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힘을 합쳐 밤을 새며 악법을 저지하고 있는데 국민의당은 한 명이 1시간쯤 얼굴 비춘 것 말고는 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러더니 오늘 주승용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자신들이 중재안을 정의화 의장에게 전달했고, 이것을 의장이 수용했는데도 더민주가 거부하면 자신들은 필리버스터 종결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만약 국민의당이 필리버스터 종결에 찬성할 경우 더민주 탈당파 중 무소속으로 남아있는 의원이나 컷오프 탈락 의원 중 2명만 찬성에 동참해도 필리버스터는 종결됩니다.
그런데 국민의당 중재안이라는 걸 들여다보니 참 우습습니다. 정보수집권을 국정원에게 줄 수 없다는 것이 더민주와 정의당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그런데 국민의당 중재안은 1~2년만 한시적으로 국정원에게 주자고 합니다. 이게 중재안입니까? 선거 때 국정원을 써먹으려고 새누리가 선거법과 연계해서 통과를 강행하는데, 1~2년 한시적으로 시행하면 내년 대선까지 국정원에게 칼자루를 주고 마구 휘두르게 하자는 의미입니다. 이게 대체 어디를 봐서 중재안입니까? 그냥 새누리가 원하는대로 다 해주자는 건데, 그래서 새누리 2중대 소리를 듣는 건데도 자신들이 뭔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집단입니다.
국정원의 패악질은 누구보다 안철수 본인이 직접 겪어보았습니다. 국정원에서 해킹팀에 불법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하여 뒤에서 사찰을 하다가 걸렸을 때 당시 새정연에서 이 비리를 밝히겠다고 앞장선 사람이 안철수입니다. 자기 전공분야라 했죠.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못 밝혔습니다. 왜? 국정원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거든요. 안철수가 무능해서 못 밝혔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으렵니다. 국정원이 "쌩까는데" 안철수가 국정원 서버를 해킹할 것도 아니고 무슨 수로 밝히겠습니까.
요는 이것입니다. 국정원은 그 조직의 특수성상 국회(국민의 대표기관)의 자료 제공 요구조차 거절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책임지지 않을 수 있는 집단입니다. 안철수가 그걸 몸소 겪었지요. 그래놓고는 지금 와서 국정원에게 "총선과 대선 기간 동안" 정보수집권을 허락하자고 이야기하는게 중재안이라네요. 참 똑똑한 사람일텐데 어째서 이렇게 논리적으로 우스운 실수를 자꾸 저지를까요. 그게 아니면, 안철수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국민의당 다른 인간들이 사고치는 겁니까? 무엇이든간에 국민의당의 밑천은 다 드러났습니다. 새누리 2중대. 본인들이 원해서 새누리 2중대가 됐는지, 멍청해서 새누리 2중대로 끌려다니는지는 확증이 없지만, 아무튼 결과는 같습니다.
사실 정보수집권을 국민안전처에 주자는 더민주의 제안도 개인적으로는 반대입니다. 어차피 국민안전처도 대통령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고, 국정원 직원이 파견나와 하고 싶은대로 다 해도 그만이고, 대통령 뜻에 따르지 않으면 책상을 20분간 치며 우주의 도움을 찾을 대통령의 격노가 무서워서 꼭두각시 노릇밖에 못할테니 테러방지법 제정 자체가 국민에게 큰 재앙이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한 번 법을 만들면 나중에 새누리가 다수의 힘으로 법을 개정하기도 쉽고, 박근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시행령만 줄창 만들어 꼴리는대로 다 할 수도 있습니다. 애당초 법의 제정 자체를 막아야 하는 것이 시대적 당위입니다.
그러나 더민주가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없으니 국민안전처에 정보수집권을 주는 양보를 한 것이지요. 우려대로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법을 악용했을 때, 적어도 국민안전처는 국정감사 대상이니 야당이 이를 밝혀내고 처벌시킬 수 있다는 최후의 안전장치라고 있으니 양보한 것일 겁니다. 국정원은 국정감사장에 불러도 안 나와도 그만, 나와도 자료 제출 거부해도 그만입니다.
그걸 알면서도 중재안이랍시고 대선까지 국정원에게 칼자루를 쥐어주자는 국민의당. 그딴걸 중재안이라고 내어놓고는 이걸 안 받으면 우리는 새누리 편에 서겠다고 협박하는 국민의당. 그 와중에 더민주 컷오프 탈락자에게 추파를 던지며 정치질에만 여념인 국민의당. 국정원에게 개무시당해서 자신의 전공분야인 불법 사찰을 밝혀내지도 못하고 망신만 당했던 안철수에게 묻습니다. 정녕 이것이 당신의 중재안입니까?
첫댓글 국민의 당이 하는 모습이 박쥐나 다름없네요...
그리고 지금 시작하는 더불어 민주당 김광진 의원이나 은수미 의원 같은 덜 알려진 인물들은 괜찮은데 이종걸이 하는 말은 정말 싫네요... 뭐 오히려 사정을 하고 있으니 그게 야당이 취할 행동인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당 의원 수가 정의당 보다도 적어 망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역시 간철수 야권분열의 아이콘.
동냥을 못 주면 쪽박이라도 깨지마라.
국정원 제2의 댓글 사건과 2017년 제2의 불법대선을 위한 전주곡을 시작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