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이카 제작실습반] 인물분석-니나 미하일로브나 자레츠나야 (3/12)

갈매기 니나_현실이 어떻든 인내하고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갈매기는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훨훨 날아가 이룰 수 있다. 답답한 시골을 떠나 커다란 도시든 넓은 바다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부푼 꿈을 안고 멀리멀리 날아가려 했던 갈매기는 총에 맞아 더 이상 날개짓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박제가 되어버린다. 배우라는 꿈을 안고 도시로 떠났지만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채 삼류배우의 삶을 살아가는 니나의 모습이 갈매기와 비슷하다 생각했다. 4막의 니나는 매우 불행하고 아프고 정신적으로도 온전치 못한 보잘 것 없는 행색이다. 그래도 니나는 그때 여기 호숫가를 자유로이 가로지르던 갈매기처럼 여전히 꿈을 향해 나아간다. 신념을 갖고 인내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기꺼이 즐겁게, 마치 갈매기처럼.  더욱 생각해볼 점 1. 얼마나 배우가 되고 싶은가[1막-3막]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하고싶다. 그중에서도 배우라는 직업에 로망이 있다. 꼬스챠의 어머니인 아르까지나씨만 봐도 그렇다. 모스크바의 유명 극장에 이름이 걸리고 모두가 다 아는 그런 사람이다. 공연이 끝나면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른다.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다른 건 다 괜찮다. 제발 나도 유명한 배우가 되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얼굴이 실렸으면 좋겠다. 그런 상상만 해도 너무나 행복하다. 2. 배우로서의 가치관[4막] 내가 그동안 너무 환상속에서 살아왔다는 걸 알았다. 무작정 배우가 됐다고 해서 유명세를 얻고 화려한 인생을 사는 건 아니었다. 가난하고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며 연극을 하는 신세가 되고 나니 깨달은 사실이다. 하지만 난 이제 정말 배우다. 진정한 배우가 되기 위해 그 어떤 어려움도 인내하며 끝까지 나아갈 거다. 나 자신을 믿고 내 할일을 생각하며 그 순간에 몰입해 즐거움을 찾는거다.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배우로서 책임을 가지고 어떤 무대든 기꺼이 오를거다. 3. 꼬스챠의 연극이 나에게 어떻게 와닿았는가 또 얼마나 흥미로웠는가꼬스챠의 연극은 심오하고 심란하지만 내가 가족 아닌 사람들 앞에서 하는 첫 공연이었다. 솔직히 생명이니 고독이니 악마니 하는 것들이 다 무슨 말인지, 꼬스챠의 의도도 잘 몰랐었다. 특이하고 흥미롭긴 하지만 그저 어려웠다. 게다가 나 혼자 대사만 줄줄이 읊어대야하니까. 차라리 사랑얘기였다면 이해하기도 쉽고 연기하기도 더 재밌었을텐데. 그래도 갑갑한 집에서 벗어나 무대에 올라 연기도 하고 춤도 출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4. 뜨리고린의 책을 읽고 받은 영향강압적인 집안 분위기 속에서 뜨리고린의 책은 다른 세계로의 통로였다. 밖을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는 나로써는 대리만족하기 딱 좋았다. 답답한 와중에도 책만 펼치면 책속으로 도망갈 수 있었으니까. 그가 만들어놓은 활자 속 세상은 늘 새롭고 아름다웠다. 소설 속 주인공으로 사는 꿈도 여러번 꿨다. 어쩌면 뜨리고린의 책 또한 내가 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것에 조금은 일조했을지도 모른다.  니나의 내적 외적 모습 [1막에서 3막까지]_“얼굴도 예쁘고 목소리도 좋고” “나이 어리고 청순하고 예쁜 아가씨”나름 잘 사는 집안의 딸로 밝고 쾌활하고 활기차다. 잘 웃고 사람들에게도 잘 다가간다. 리액션도 잘 한다. 맑고 반짝이는 눈빛과 또렷한 눈매를 가졌다. 생기가 넘치는 사람인만큼 발그레한 볼을 가지고 있을 수도. 건강하고 잘 뛰어다니며 걸음걸이는 가볍고 리듬감있다. 항상 가슴을 활짝 열고 곧은 자세로 뛰어다닌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발랄한 에너지가 있다. 순수함이 잘 드러난다.  