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플레이(Foul Play)
1978년 미국영화
감독 : 콜린 히긴스
출연: 골디 혼, 체비 체이스, 버지스 메레디스
레이첼 로버츠, 더들리 무어, 브라이언 데니히
마크 로렌스, 마릴린 소콜
'파울 플레이'는 눈이 큰 여배우 골디 혼의 출연작 중에서 '벤자민 일등병'과 함께 흥행에
꽤 성공한 영화입니다. '벤자민 일등병'은 국내에 개봉되지 않았지만 '파울 플레이'는
1980년 개봉되어 단관시절로는 보기 드문 흥행인 서울관객 32만명을 동원하여 80년에
개봉된 영화중 '만딩고'에 이서 두 번째 높은 관객동원을 했습니다. 79년부터 우리나라
외화시장은 성룡의 시대였고, 년간 30여편 이내의 외화만 개봉되었기 때문에 헐리웃
메이저 영화를 그다지 많이 만날 수 없던 시절에 그래도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범죄 액션물이지만 코믹 영화에 많이 나오는 골디 혼을 내세웠다는 것은 코믹터치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함께 나오는 배우들도 체비 체이스,
더들리 무어 등 코미디물에 어울리는 배우들입니다.
이혼녀인 글로리아(골디 혼)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여성입니다. 어느날 차가 고장이
나서 도움을 청하는 남자를 태워주고 그 인연으로 그 남자와 영화를 함께 보기로
합니다. 약속한 시간에 영화관에 나타나지 않는 남자, 영화가 시작되고 뒤늦게
나타난 남자는 복부에 피를 흘리면서 '난장이를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고 죽습니다.
이후 영문도 모르고 무시무시한 킬러에게 쫓기게 되는 글로리아, 그녀와 이미
안면이 있는 토니 형사(체비 체이스)가 도움을 주지만 사건이 터질때마다 킬러들은
감쪽같이 현장을 수습하여 토니 형사는 글로리아의 말을 믿지 못합니다. 그런
와중에 점점 조여오는 킬러의 습격으로 글로리아는 목숨이 위험한 처지에 이르게
됩니다.
골디 혼
옆에 있는 포스터는 존재하지 않는 영화 제목이다.
영화속 영화로 보여진 알란 랏드 주연의 영화는
과연 어떤 작품일까?
미국 영화에 첫 출연한 더들리 무어(왼쪽)
훗날 '텐(10)' 과 '아서'라는 히트작에 출연한다.
진지한 스릴러 형식으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내용인데, 이 영화에서는 코믹한 패턴을
선택했습니다. 교황의 암살계획을 세운 악당 무리들이 살인을 자행하면서 음악회를
통해 교황의 목숨을 노리를 음모를 계획하고, 천방지축 여인 글로리아와 그녀를 돕는
젊은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눈이 커서 겁에 질린 연기가 일품인
골디 혼은 영화내내 영문도 모른 채 킬러에게 쫓기지만 교황암살을 저지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우게 됩니다. 킬러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형사와의 로맨스로 이루는 등 내용은 스릴러인데 형식은 로맨틱 코미디 같습니다.
성룡 시대에 성룡 영화들도 코믹 액션이었는데 이 시대에는 이런식의 경쾌한 코믹
액션이 인기를 누렸고,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나 '007 문레이커' 처럼 만화같이
변한 007 시리즈도 크게 흥행을 했고, '파울 플레이'역시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액션 코믹물이라서 국내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인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가서 너무 이것저것 부수면서 차량 운전을 하는 부분이 좀 산만하게
느껴지는데, 그래도 이런 장르에 잘 어울리는 골디 혼 이라는 배우의 활용도를
잘 살려 제법 재미있는 오락물로 완성되었습니다. 수준이나 완성도보다는 부담없이
즐기는 킬링 타임용 영화의 전형입니다.
눈이 큰 골디 혼은 겁먹은 표정이 일품이다.
골디 혼에 비하면 밋밋한 느낌을 주었던 체비 체이스
"난장이를 조심하라!"
'록키 시리즈'에서 록키의 트레이너 미키 역으로 알려진 버지스 메레디스가 글로리아의
이웃인 나이든 교수로 출연하는데 왜소한 몸집의 버지스 메레디스의 후반부 액션과
차력 장면이 흥미롭습니다. 특히 악당 여자와의 치열한 격투 장면은 긴박감 보다는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서'와 '텐' 등 코믹 흥행작으로 알려진 키작은 배우
더들리 무어가 이 영화에서는 조연으로 출연하여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하면서 웃음을
줍니다. '난장이를 조심해'라고 말했는데 키가 작은 더들리 무어가 등장하게 되니 혹시
이 인물인가 라는 생각도 잠시 들게 합니다. (더 작은 남자도 등장하지요. 골디 혼을
거의 까무라치기 직전까지 가게 만드는)
후반부에 악당과의 액션보다는 이것 저것 부수는 자동차 질주로 때우는 점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어치피 액션보다는 코믹한 부분을 강조한 영화라서 이해될 만 합니다.
골디 혼은 69년 '선인장 꽃'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알려진 배우지만 우리나라에 영화가
많이 개봉되기 시작한 것은 90년 '전선위의 참새' 부터 였습니다. 70년대 출연작 중
'달러'와 함께 보기 드물게 국내에 개봉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톡톡 튀는 골디 혼의
매력이 잘 발산된 영화이며, 상대적으로 남자 주인공 역할인 체비 체이스는 많이
밋밋했던 느낌입니다. 전형적인 골디 혼에게 맞춘 코믹 액션물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킬러에게 쫓기는 와중에도 로맨스를 벌이는 골디 혼
록키에서 트레이너 미키 역으로 알려진
버지스 메레디스가 액션 교수로 등장하여
코믹한 모습을 선보인다.
교수와 악녀의 격투
ps1 : 골디 혼도 간혹 진지한 영화에 출연하곤 했는데 '슈가랜드 특급'이나
'행복했던 여자' 같은 작품들입니다.
ps2 : 골디 혼은 20대나 40대나 외모가 많이 변하지 않은 여배우로 유명한데, 관리를 많이 한 대표적인 배우지요.
ps3 : 체비 체이스는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배우인데 존 카펜터 감독의
'투명인간의 사랑'이 그래도 좀 알려진 작품입니다.
ps4 : 알란 랏드 주연의 "This Gun Is Mine" 라는 영화가 영화속 영화로 등장하는데
그가 출연한 영화중에서는 그런 제목의 영화는 없습니다. IMDB에는 "This
Gun for Fire'라는 1942년 작품의 오류라고 되어 있는데 벽에 붙은 포스터
장면에서는 공연 배우가 필리스 칼버트와 폴 스튜어트로 나와 있고, 그들과
알란 랏드가 공연한 작품의 제목은 '위험한 약속(Appointment with Danger)'
이라는 영화입니다. 실제로는 어떤 영화였는지 궁금합니다. ( 두 편 모두
못 본 작품이라)
ps5 : 파라 포셋이 원래 주연으로 물망에 올랐었는데 '미녀 삼총사' 출연계약
문제로 불발되어 골디 혼이 대신 출연한 것이라고 합니다. 두 배우의
이미지가 많이 비슷한데 파라 포셋이 좀 더 진지해 보이죠.
ps6 : 더들리 무어의 미국영화 첫 출연작입니다. 그 전에는 영국영화나 TV
출연만 했지요.
[출처] 파울 플레이(Foul Play 78년) 골디 혼 주연의 코믹 액션물|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