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수달요정
근 오래 클량 활동도 잘 하지 않았고
잠시 옆동네에서 활동하고 있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한자 적습니다.
먼저, 짧은 글을 읽기 전에 갈라치기가 아닙니다.
(나이대, 성별)
어제부터 오늘 약 am 00:00~6:00남태령에 있었고요.
첫차 풀리고 도무지 몸이 버티지 못 할 것 같아 일찍 들어 왔습니다만..
정황상 (휴대폰으로 더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셨던 양 옆 어린 친구분들) 더쿠에서 오셨던 분들 같은데
본인 뿐 아니라 주변 사람도 챙기면서 추운 새벽을 같이 버틸 수 있던 원동력
충분히 배울 점이라 봅니다.
제가 잠깐 추워서 또 졸리기도 해서 졸고 있었는데
양 옆 친구분들이(저보다 한참이나 어린 여성 친구분들) 지속해서 괜찮으시냐, 무리하시면 안된다. 지금이라도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면 들어가라
어디서 챙겨왔는지 모를 진순 작은컵라면에 뜨거운물을 넣어 나눔도 받았고요
핫팩이 식었는지 묻고는 새걸 뜯어서 목 뒷덜미에 얹어주고 손에도 하나 쥐어주시더라고요.
고맙다는 말을 거짓말 보태 한 오십번은 했던 것 같은데
이름 모를 친구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어찌 전해야 할지 몰라 간밤에 운영하던 배민으로 대추차 서른잔 배달해서 나누어 드시라 말만 전했습니다.
전 남성이고, 40대입니다만 어린 남자인 분들보단 여자인 분들이 대다수였어서 그것도 좀 놀랐습니다.
체력적으로나 날씨도 있어보니 전혀 쉬운게 아닌데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였다 하더라도 그냥 고맙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버티지 못해 일찍 들어가려는 순간에도 그 좁은 길을 질서 정연하게 만들어서 이동이 쉽도록 구획을 짜 앉은것도 있고
역쪽으로 걸어갈 때는 고생했다는 소리도 던져주더라고요.
유럽 같았으면 이미 화염병이 날아들었을지 모르는 상황에
배려와 격려에 배울점도 많이 느낀 하루였네요
지하철 안에서 집에 가려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으니
또 다른 어린 친구들이 손 발이 꽁꽁 언 날에 수고하셨어요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에
괜히 한 것도 (직접적으로)나누어 준 것도 없는 제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어찌나 따스하던지..
잘 모르는 다른 사이트에서 온 친구분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혼자라 느꼈던 제게
아주 작은 불씨 하나를 나누어 준 느낌이었습니다
현생을 산다고 바쁘고 힘들어서 누군가는 가겠지라는 생각이었다면
그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게 있나 싶더라고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덕분에 남은 집회도 계속해서 참석할 예정입니다.
나는 왜 어릴때 그러지 못 했나 라는 생각과 실천하는 그들을 보니 스스로가 글러먹었나 싶던 생각을 깨우치게 만든 이틀이었네요.
누군가와 따숩고 밝아야 할 연말에 그렇지 못 해준 것에 대한 죄송스러움과 한편으론 고마움을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이 느낀 하루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전해질지 모르겠으나,
방배경찰서 표지판 옆 도로에 앉아 꾸벅꾸벅 졸던 아재를 옆에서, 앞에서, 뒤에서 같이 챙겨주셨던 친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클리앙 댓글 중---
미망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우습게도 본문 초반처럼 저 역시 갈라치기가 아님을 먼저 말하고 쓰지만(이런 상황이 너무 웃프네요)
이번 계엄에서 탄핵까지의 과정에서 정말 2030 여성들의 힘을 느꼈습니다.
이건 확실하게 기록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미래가 어찌될지 모르지만 다시금 밝게 빛난다면 그 빛의 혁명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있을 사람들은 분명 2030여성들일 겁니다.
강멘
한세대만 모여서는 힘이 약합니다
지금은 더쿠분들이 나서고 클리앙세대분들이 오히려 지원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니 극우들이 얼마나 더쿠와 클리앙 세대를 갈라치기 하고 싶겠습니까?
포카리
뉴스나 보며 한탄하던 저도 , 훨씬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젊은 세대를 보면서
반성과 함께, 앞날의 희망을 봅니다.
세상에...
나는 20대 때 뭐했지... 세상을 원망하며 술이나 마셨던 거 같은데...
더쿠 여러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