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쭉빵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백현아평생프린스하자
일단 이번 어벤져스 흥행과 더불어 박읍읍씨의 번역으로 영화 결말이 확 날아갔다는 걸 알게 되고 막이슈에서 오역을 찾아보다가 혹시 다른 오역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기저기 뒤지다가
무척이나 흥미롭고... 곱씹을수록 빡치는 재번역을 알게 돼서 나만 알고 있기 아쉬워서 여기에도 알려주려고 해!
이건 그 엄청난 대사 오역처럼.. 결말 자체를 바꿔버리는 건 아니지만 캐릭터간의 서사와 특징을 정말 죽여놓은.. 번역들이야
스포주의
1.
오프닝 후 시작할 때 페퍼가 토니 가슴에 있는 아크 리액터 (수트 변신하기 위한 그 기계) 를 가리키니까 토니는 “이건 호신용이야.” 라는 번역으로 나온다.
아마도 시빌 워 (소코비아 협정) 이후로 싸운다는 것에 대해, 지킨다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을 토니는 사랑하는 페퍼와 해피를 잃을 뻔 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사람이 두 사람이었을 것.
“Trying to protect us”
이 말은 그저 호신용이라는 말보다, “우리를 지키려고 한 거야.” 라거나 “당신과 나를 지키기 위해서 한 거야.” 라고 하는 것이 여태 보여준 토니 스타크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번역이었을 것.
그리고 또,
“옷장 안에 뭐가 있는 줄 알아?”
“셔츠가 있겠지.”
“당신은 정말 똑똑해.”
“옷장 안에 셔츠가 있는 건 당연한 거야!”
라는 토니-페퍼의 핑퐁 대사가 나오는데 이것 또한 위에 있는 트라잉 투 프로텍트 어스랑 이어져서,
내가 가슴에 아크를 달고 있는 이유는
“당신과 나를 지키기 위한 것 뿐이야. 옷장 안에 괴물이 있을수도 있잖아.”
“셔츠 대신?”
“당신은 날 정말 잘 안다니까. 내 문장을 대신 끝내줄 정도로!”
라고 해석하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 문맥상 더 맞다고 해.
나도 갑자기 호신용이라고 하다가 옷장 얘기가 나와서 엥? 했었는데 이 해석을 보니까 이해가 되더라.
(덧붙이자면, 이걸 꼬집은 사람이 말하길 - 당신이 나를 잘 안다는 것과, 당신은 너무 똑똑하다고 어르는 것은 차이가 확연하다고 했는데 확실히 그게 느껴짐.)
2.
우주선이 침공하자 스파이더맨 수트를 입은 피터가 정신을 잃고 끌려가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구하기 위해 우주선을 따라가는데, 토니가 피터에게 “여기는 놀이공원이 아니야.” 라고 말하지만
원래 대사는 “여기는 코니 아일랜드가 아니야.” 다.
코니 아일랜드는 스파이더맨 홈 커밍에서 피터가 빌런 벌쳐와 싸웠던 곳임. 토니 스타크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 때 네가 싸웠던 빌런과는 다른 싸움이다. 이건 그 때와 달라. 비교할 수 없이 더 위험해.” 라는 건데, 놀이공원으로 확 묶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에 놀러가는 거라고 생각하는 스파이더맨을 달래는 아이언맨으로 보였을 것
3.
우주선에 매달려있는 피터의 뒤로 낙하산이 펴질 때 토니는 “어서 돌아가!” 라고 소리를 침.
벗 원래 대사는 “Happy field trip!”
즉 “견학 즐겁게 다녀와!” 였음..
빌런에게 밀려나던 토니에게 나타난 피터는 견학을 가다가 발견하고 왔다고 했었음. 토니는 피터가 그저 이 싸움에 끼어들기 전으로 돌아가서 견학을 즐겁게 하고 안전하게 귀가하기를 바랬던 것..
아무리 생각해도
어서 돌아가! / 견학 즐겁게 다녀와! 이 두 대사에서 느껴지는 피터를 향한 토니의 애정이 다르게 느껴짐..
그저 박읍읍의 인맥을 탓할 뿐이다..
4.
우주선에 따라온 피터를 토니가 꾸짖자, 피터는 “지킬 이웃이 없으면 스파이더맨이 존재할 수 있겠어요? 내 말이 틀렸나요?” 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I’m not making sence but) 저도 제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아시잖아요?”
였음.. 이거 찾고 진짜 뒷통수 맞는 느낌..
아직 미성숙하고 어린 히어로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줄 사람이 그 혼란을 이해하고 정리해줄 걸 신뢰하는 그런 대사인데..
내 말이 틀렸나요? 로 삐딱한 사춘기 히어로로 만들어버림..
그리고 덧붙이면 피터가 토니를 부를 때 자막에 “스타크 씨” 가 아닌, “스타크” 로 나오는데 피터는 꼬박 꼬박 미스터를 붙였으나... 이것 또한 존칭 빼먹음
5.
