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아함의 세계는 부처님 동화세계
‘아함경’ 속 재밌는 이야기가 곧 부처님 동화
악함과 괴로움에 찌든 사바세계 중생
지혜와 사랑 구족하게 가르친 ‘아함경’
재미의 부처님 동화를 모으면 수백 권
세계 동화 문학은 부처님에게서 시작
그림=최병용
① 세계의 동화는 부처님에서
부처님 판교오시(判敎五時)에서
두 번째는 아함시(阿含時)라. 화엄시에 이어,
부처님이 녹야원에서 ‘아함경’을 설하신 12년의 시간.
‘아함경’은
악함과 괴로움에 찌든 사바세계 중생에게
지혜와 사랑이 구족한 인간을 이루도록 하신 가르침.
부처님은 법문을 하실 때마다 예화(例話)를 곁들여서
듣는 제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셨지.
‘아함경’의 가르침에는 재미의 이야기를 더 많아서,
동화문학이 발달한 오늘에는
‘아함경’을 부처님의 동화집이라 하기도.
재미의 부처님 동화를 모두 모으면 수백 권의 동화집.
그래서 세계 동화문학이 부처님에서 시작되었다 하지,
세계의 아동문학이 부처님부터라는 것.
‘아함경’에 보이는
‘욕심꾸러기 정생왕 이야기’를
우리 절 보살님인 우리 할머니한테서 들어볼까?.
② 듣고 들어도 재미나는 정생왕 이야기
구원겁 전 포사타나라에 포사타왕(布沙陀王)이 있었는데
왕의 이마에 살이 부풀어 머리 크기만 했지.
“대왕님 부푼 이맛살을 치료해야지요?” 신하들 걱정.
“두어라, 별로 아프지 않구나. 좋은 일이 있을지?”
그러던 어느 날, 왕의 이마 혹이 탁 갈라지더니
“앙!”하고 탯줄을 감은 아기가 태어났지.
“아들이냐 딸이냐?” 왕이 물었지.
“꼬추예요.” 산바라지의 대답.
“꼬추? 됐다, 됐다. 태자 없는 포사타국에 태자다!”
왕은 일어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지.
부왕의 이마에서 왕태자 탄생!
세상에 이런 일이?
“남자 임금이 아기를 낳다니? 세상에, 세상에….”
온 나라가 들썩들썩. 이웃 나라까지 들썩들썩.
아가 이름을 정생왕자(頂生王子)로.
머리에서 태어난 왕자라는 뜻.
왕비와 궁녀들이 아가를 보자. 젖이 절로 흘렀지.
아기는 왕비, 궁녀들 젖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서
관정식을 거처 정생왕이 된 것.
하늘에서 축하의 비단 한 폭을 내리기도.
착하고 착한 정생왕이 왕위에 오르자
칠보가 땅에서 솟고,
윤보(輪寶)·상보(象寶)·마보(馬寶)·주병보(主兵寶)가
수시로 나타나, 나라 힘이 강해졌지.
백성을 가족처럼 챙기는 왕은
전국을 돌며 농부들이 땀 흘리는 모습을 보았지.
길쌈하는 실을 구하려고 농산물을 가꾸기도.
“이래서는 안 된다. 나는 나라의 왕이다.
하늘은 먹을 것, 입을 것을 내려라!.”
그런데 하늘이 정생왕의 말을 한 번밖에 듣지 않았지.
“이래서는 안 돼!” 하고 정생왕은
무장한 병사 외에 자기의 왕자 1천 명을 거느리고
수미산 동서남북 4대주를 정복하러 나섰지.
포사타나라 백성을 더 잘 살게 하기 위해서.
병사들에게 무기를 쓰지 말라 했지. 왕자는 호위병.
정생성왕은 덕(德)으로 4대주를 정복했지.
“성왕이시여, 우리 백성을 돌보아 주세요.” 하고
왕과 백성이 정생왕에게 나라를 바쳤지.
수미산 남쪽은 염부제(閻浮提)
백성이 번성하고, 보배가 많은 땅.
수미산 서쪽은 우화주(牛貨洲).
백성이 번성하고, 소를 많이 기르는 땅.
수미산 동쪽은 승신주(勝身洲).
백성이 번성하고, 사람들이 건강한 땅.
수미산 북쪽은 울단월(鬱單越)
백성이 번성하고 기름진 땅.
③ 욕심을 낸 정생성왕
정생성왕이 4대주의 마지막으로 울단월을 정복하자,
그곳 백성들이 꿇어앉아 여쭈었지.
“성왕이시여. 여기 이 땅은 온갖 보배가 많습니다.
바라건대 여기서 백성을 살피시고 교화하소서”
그러나 정생왕의 마음에는 4대주가 흡족하지 않았지.
여태까지 착한일만 해서 백성을 돌보았기에
온 세상 사람들로부터 성왕으로 불려 온 정생왕인데,
이때부터 천하에 제일가는 욕심꾸러기가 된 것.
“삼십삼천(三十三天)을 내 것으로 하고 싶다!”
하고 많은 군사와 왕자 1천을 거느리고
훌쩍, 도리천에 올랐지
4대주보다는 수명이 길고 보물이 그득하고
서른셋 궁전이 있어서 삼십삼천으로 불리는 도리천은
4대주에 견줄 수 없는 하늘나라.
정생왕의 욕심을 안 도리천왕 제석은
“잘 오셨어요, 정생성왕!” 하고 환영하면서.
앉았던 자리 옆에 정생왕을 앉혔지.
그리고 하늘 음식으로 정생왕과 군사, 왕자를
대접하면서 제석천왕이 말했지.
“군사가 많군요. 왕자 1천이 보호자군요.”
한참 생각하던 제석이 다시 말했지
“삼십삼천이 탐이 나시나요?
그럼, 이 하늘나라 땅 절반을 드리지요.”
서른셋 궁전도 절반으로 나누자는 의견.
서른 두 궁전은 두 왕이 나누기로 하고
선법당(善法堂)은 두 왕이 같이 쓰자고 했지.
그날 밤 제석의 별실에서 자면서 정생왕이 생각했지.
‘그렇지만, 삼십삼천 절반으로는 부족해.
제석을 죽이고, 이 하늘나라 모두를 가져야겠어!.’
그 생각을 하자마자 왕의 몸이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
8만 유순 아래 포사타나라 궁전으로 떨어졌지.
왕의 곁에 와 있는 군사와 왕자들은 걸어왔다, 했지.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왕에게 신하 한 사람이 여쭈었지.
“대왕님 남길 말씀은 없습니까?” 그러자
“욕심 그거 독약이야!” 한 마디.
그리고 눈을 감은 욕심꾸러기 정생왕.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