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西山大師 詩碑에서 🌺
들이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거지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證票)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순간(瞬間)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空氣)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法) 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追憶)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속에
향기(香氣) 로운 꽃 피우면
천국(天國)이 따로 없네,
극락(極樂)이 따로 없다네.
생(生)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自體)가
본래 실체(實體)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千) 가지 계획(計劃)과
만(萬) 가지 생각(生覺)이
불타는 화로(火爐 )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大地)와
허공(虛空)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西山大師 詩碑에서 -
첫댓글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토요일 되십시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