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창원으로 갔다이제 두 달도 더 못 산다는 어머니연명 치료 거부 신청서에 서명하러 갔다아무리 먼 곳이라도 일단 도착하면나는 그곳과 너무 가까운 사람이었다먼 곳은 먼 곳으로 남겨두기 위하여나는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먼 곳이 너무 싫어서 먼 곳을 견딜 수가 없어서세상의 모든 먼 곳으로 가고 싶었다속속들이 모든 먼 곳을 다 알고 모든 먼 곳을 파악하고모든 먼 것들의 사정을 다 이해하고 용서하는전지하신 하느님께합장하고 기도 올리는 성모마리아.…파티마 병원에 어머니는 누워 계셨다.빗자루에 환자복을 입혀놓은 것처럼 바싹 말라서아직 살아 계셨다 내 손을 잡고 울다가 자기가 죽을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그러다 조금뒤면자기가 죽을 것을 까맣게 모르는 사람처럼..…… 내가하나도밉지 않은 듯이, 어제도 날 본 사람처럼 웃었다다음 생에는 안 싸우고 안 아픈 곳에서 함께 있자고이제 당신이 내 자식으로 태어나라고 내가 당하겠다고당신도 당해보라고눈물이 끝 모르고 흘렀다 눈물 흘릴 자격이라도 있는 것처럼 마치 자식 된 사람인 것처럼……… 그 시각 모든 일이 먼 곳에서동시에 벌어지고 있었다 거기선 엄마도 죽고 나도 죽고 끔찍한 날 피해 자리를 비킨 동생도죽고 모두 죽어서죽고 나서 웃고 있었다 모두 지난 일이라는 듯모두 지나야 했던 일이라는 듯...... 그러나 그건나 혼자서 듣는 소리였다어머니는 홀로 죽을 것이며나는 여전히 어떤 현실들에 마비된 채살아도 되는 사람처럼 살아서살아 있는 것 같은 사람들 사이를 걸어 다닐 것이다 조성래
출처: 전씨 중앙종친회 원문보기 글쓴이: 전과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