나의 꿈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말은 어쩌면 나란 존재 자체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억압하고 구속하고, 강압적이고 숨막히는 아버지 밑에서 올바른 사랑의 형태를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거다. “그리고 반드시 사랑얘기가 있어야지” 라는 대사에서 보면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뜨리고린을 향한 마음은 처음엔 동경, 존경, 선망, 독자로써의 호감이었다. 하지만 친해지고 더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면서 그에게 점점 더 푹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동경은 갈망으로 호감은 사랑으로 변해갔다. 1. 오지상 콤플렉스정신적이나 신체적으로 성인이 되지 않은 여성이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성을 사모하며 동경하는 형태. 중년층의 멋진 남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현상.1-a. 엘렉트라 콤플렉스어려서 아버지의 사랑을 아예 받지 못했거나 또는 아버지를 지나치게 사랑해서 갖게 되는 심리상태. 아버지같은 푸근함과 배려심, 이해심, 다정다감하고 자상하게 아빠처럼 챙겨주는 모습에 반한다. [4막]_“얼굴은 여전히 예쁘지만 창백해지고 맑은 모습은 다 사라지고” “많이 마르고, 눈은 더 커졌군”가난한 삼류배우가 되어 부모님 집에서조차 내쳐졌다. 어딘가 불안해하고 언제나 지쳐있는 모습. 사람들 말을 잘 듣고 있다가도 곧잘 자기 생각에 빠져버린다. 눈빛은 총기가 사라지고 공허해졌다. 어깨를 움추리고 다니며 시선은 바닥이나 아래쪽에 향해있다. 보폭이 작고 느린 걸음.  _”애를 낳았는데 죽었어요”1. 사산우울증 죄책감 상실감 감정조절장애 // 면역력 감소, 빈혈,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했을 경우 몸의 밸런스 붕괴2. 몇달 못 살고 아이가 죽음(저체중 혹은 조산 또는 환경적 요인)죄책감 우울증 상실감 // 정신착란 신경쇠약 _“뜨리고린은 싫증이 나서 원래 자기 여자에게로 돌아갔구요…니나도 그 희생물이죠”1. 회피성 성격장애열등감 또는 자신이 매력이 없다고 느끼며 다른 이들의 비판에 집착한다. 무기력하거나 경계심이 심하다. 새로운 활동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잘 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우울감이 극에 달했다가 갑자기 분노로 바뀌는 등 심리적 정서가 시시각각 바뀐다.2. 경계성 성격장애정서가 불안정하고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공허하고 버려진 느낌을 받는다. 스트레스가 많은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편집증이 있을 수도 있다. 위험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영향에 취약하며 자신의 상황에 따라서 분노, 외로움 같은 우울감이 극에서 극으로 반복된다. 감정기복이 심하다. 중요한 사람과 분리되면 버림받는단 공포가 생기는데, 공포를 없애기 위해 그 사람의 잘못과 잔인함을 비난하거나 자기파괴적인 모습을 보인다.*해리성 인격장애를 갖기도 한다고(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자기자신과 분리된 느낌을 받는 것) _"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고"1. 성대결절배우로써 연기를 제대로 해내야하는데 마음대로 잘 되지는 않고, 무대 위에서 어떻게든 감정을 끌어올리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보니 목이 상했을 가능성이 있다. 가난하니까 치료를 제때에 받지 못했을테니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었을 것.  니나 분석 니나 미하일로브나 자레츠나야_자레츠나야 집안의 미하일의 딸 니나22살_“20년동안 이 시골구석에서 자란 촌년”-아르까지나 (1, 2, 3막 20살 // 4막 이후 22살)누군가는 삼류라고 표현하는 배우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한곳에 정착한 것이 아닌. 이곳 저곳 떠돌아다니며 살고 있다. 20살까진 아빠와 새엄마와 호숫가 건너편에 살았다. 친엄마가 날 낳았던 호숫가 하얀집에서. 유명한 배우가 되어 온세상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는 게 꿈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아주 어릴 적부터 생글생글 잘 웃고 다녔다.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말을 걸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일이 전혀 어렵지 않았고 즐거웠다. 모두들 “니나는 밝아, 니나는 활발해”라고 말할 정도.