아스가르드 우주선에서 타노스가 부하들에게 “my children” 이라고 부르니까, “Father” 라고 대답하는데 언급 자체가 없었음
즉, 그 부하들도 가모라와 네뷸라처럼 타노스가 입양한 자식들이었으나 박읍읍이 무시해서 우리는 그걸 알 수 없었음...
6.
위에서 까먹은 건데, 피터가 우주선에 탄 걸 토니가 알았을 때 (피터가 노 이웃 노 스파이더맨 대사치기 전)
토니의 대사 번역이 “넌 여기 있으면 안돼!” 라고 나오지만
“I don’t want you to be here” 이었던 것..
KTX를 타다가 직역을 해도 “나는 네가 여기에 있는 걸 원하지 않아.” 인 것..
피터를 걱정해왔던 토니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사였는데..
7.
토르가 가오갤 크루를 만나서 대화하는 도중에 “타노스가 지난 주에 잔다르에서 훔쳐왔어.” 라는 말을 함.
이것은 “He stole it last week. he decimated Xander.”
(타노스가 저번 주에 스톤을 훔쳤다. 그는 잔다르을 초토화시켰다. = 타노스가 저번 주에 잔드르 사람들을 반 죽이고 스톤을 훔쳐왔다.) 였음..
여기서 잔다르는 가오갤 1인가에서 가오갤 크루가 스톤을 맡겼던 곳임.. 만약에 잔다르가 공격당했다는 번역이 떴다면
“우리가 잔다르에 파워 스톤을 맡긴 거야.” 라는 가오갤 크루의 대사가 관객들에게 조금 다르게 와닿았을 거임..
8.
토르가 로켓을 구슬릴 때 “여기서 네가 제일 똑똑해보이는 군. 네가 대장인가?” 라고 대사를 치는데 이건 토르 특유 셰익스피어 격식 있는 말투를 모두 없앤 것.
“The rabbit is correct, and cleary the smartest among you. I assume you are the captain, sir?”
(토끼 말이 맞소. 극명하게도 이 중 가장 똑똑한 자인가 보오. 추측건대 그대가 대장인가보오?)
그 후에 덧붙이는 말이 “네가 리더처럼 생겼거든.”’이라고 번역이 되어있는데 이것 또한 “고귀한 지도자처럼 보이는군.” 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다고 하더라..
로켓은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해서, 너구리, 랫서판다 등으로 불리는 걸 정말 극혐했는데 토르는 토끼라고 부르는데도 좋아서 따라가는 것이 나오거든. 만약 토르의 대사를 제대로 번역했더라면 왕국의 품위있는 왕자인 토르와 자신을 격식을 차려 대우해주는 것에 빠진 로켓의 캐릭터 특성이 더 잘 살았을 거임
+) 내가 정말 경악했던 대사 중 하나가 토르와 로켓, 그루트가 한 팀 스타로드, 가모라, 맨티스, 드랙스가 한 팀으로 헤어질 때 토르가 하는 대사중
“행운을 빈다. 등신들! 안녕!” 이 있는데 이것 또한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작별을 고하네. 멍청이들이여, 안녕히!” 였더라...
9.
우주선이 지구를 떠난 후, 토니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기사가 뜨고 수배되어 숨어다니던 캡틴팀이 복귀하는데
장관에게 스티브가 하는 말이 있음.
“지구는 가장 좋은 친구를 잃었죠.”
하지만 대사는 best friend 가 아닌, best defender 였음..
제대로 번역했으면
“지구는 가장 훌륭한 방어자를 잃었습니다.” 라고 해야 했음
시빌워에서 둘이 틀어져서 서로 다른 길을 갈 때에도, 그 후에도 스티브에게 토니는 좋은 동료였고 함께 싸울 때 의지할 수 있었던 동료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대사였는데...
박 읍 읍.. 이...
10.
타노스가 손가락을 결국 튕기고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네뷸라는 “He did it.” 이라고 말해서 번역에는 “타노스 짓이야.” 라고 나옴
이건 오역이 아니고 직역임
네뷸라와 가모라는 타노스가 스톤을 찾으면 반드시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해서 두려워하고 어떻게든 타노스를 없애려고 했었음
그렇다면 중요한 건 He 가 아니라 Did 에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여태까지의 서사를 지켜본 이들의 의견이야
만약 그렇다면 “그가 정말 해버렸어.” 라던지 “결국은 해버렸어.” 라는 대사가 더 허망하고, 허탈한 네뷸라의 입장과 떨어진다는 거지
11.
비전이 자신에게 있는 스톤을 파괴하기 위해선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 맞다고 하니까 스티브는 “우리는 친구를 버리지 않아.” 라고 했지만
“we don’t trade life.” 가 대사였기 때문에
“우리는 생명을 거래하지 않아.” 가 옳은 번역이었음.
