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프로포즈 여행으로 잠깐 파리-피렌체-로마 다녀왔을 때엔 분위기 괜찮은 레스토랑 여기저기 검색해서 미리 예약도 해놓고 그러고 갔단 말이야.
근데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촉박하게 결혼준비를 하느라 기간도 긴~ 여행에서 그런건 하나도 준비를 못했었어.
그래서 일단은 도착해서 괜찮은 집 블로그 검색해보고 다니고, 예전에 가봤던 집 다시 가고 그랬었어.
근데 전에 갔던 집이 특색 없고 생각도 안 나고 그런 경우 다들 있잖아?
나같은 경우엔 니스가 그랬어.
몇년 전에 친구랑 왔을 때엔 바다 보고 그냥 뺑오쇼콜라 먹고 kfc먹고 돈 아끼고 했던 기억밖에 없었거든.
그러다가 여행고수들이 넘치는 네이버의 한 카페에서 니스를 다녀오신 분이 이 앱을 추천해주신거야.
영어, 불어 다 됐고 액정 몇번만 두드리면 레스토랑 예약이 되고, 또 몇몇의 레스토랑은 할인까지 해준다는게 아니겠어!
바로 다운받아서 그 다음날 런치부터 예약하고 떠나기 전날까지 무척 잘 사용했어!!
"The Fork"라는 앱이고, 페이스북 연동해서 쓸 수 있어서 난 따로 회원가입을 안했어.
아래 사진은 다운 받은 후에 앱 처음 실행시켰을 때의 화면이야.
원래는 gps 켜 놓으면 알아서 위치를 잡아서 주변에 반경 2km정도 내에 있는 레스토랑 들이 리스트에 떠.
근데 나는 지금 한국이므로 니스를 검색했어.
그리고 나서는 언제 예약할지, 날짜와 시간, 인원수를 체크하고 find a table을 누르면
그 시간에 가능한 레스토랑들이 뜨고, 레스토랑 중에 마음에 드는 곳 예약해서 시간 맞춰서 가면 돼.
보통 점심은 3코스요리로 조금 저렴한 메뉴이면 할인이 안되고,
단품인 a la carte에서는 20~30%씩 할인을 해줘.
근데 이게 좀 대중없이 한 레스토랑에서 남편이랑 같이 런치세트랑 단품을 시켜먹고 계산서를 달랬더니 전체에서 30% 할인을 해줬더라고.
일단 편하게 예약할 수 있고, 또 운 좋게 할인까지 받을 수 있는 앱 여시들도 유럽 가서 한번 써봐.
내가 니스에서 사용하고 바르셀로나로 넘어왔는데 거기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이탈리아도 사용 가능해.
나는 첫번째 레스토랑을 런치로 긴가민가하면서 예약했고, 너무 맛있어서 첫번째 레스토랑을 한번 더 예약했어.
그리고 디너는 또 다른 레스토랑을 예약했지.
두 번의 레스토랑이 넘나 맛있어서 첫번째 레스토랑을 한번 더 가기가 아까운거야...
평 좋은 데는 많은데 또 가려니까 막 아쉽고 코슨데 양도 좀 적었던 것 같고 그래서 한번 더 예약한 걸 그날 밤에 취소하고 다른 데를 예약했어.
결론적으로 레스토랑 세 군데 모두 엄지척 할만큼 맛있었고, 네이버에서 니스 맛집이라고 알려주는 곳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어.
그럼 내가 니스에서 저 앱을 통해 이용했던 레스토랑을 소개할게.
1. keisuke matsushima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쉐프이고, 미슐랭 별을 받은 쉐프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든 레스토랑이야.
이 레스토랑이 미슐랭 가이드에는 올라가 있지만, 별은 안 받은걸로 검색이 돼.
앙트레+본식 또는 본식+디저트 2코스 구성이 23유로이고,
앙트레+본식+디저트 3코스 구성이 30유로야.
메뉴는 위에 사진처럼 불어로 되어있어서 서버한테 영어로 설명해달랬고, 나이 지긋한데 멋진 서버 할아버지께서 설명해줬어.
우리는 해산물 러버라 해산물 들어간 것 위주로 골랐고, 중간중간 아주 영 앤 핸썸 가이이지만 영어가 힘든 훈남 서버는 빵을 제공해줬어.
우리는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3코스 2인으로 먹었고, 여기서 먹고 바로 호텔 들어와서 그 다음날까지 예약했어.
오늘 먹었는데 내일 또 먹고 싶은 맛이었달까. 진짜 짱이야.
당시에 내일 또 오자!!!이러고 메뉴판을 안 찍어서 페이스북이랑 홈페이지 뒤져서 나랑 남편이 먹은거 찾아왔어.
참고로 위에 메뉴 캡처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메뉴야!
우리 메뉴는 7월1일부터 7월26일까지 판매되는 메뉴였고,
당일 메뉴는 홈페이지(www.keisukematsushima.com) 또는 레스토랑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Keisuke-Matsushima-Nice-123594054332064/)에서 확인하면 돼.
자리에 앉자마자 웰컴푸드를 갖다줘.