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 솔직한 편이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때론 너무 직설적으로 말을 해서 상처받는 사람들도 있었다.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일이 행복하다. 남들 앞에 나서서 무언가를 선보이는 것이 좋다. 오히려 날 제대로 봐주지 않거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섭섭하더라. 철없던 어린이 시절엔 책을 읽고 그 책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 연극을 펼치는 일이 취미였다. 거실 한가운데에 무대를 꾸며서 혼자서 모든 인물들을 1인 다역으로 해냈다. 물론 제대로 된 소품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그저 혼자서 떠드는 꼴이었어도, 고것이 재밌었다. 관객은 주로 엄마와 아빠 또는 가끔 오시던 부모님 친구분들뿐이었지만.매사에 긍정적이고 복잡한 걸 싫어한다. 뭐든 단순단순하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좋다. 겉과 속이 같은 걸 선호한다. 무언가에 꽂히면 거기에 온전히 몰입한다. 그래서 가끔은 감당 못할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일단은 추진하는 편이다. 감정에 충실하다. 어떻게 보면 충동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태어나보니 집 주변이 호숫가였다. 그래서일까, 호수 주변을 자전거로 뱅글뱅글 돌거나 산책을 나가는 일이 일상이었다. 집에 있는 게 버겁고 답답할 때도 늘상 밖으로 도망치듯 빠져나와 호수로 달려갔다. 시원한 바람과 눈 앞에 펼쳐진 푸른 빛에 넋을 놓고 있으면 마치 내가 한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집에 있는 동안엔 책을 읽었다. 많이 읽었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그 사람의 책만 주구장창 읽었고, 관심있는 장르가 생기면 그것만 파고들어 읽었다. 하지만 여전히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 뜀박질을 하는 편이 훨씬 기분이 좋았다. 친엄마가 있던 우리집은 화목했다. 언제나 사랑으로 보듬어주며 나만 바라보던 엄마. 그러다 10대 중반 한창 예민할 시기에 엄마가 돌아가셨다. 갑작스레 소식을 들었고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되더니 손 쓸 수도 없이 그냥 그렇게 되었다. 원래도 무뚝뚝하고 조금은 엄격하던 아빠는 엄마를 잃은 슬픔 속에서 더욱 차가워졌다. 뭐 하나 끊겨버린 사람처럼 실의에 빠져있던 아빠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업도 실패했다. 사업이 연달아 실패로 끝이 나자 주식투자에 손을 댔고,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여자를 데려왔고 엄마라고 했다, 새엄마. 아빠는 새엄마 눈치를 많이 보느라 신경이 더더욱 예민해졌다. 내가 알아서 집안일도 척척 해내고 얌전하고 조신하게 있기를 바라셨다. 꼬스챠와 같이 있다가 집에 늦게라도 들어오면 아주 큰일이 났다. 연극의 연 자도 꺼내지 못하게 하셨고 어서 결혼을 해서 내가 나가길 바라는 것 같기도 했다. 아빠는 배우들을 경멸하며 사람은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셨다. 덕분에 자유롭게 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어려워졌다. 새엄마는 친절했지만 상냥한 분은 아니었다. 형식적인 친절함일 뿐이지 절대로 곁을 내주진 않았다. 새엄마가 들어오고 사정은 점차 나아졌지만 나와 아빠 사이는 점점 나빠졌다. 계속해서 억압 받다보니 집을 떠나버리고 싶단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주로 하얀 드레스를 입고 다녔다. 하얀색이나 밝은 파스텔톤의 화사한 옷을 좋아한다. 엄청 화려하거나 과감한 옷도 입어보고 싶긴 했는데 뭔가 안 어울릴거란 생각에 못 입어봤다. 꼬스챠 집에는 아르까지나씨의 사진이 가득했다. 사진 속 아르까지나씨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선명한 빨강 드레스도 있었고 레이스가 풍부한 금색 드레스도 있었다. 반짝이는 장신구와 진한 화장이 너무나 멋있어보였다. 그런 아르까지나씨 뒤로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부러웠다. 모두가 날 바라보고 나의 이름을 외치고 어디를 가도 내 사진이 걸려있는 세상은 어떨까. 배우가 되면 그런 꿈같은 세상이 펼쳐지게 될 것 같았다.요즘에는 옷은 옷으로서 입는다. 