우리는 생명을 거래하지 않는다는 말이 캡틴 아메리카의 도덕적 신념과 더 어울리기도 하지만, 스톤을 얻기 위해서 가모라(생명)를 거래했던 타노스와 대조되는 것임
이 대사는 어벤져스의 모든 멤버들을 나타내고 있기도 해
토르를 지키기 위해 스톤을 줬던 로키
네뷸라를 지키기 위해 스톤이 있는 곳을 알려줬던 가모라
그리고 그들이 싸우고 있는 빌런은 스톤을 얻기 위해 생명을 지키지 못 했지..
어쩌면 어벤져스3의 이야기 축을 한 마디로 정리하는 대사가 저 대사였는데... 박읍읍이 날려버림
12.
스톤을 걱정하는 비전이 완다에게 스톤에서 무엇이 느껴지냐고 묻자 완다는 다른 말 없이 “그냥 자기..” 라고 말하지만, 번역이 잘 되었더라면
“뭐가 느껴져?”
“네가 느껴질 뿐이야.”
라고 번역했어야 한다고 해.
그리고 이 대사는 마지막에 비전과 완다의 대사에서 오버랩이 됨
결국 스톤을 제거하기 위해서 초능력을 쓰며 비전이 죽을 것을 무서워하는 완다에게 비전은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거야.” 라고 하지만
제대로 대사를 번역했더라면
“너만이 이걸 해낼 수 있어. 너여서는 안 되지만 너여야만 해. 괜찮아. 넌 나를 절대 아프게 할 수 없으니까. 나는 그저 너를 느낄 뿐이야. 괜찮아. 괜찮아. 사랑해. 괜찮아.”
여야 함...
서로가 서로를 느낀다고 하는 대사를 박읍읍이 다 빼버림
13.
극 중 로디의 대사중
“그들(캡틴 팀)을 범죄자로 부르는 건 장관님밖에 없어요.” 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것은
“그들을 범죄자인 이유는 장관님이 그렇게 부르기로 해서죠.” 가 더 맞는 번역이라고 해...
이거 외에도 막이슈에 몇 번 올라왔던 아스가르드 백성이 반이나 죽었다는 대사를 자른 거나... 앤드 게임은 유명하니까 안 넣었고 스타로드의 말장난 같은 것도 안 넣었어!
어벤져스 3를 본 게녀들이 꼭 봤으면 하는 것만 추려서 갖고 왔구 문제되는 게 있다면 말해줘 ㅠㅠ
출처는 트위터
@jebispoiler , @katspoils
나도 지금안보고 영화보고 볼래ㅜㅜ
와...
아 진짜 너무너무 짜증나 진짜.. 아 자막을 왜 저렇게 재미없고 1차원적으로 하며, 캐릭터성을 살려주긴 커녕 매번 다르고, 서사까지 망쳐 진짜 너무너무 짜증나..원작자가 의도한것처럼 캐릭터에 맞게 해야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편한대로 상황을 상상해서 그냥 하는 거 같아
그러네 캐릭터 진짜 다 뭉개놨다.
토르가 엄청 예의 있는 캐릭터로 기억했는데 뭔가 되게 양아치 스타일처럼 변한 말투였고.. 번역제대로된거 읽으니까 내가느꼈던 그 토르가 맞음
그리고 스파이더맨을 엄청 동네애송이로 무시하는듯한 아이언맨 말투가 당황스러웠었어
전 시리즈때 어벤져스에 들어오라고 인정까지 해줬는데 인피니트워에선 갑자기 급 애송이취급..;;
뭐야.. 저런데도 아직 일을하다니 무슨빽임?
아 어쩐지....보면서 왜 저런말을 하지????싶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와 진짜 씨발 너무 싫어 어떡해? 아 진짜 박빌런 씨발 재앙이야
나 방금 보고왓는데 해석 다시 보니까 ㅠㅠ 확와닿네 ㅠㅠ
아익ㄷㆍ
근데 대부분 박읍읍이 잘 못한건 맞는데, 몇개는 아마 관객 이해를 돕기위해서 걍 대사를 새로 쓴것 같기도...
몇개는 인정인데 몇개는 ㄴㄴ 임
아..... 존나 화난다
난 지금 뭘 보고 나온거지.....
아 시발..
이글을 봐서 다행이다..
진짜 영어를 배워야 하나....
He did it 은 박지훈이 번역한 거 몰랐던 나도 알겠더라
결국 했다, 라는 뜻의 허망한 말투로 들렸는데 타노스짓이야 라니 ㅋㅋㅋㅋㅋ 히어로들이 사라져가는 게 타노스가 손가락 튕겨서인 거 모르는 사람 있냐 ㅅㅂ
개극혐 씨바 영화 망침ㅠ
방금 보고 왔는데 명대사들을 죄다 오역했네.:. 영화를 보고 받아야할 감동을 여시 글 보고 감동받음..
정리해야지ㅠㅠ후
몇년지났지만 잘보구가.. 빡친다 번역 ㅠ
헐 영화보면서 띠용했던 부분들 다있네ㅋㅋㅋㅋ특히 토르말투랑 로켓캐릭터 재밌다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