숟가락에 놓여있는건 아이스홍시? 같은 걸로 기억하고, 가운데에 있는 건 생선살튀김이었나 해산물을 뭉쳐서 튀긴 볼 이었어. 마지막은 딱 설탕물 입혀서 따뜻한 방울토마토.
얘네들 먹으면서 여기 맛있을 것 같다며 막 두근거려 하면서 호들갑떨었어ㅋㅋㅋㅋ
그럼 코스 시작인 앙트레부터 리뷰할게.
-Daurade Royale En carpaccio, mini tomate de Sicile, huile de sésame, ciboulette(도미회)
카르파초라고 해서 보통은 스테이크를 타다끼 형태로 많이 먹는건데, 생선요리라고 설명해줘서 시켰어.
도미인줄 몰랐는데..... 나와보니 도미회. 특템!
작년 로마 갔을 때 일식집에서 사시미랑 스시로 100유로 넘게 썼을 정도로 우리는 회를 진짜진짜 좋아하거든.
이거 한번 먹자마자 내일 또 오자! 하면서 먹었어.
남편이 시킨건데 내가 더 많이 먹엇다능.
-Courgettes Ronde "Niçoises" en ravioles, crabes aux amandes, sauce tapenade(주키니 호박 속에 게살)
유럽에서는 애호박 비슷한 주키니 호박을 곁들여서 많이 요리하더라고.
한국에서 애호박볶음을 좋아한 나는 주키니 얘기 듣고 바로 이 음식 골랐어.
이 요리도 맛있긴 했는데 도미회에 깜짝 놀라는 바람에 그저 그런것처럼 느껴졌어.
두번째로 본식.
-Calamar à la plancha, risotto de bouillabaisse(오징어 리조또)
오랜만에 쌀 좀 먹어볼까? 하면서 시켰어.
the fork 앱에서도 누군가 이거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리뷰 남긴걸 보고 처음부터 이거 있으면 나 꼭 먹을거야! 하고 간거야.
오징어+리조또 궁합은 진짜 최고.....
오징어 본래의 비릿함+짭조롬~한 소스랑 불린 쌀알이랑 매우 잘 어울렸어.
보통 아는 토마토 소스, 크림소스도 아니고....
먹물 소스의 오징어 고유맛? 거기서 텁텁함을 뺀거라 생각하면 돼.
보통 리조또는 토마토소스랑 크림소스라서 쌀을 먹어도 밥을 먹는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이 메뉴는 그렇지 않아서, 한식이라곤 컵라면이랑 누룽지밖에 없던 우리를 100% 만족시켜줬어.
-Mille-Feuilles de Boeuf "Simmenthal" juste saisi au wasabi saveur japonaise(와사비스테이크)
해산물을 하나 시켰으니 고기도 하나 먹어야지! 하고 15유로 추가해서 먹은 스테이크야.
얘는 보통의 두꺼운 스테이크랑은 달리 얇은 고기 세 장이 켜켜이 쌓여있는 스테이크고, 그 사이사이에 와사비 소스가 발라져 있어.
그래서 이름이 밀푀유인 듯 싶어.
얇은 고기라 해도 고깃집이나 마트에서 구이용으로 나온 부채살이나 채끝등심의 두께라고 생각하면 돼.
유럽에서 굳이 일식집을 찾아가지 않는다면 와사비의 맛을 느끼기 힘들잖아.
유럽의 스파이시 매운 정도는 우리의 풋고추 매움?
100% 호텔로 여행한 우리는 한식 코빼기도 못 봤는데, 여기서 와사비의 알싸한 매운맛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어.
옆에는 가니쉬로 일본식 고구마 튀김! 일식집 온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15유로 추가한게 전혀 아깝지 않았어.
이 메뉴는 알아보니 이 셰프의 시그니쳐라 시즌에 관계없이 늘 가면 먹을 수 있는 것 같아.
현재도 메뉴 찾아보면 제공되고 있네.
마지막으로 3코스의 꽃 디저트!!
- YUZU en soufflé, sorbet fromage blanc(유자맛수플레와 아이스크림)
코티지치즈 아이스크림이랑 유자수플레인데, 아이스크림 맛은 흔히 먹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이었어.
하지만 따뜻한 수플레랑 먹는다면 최고지.
나는 한국에서 수플레를 보통 뷔페에서 먹었거든.
정식 매장에서 제 돈내고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그저 그런 수플레를 생각하고 시켰단 말이야.
근데 금방 만든 수플레, 막 찌르면 안에 크림? 반죽? 암튼 그런게 퐁퐁 샘솟는 거랑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더라.
마지막까지 감동을 안겨주는 메뉴였어.
- Myrtille granité de yaourt"Grecque", sabayon et sorbet verveine(소르베아이스크림)
세 가지 맛 아이스크림이라고 얘기 들어서 시켜봤어.
블루베리맛 그릭요거트 아이스크림과 크림맛 아이스크림, 그리고 레몬맛 아이스크림!
동그란게 레몬맛이었던 것 같고, 블루베리랑 크림맛은 데코로 된 것 이었어.