이곳 저곳으로 돌아다녀야 하다보니 하얀 옷은 금세 더러워져서 안되고 주로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는다. 진한 갈색이나 와인색, 또는 녹색의 때가 잘 타지 않는 옷이 가방을 채운다. 악세사리도 잘 하지 않고 화장은 연극무대에 오를 때만 한다.  꼬스챠와 사랑을 했었다. 어릴 적 호숫가를 걸어다니다 만난 동네친구다.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에서 점점 호감이 사랑으로 변해갔다. 거기에 서로의 엄마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5년정도의 기간동안 아주 풋풋하고 행복한 사랑을 했다. 꼬스챠는 헌신적이었다. 꿈이 있는 사람, 재능이 있는 사람과 사귀는 것이 참 좋았다. 미래를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는 걸 굳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순간순간에 충실한 시간들이었다. 꼬스챠가 쓴 연극에 출연한 적도 있다. 나에겐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선보이는 첫 공식 연극이었다. 비록 작은 무대였고 끝까지 보이지도 못했지만 재밌었다. 꼬스챠는 어딘가 미친듯이 몰두하는 면이 있었고 난 그게 좋았다.뜨리고린과도 사랑을 했다. 유명한 작가 뜨리고린. 그 사람과 함께라면 나도 유명하고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꼬스챠의 연극이 올라가던 날, 바로 그날 만났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를 눈앞에서 마주쳤을 때의 기분이란. 첫만남부터 들떠있었던 기억이 난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벅찼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도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게 관심이 있다. 날 사랑해준다. 세상이 내 것이 되었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걸 두고 쓰는 말인가 생각했다. 꼬스챠와는 다른 성숙한 매력, 그 사람에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로써 무너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짜 어른으로서 나의 부족한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을 만나면 모든 걸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물론 내 생각은 처절하게 무너져내렸다. 정말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호숫가 집에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그런, 사랑은 없고 미움과 원망과 무관심이 존재하는 공간. 왜 이렇게 변했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배우로써 성공하지 못해서 흥미가 떨어진 걸까. 내가 아이를 잃은 후 예전의 건강함과 반짝임을 잃어서 그런가. 어쩌면 그는 그저 잠시 자기 욕망을 채울 새로운 수단이 필요했고 그게 나였던 것일 수도. 그렇게 난 버려졌다. 하지만 우습게도 나는 아직도 그 사람을 지우지 못했다. 이젠 정말 잡을 수도, 다신 볼 수도 없는 존재란 생각 때문인지 더욱 열렬히 갈망하게 되었다. 이게 사랑인지 미련인지 알 수 없지만 아직도 그 사람 생각을 한다.  1. 나는 누구인가? (대본에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과거부터 현재의 내가 있기까지 인생 과정을 만들어 보기)니나조금은 엄격한 아빠와 상냥하고 친구같은 엄마. 호숫가에서 일생을 살아온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모두가 니나를 사랑했다. 휴일엔 시내에 나가 가족끼리 문화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갑작스레 찾아온 엄마의 죽음. 상실로 인한 슬픔에 잠식되어 애정이 사라진 가정. 그때부터 집안도 기울기 시작했다. 산더미처럼 쌓여버린 빚을 새엄마가 도와주고 있다. 사랑으로 맺은 결혼인지 약점이 잡혀 하게 된 결혼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빠는 새엄마의 눈치를 보며 오히려 나의 숨통을 짓누른다. 얌전하게 책만 읽다가 괜찮은 집으로 결혼하길 원하는 아빠. 유명한 배우의 아들인 꼬스챠집에 놀러가는 것만으로도 혼날 일을 만들기엔 충분하다. 니나에게 배우의 꿈은 일종의 동경에서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유명해진다는 건 정말로 중요한 일 같다. 