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주택 대문 안에 모과가 누렇게 익었다.
30여 년 전 일이다.
조그마한 광고업을 하고 있었는데
가까운 지인이 좋은 거래처에 사장님이 계신다고 소개해 주신단다.
다음 날 저녁에 호프집에서 만났는데
나이도 젊은 청년이었다.
호프를 한잔씩 하면서 얘기를 하다 보니
내일 저녁에 경상도 쪽에 물건을 배달해야 하는데 내일 같이 가서
현장도 보고 견적도 내어 보고
오자 한다.
오후 늦은 11시에 출발.
자기가 바빠서 낮에 못 가고 물건은
채워 둬야 하는데 거기 사장님께 얘기했다고 내일 가자 한다.
젊은 친구가 강아지, 고양이 사료점.
나도 낮에 일을 끝내 놓고 저녁도 먹고
늦게 친구 집으로 갔다.
동작구 상도동 장승배기 위 고급 주택가.
11시에 털털거리는 봉고차 뒷 좌석에
사료를 가득 싣고 같이 타고
출발 했는데 이 친구 별로 말이 없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이 많아지고
웃는 이야기도 하기 시작했다.
얼마를 갔을까?
고속도로로 가는 게 아니고 지방도로로
가면서 두어 군데 납품도 하고..
뭐야??
불빛도 없고 오고 가는 차량도 없는
깜깜한 2차선 산길을 달린다.
그러더니 갑자기 귀신 이야기를 꺼낸다.
몇 년 전 이렇게 어둡고 컴컴한 저녁에
혼자 배달을 가면서 산길을 운전하는데
등짝에 땀이 주르르 흘리더라능..
그렇찮아도 무서운데
갑자기 저 앞에 하얀 뭔가가 보이더란다.
눈을 닦고 봐도 틀림없이 먼가가??
차를 새우고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차 문도 제대로 닫았나 확인하고
차 전조등도 끄고 보니 하얀 소복
입은 여자가 차 도로에 떡허니??
그때야 정신이 번쩍 들면서
클랙슨을 계속 누르며 소리소리 악을 썼더니 사라졌더란다.
그러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얼마나 엑셀 밟고 달렸는지 가다 보니 시내로 나왔더라나.
등짝이 땀으로 옷이 젖어 있고..
아니 듣고 보니 나도 무섭네.
처음 만난 나를 차에 모시고 이런
도로에 들어와 이런 무서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뭔데??
이야기도 웃으면서 하는게 아니고
진지하게 그럴듯하게 한다.
지금 경상도로 가는거야?
혹시 북한으로 가는거 아냐?
은근히 무서워진다 이사람이..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둘 다 아무 말도
없이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내가 에이 헛것을 봤겠지.
무서우면 그리 보이는 거야.
했더니 진짜 봤다는 거다.
그리고 그 뒤로 그 길은 절대 안 간다나?
새벽녘에 도착했다.
동이 터 온다.
주인도 없는 가게에 물건을 내려 두고
내 일도 만들어 보고..
환한 오후에 상도동에 도착했다.
사무실도 없이 자기 집 창고에 물건을
쟁여 두고 배달하고..
작은 주택 대문 안에 모과가 누렇게 익었다.
어제 모과 좋아한다고 했지요?
하면서 누런 모과를 비닐 봉다리에
가득 따서 담아 준다.
첫댓글 귀신인가요 무서웠겠어요 시골밤길은 진짜 으시시해요 불빛도 없고 빽미러를 보면 캄캄하고 ~
ㅋㅋㅋㅋㅋ 제목부터가 으시시하네요
저두 나무에 하얀소복입고 있는여자 봤는데
낮에 다시 가보니깐
하얀천조각이 바람에 휘날리더라구요 ㅎㅎㅎ
착각일수도....
실화맞습니다
똑같은 경험한
분이 계십니다
하얀소복여인귀신
내가 아는분은
오줌을 쌓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