크림맛은 흔히 아는 투게더맛? 시중의 바닐라아이스크림맛 생각하면 될거고,
블루베리하면 색깔부터 블!루!베!리!하는데 Myrtille가 블루베리라는 거에서 지금 좀 당황ㅋㅋ
여기까지가 우리의 코스였어^^
나는 알코올은 전~혀 입에도 못 대는 사람이라 물 마셨고, 남편은 맥주없이 못 사는 사람이라 프랑스 맥주인 1664를 먹었어.
3코스 2인 60유로에 15유로로 스테이크 업그레이드 한 데다가 물이랑 맥주까지 해서 총 82유로가 나왔네.
작년 파리의 les ombres라는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은 디너로 1인 65유로에 이용했는데 이정도 만족하지 못했거든.
두 명이 미슐랭 스타의 레스토랑에서 3코스로 82유로면 적당한 가격인 것 같아.
the fork 앱에서는 코스로 구성된 세트메뉴는 이미 저렴한 가격이라 할인은 안된다고 나와있었고, 단품을 시키면 30%할인된다고 했지만, 런치로 우리가 갔을 때엔 코스 메뉴만 줘서 코스로 먹었어.
이 집의 단점은 양이 좀 작다는것?
먹으면서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이러고 먹었고, 스테이크를 안 시켰으면 진짜 모자랄 뻔 했어.
본식 먹으면서도 우리 방에 가서 작은컵라면 하나씩 더 먹자고 했었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중간중간에 훈남 서버가 빵도 갖다줘서 리조또 소스에 빵 찍어먹고 하면서 좀 양이 차서 방에 가서 라면은 안 먹었어.
솔직히 모자라도 라면으로 내 입안을 덮기엔 너무 아까운 맛이라 참았던 것도 있었어.
니스를 떠나고 일주일 뒤에 니스테러가 일어나서 진짜 슬펐어.
계속 여행 중었는데도 니스를 잊지 못해서 니스앓이를 했었거든.
나랑 남편은 다음 유럽 여행지에 꼭 니스를 넣기로 약속할 정도로 니스에 푹 빠졌어.
나는 여행계획 잡자 마자 여기 레스토랑부터 예약할거야.
그정도로 만족한 레스토랑이니 기회가 되는 여시들은 한번 방문해보길 바라면서 안녕~
문제시. 니스 맛집 2탄으로 준비한 l'octopussy랑 l'empire 글은 쭈굴쭈굴 하면서 삭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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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니스 갔을 때에도 저 가격에 못 먹었던 것 같거든! 진짜 괜찮은 앱이었엉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0.05 00:4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0.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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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첫번째 집이 젤 비싸게 먹은 거였어! 두번째 세번째 집은 더더욱 싸게 먹었거든^^
@꾸꾸77ㅏ77ㅏ 거기도 어딘지 알려줘! 다음에 또 가봐야지♥
@꾸꾸77ㅏ77ㅏ 다음에 꼭 가볼게! 스테이크 진짜 맛있겠다♥♥ 니스는 최고야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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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메이저 여행지인 런던 파리같은데 말고는 맛집 찾는것도 일이더라고ㅜ 게다가 투어까지 안하면 그냥 멘땅에 헤딩인데 큰 도움 됐엉
해외여행맛집검색) 와ㅠㅠ 이런 방법도 있구나...! 여시고마워여 니스맛집두 꼭 가보께용♡
응! 진짜 저 가격에 만족스러운 곳 찾긴 힘들거야. 유럽 또 가면 무조건 1순위로 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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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메이저 관광지인 파리 런던 등등 이런데가 아니고서는 맛집 찾는것도 일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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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나 예전에 굴 요리 유명한 turin인가 갔는데 맛있긴 하다만 초장이 생각나는 맛이라 좀 아쉬웠거든. 맛집 뜬곳 보다는 훨씬 나을거라 자부해!
우와...유럽여행갈때 진짜유용하겠어!!! 식당 예약도되고ㅠㅠ 고마워 여시야!!!
오...니스!? 첨들어본 나여시 솔깃솔깃합니다!! 맛있는게 많다면 무조건 가야지!!
@꽃길걷쟈나 프랑스 남부라 프랑스요리+이탈리아요리+해산물요리라 저 중에 하나라도 좋아하는게 있음 백프로 만족할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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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 존잘서버 있는데 알려주겠어? 나 또 갈거야. 담엔 남편없이 가거나 실내에서 썬글 끼고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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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갈때 꼭 써봐요^^
댓천좀이따인나서볼래ㅜ나한테피료해ㅜ
댓천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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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동유럽은 한번도 안 가봤지만.... 몇군데 찾아보니 나와! 이용할 수 있을듯 싶어
(유럽여행레스토랑예약)신행갈때참고해야지!!
또 가고싶은 신행! 신행이면 민박이랑 맥도날드로 연명하긴 그렇잖아. 매번 좋은건 못 먹더라도 괜찮은 집 골라가요~ 어디가는지 알면 몇군데 더 알려줄텐뎅.
@탈탈탈탈 우와!!나파리랑로마생각중이에용!!
고마워 여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