배우를 꿈꾸고 있지만 그건 배우란 직업이 유명해졌을 때 화려한 직업이어서가 아닐까. 아마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유명세같다. 온마음으로 유명해지길 원하고, 그것이 니나가 생각하는 삶의 목표이자 지향점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2. 지금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1막]꼬스챠의 첫 연극 준비가 한창이라 분주하고 활발하다. 저녁 8시 달이 하늘에 떠오르고 연극이 시작된다. 하지만 도무지 집중할 수 없는 어수선한 분위기에 황금히 막이 내려지고. 사람들은 저마다 대화를 한다._니나는 연극무대에 올랐고, 평소 동경하던 유명한 작가 뜨리고린을 처음으로 만났다.[2막]한적하게 잘 흘러가나 싶었던 하루가 아르까지나와 사므라예프의 갈등으로 와장창 깨져버렸다.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은 갑자기 떠날 준비를 하고, 꼬스챠는 상심과 질투심에 사로잡혀 갈매기를 쏴죽이고 자신에게도 방아쇠를 겨눈다._니나의 뜨리고린을 향한 마음은 커져만 가고 꼬스챠와의 관계는 파탄이 났다고 해도 무방한 것 같다.[3막]꼬스챠의 자살소동으로 일주일 늦춰진 뜨리고린과 아르까지나의 여정이 드디어 끝났다. 떠날 준비로 분주한 상황. 아르까지나와 꼬스챠가 오해를 풀고 화해한다. 니나와 뜨리고린의 사이는 단순한 호감이라고 하기엔 전보다 깊어졌다._니나는 고민 끝에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모스크바로 가서 뜨리고린과 만날 준비를 할거다.+뜨리고린과 니나의 관계는 쌍방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극을 보고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뜨리고린에게 니나는 진심을 담은 사랑이라기보다, 하나의  반짝이는 소설 소재로 보였다. 자신에게 좋은 영감을 가져다주는 한낱 소재처럼 느껴졌다(2막과 3막 모두).[4막]쏘린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꼬스챠를 제외한 모두는 로또게임 삼매경. 혼자 있는 꼬스챠에게 니나가 찾아오고 순탄치 못한 인생 이야기를 하다가 떠나버린다. 뜨리고린을 아직도 사랑하는 니나. 그런 니나를 아직도 잊지 못한 꼬스챠. 그리고 꼬스챠의 자살.  3. 나와 상대방의 관계는 무슨 관계인가?[꼬스챠]1막 : 애인인 동시에 가장 친한 친구.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꿈을 키워나가는 관계.2막 : 헤어지자 말을 하진 않았지만 이미 나의 마음은 떠나버린 상태. 그의 모든 행동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3막 : 내 관심밖의 사람.4막 : 맑고 순수했던 시절 날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 옛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뜨리고린]1막 : 선망의 대상이자 내가 너무나도 만나고 싶었던 사람.2막 :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가고 이 사람을 더 알고 싶다.3막 : 새로운 사랑.4막 : 2년 사이에 완전히 틀어져버린 관계지만 여전히 잊지 못한 상대.[아르까지나]1막 : 닮고 싶고 동경하는 사람.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사는 사람.2막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애인이지만 여전히 나에겐 선망의 대상이다.3막 : 뜨리고린과 비밀스런 관계가 된 이후부터 피해다니고 있다. 마주치면 불편하고 눈치보이는 관계.4막 : 여러모로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존재.[마샤]꼬스챠 집에 놀러갈 때마다 마주치지만 긴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는 어쩌면 조금은 어색할 사이(?)[뽈리나]언제나 친절한 분이고 편한 사람.[사므라예프]재미없는 농담을 많이 하고 갑자기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지만 자주 봐서 익숙한 사람.[메드베젠코]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는 분이셔서 친구처럼 막역한 사이는 아니지만 친절하다. 언제나 마샤 곁에 계셔서 자주 마주치지는 못했다.[쏘린]날 우리 가족보다 더 따뜻하게 아껴주고 예뻐해주시는 분.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할아버지와 손녀 관계가 이렇지 않을까.[도른]동네 의사선생님이라 어딜 가나 쉽게 만나뵐 수 있고 어렸을 적부터 계속 봐왔던 분. 