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은 발전의 필수요소이다. 하지만 아무리 반복을 통해 익숙해진 기능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가 된다. 텃밭농사를 하면서 물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를 절감했고, 용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터펌프와 그 동력이 되는 배터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형편상 중고를 구입해 사용했으나 여러가지로 제약이 많다보니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갖게되고 의외로 많은 분들이 자작을 한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아무래도 인건비가 비싸다보니 시간이 날 때 자작을 하게되면 비용의 절약이 된다.
뒤늦은 나이에 배터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실험을 하다보면 원치않는 실수도 하게 된다. 실수는 습득을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될 때마다 부품을 하나 둘씩 구입해 쌓아뒀던 부품들을 용기를 내 요즘 조립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지난 첫주 해수욕장 야영을 할때 배터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야외용 냉장고를 2박3일 밖에 사용을 못했다. 8월15일이 결혼 38주년인데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요즘 날씨도 무덥고하여 이번에는 계곡으로 야영을 하기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월악산 송계계곡 야영장인데, 집에서 가는 거리도 있고하니 간길에 4박5일 하는 것으로 예약이 잘돼 15일 아침 출발하려니 배터리 정비가 발등의 불이된 셈이다. 다행히 용량이 큰 파워뱅크가 2~3개 있어서 4박5일은 거뜬히 지낼만한 용량이다.
신학교를 가기전 정밀기계 제조분야에서 4년을 종사했었고 집안내력도 이공계쪽이라서 기술분야는 익숙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주 오랫만에 한번 작업을 하려면 앞뒤가 잘 파악안되는 신체적 퇴화현상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따르는 삶도 역시나 마찬가지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청년때 그토록 미친듯이 파고들었던 성경통독도 목회를 하면서 설교준비를 위한 직무적 인용으로 바뀌게 되고 기도나 묵상등도 본의아니게 게을러졌던 사실을 반성하게 된다.
하지만 예수동행일기를 기록하며 늘 정해진 습관을 일상화하게되면 우리는 굳이 퇴화현상이라는 변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이든 반복은 중요하다. 기왕이면 주님과 동행에 습관이 되어야 할 것이고 매일의 삶에서 내가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는 삶의 반복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