 뛰는대는 재주가 없는지라 늦게 도착을 해서보니
빠른넘들이 고른다고 돌아다니며 짓밟아 놓은터라 꼬불꼬불해진 것을
겨우하나 주워 아래에 달았다.
순식간에 물건이 바닥났다.
동물들은 각기 물건들을 달고 조화천군 앞에 도열해 섰다.
조화천군께서는 자신이 행한 일이 심히 만족스러웠다.
" 너희에게 교미할 시간을 정해 주겠노라.
교미는 반드시 발정기 기간 동안 행해야 하며, 종족번식을 위해서만 허가한다.
말과 소는 큰 것을 달았으니 열달에 한 번씩 발정기를 주겠노라.
그리고,호랑이와 사자는 일년에 한번 주겠노라 .~~~~
조화천군은 중간 물건을 지닌 동물에게는 일 년에 두번, 그보다 작으면 석 달에 한 번,
대충 이런 기준으로 발정기를 만들어 주셨다.
모든 일이 끝나자, 의기양양한 말이 대표로 앞에 나왔다.
" 전체 차렷, 열중 쉬엇, 차렷... 천군님께 경례! 해산."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말은 무엇이 급한지 말발굽을 다그닥거리며 잽싸게 어디론가 사라졌다.
조화천군은 뭇동물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심히 기분이 흡족했다.
상제께 올릴 보고서를 꺼내 놓고 몇자 적었을 때였다.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붓을 던지고 드러누워 금방 잠이 들었다.
조화천군께서 비몽사몽간을 헤매고 계실 때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호랑이와 사자와 사람이 부아가 치밀었다
말이나 소는 지들보다 더 큰놈을 달았는데도 열달에 한번이고
지들은 더 작은데도 일년에 한번이라 억울해서
성질급한 사자와 호랑이가 조화천군에게 따지러 온것이다.
그래도 잠에 취한 조화천군이 말을 들어주지 않자 으르렁거리며
호랑이와 사자가 조화천군을 공격을 하는데
이때 사람도 억울하여 뒤늦게 조화천군을 찾아와서
저도 억울해서 왔는데 어떻게 할까요? 하고 보채니
호랑이와 사자의 공격을 받던 조화천군께서
다급해진 나머지 긴말을 할 여유가 없어
조화천군은 신경질적으로 내뱉었다.
" 니 x 꼴리는 대로 했뿌라 헤서 !"
이것이 인간이 발정기 없이 살아가게 된 싱오한 이유이다.
믿거나 말거나....^^
푸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