유쾌하고 함께 있으면 재미있다.   4. 지금이 언제인가? (시간)[1막] _ 저녁 8시 전후[2막] _ 한낮[3막] _ 아침부터 정오까지[4막] _ 저녁에서 밤까지  5. 나는 어디에 있는가? (장소를 상상하고 느껴보기)[1막] _ 쏘린 집 정원에 세워진 무대 [2막] _ 쏘린 집 정원[3막] _ 식당[4막] _ 꼬스챠의 서재(옛 응접실)  6. 지금 이 일이 왜 벌어지고 있는가?니나 시점[1막] _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보이기 위해[2막] _ 뜨리고린을 계속 보고싶기 때문에[3막] _ 뜨리고린은 놓칠 수 없어서 + 배우가 되고 싶어서[4막] _ 마지막으로 어린 시절의 나와 작별하기위해서         _ 뜨리고린을 보고싶어서*자료를 조사하던 중 4막에서 니나는 뜨리고린을 만나기 위해 이 집에 돌아왔다는 말을 발견했다. "아무도 없는 거죠. 어머님이 오셨다면서요”아르까지나가 온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건, 당연히 이곳에 뜨리고린이 있단 사실 또한 알고 있다는 것. 아르까지나가 왔다는 소식이 났다면 유명인인 뜨리고린의 소식 또한 같이 왔겠지. 니나가 뜨리고린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싶은 마음에 이 집에 들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뜨리고린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걸로 극이 진행되는 것 같다. 그 옛날 꼬스챠와 함께 연극준비를 하고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며 행복해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찾아왔다가, 우연히 뜨리고린의 목소리를 듣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7. 이곳에 있기 전에 나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전 상황이 나에게 주는 영향)[1막]사람들 앞에서 꼬스챠 연극의 주연으로 서는 날. 들뜨고 설렌다. 게다가 오늘 연극에 아르까지나씨와 그의 연인 뜨리고린씨도 온다고 하니 더 가슴이 뛴다. 뜨리고린씨는 이름만 대도 누구나 알아보는 아주 유명하고 훌륭한 작가다. 그런데 아빠가 나가지 말라고 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연극을 한다는 말은 절대로 꺼낼 수 없고, 그 어떤 핑계를 대도 설득할 수 없는 아빠니까. 꼬스챠에게 시간맞춰 꼭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나가지도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다가, 아빠가 나간 틈에 재빨리 뛰쳐나왔다. 밖이 벌써 어두워져서 미친듯이 달렸다. 혹시나 연극을 못 올리게 될까봐 내내 걱정하며 무작정 달린다.[2막]연극소동이 있고난 후 꾸준히 틈이 날 때마다 꼬스챠집에 놀러갔다. 아르까지나씨가 언제 떠나실지 모르니까 틈틈이 놀러갔다. 뜨리고린씨와 잘하면 마주칠 수도 있고 그러다 얘기를 나누게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친하게 지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직은 한번도 제대로 얼굴보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 오늘도 역시 우연히 뜨리고린씨와 만나기 위해 호숫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산책을 해본다.[3막]며칠 사이에 뜨리고린씨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전보다 훨씬 가까워진 것 같다. 애석하게도 오늘은 그가 아르까지나씨와 함께 이곳을 떠나는 날이다. 어떻게 하면 나의 진심을 직설적이지 않고 특별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내내 고민한 끝에 마음을 담은 선물을 준비했다. 그와 더 만날 수는 없을까. 내가 정말로 직업 배우가 되면 어떨까. 함께 모스크바로 떠난다면 그분은 작품활동을, 나는 배우가 되기 위한 도전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제발 그가 나에게 함께 떠나자고 말해주면 좋겠다. 점을 보는 척하며 말을 꺼내봐야 겠다.[4막]엘레쯔행 열차를 타기 전,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흔적을 쫓아왔다. 내가 살던 호숫가, 꼬스챠와 연극 연습을 하던 정원, 옛 추억이 묻어있는 곳. 이렇게라도 한번 둘러봤으니 이제 다시는 오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꼬스챠도 한번 보고싶어서 창문을 기웃대는데 마침 혼자 있는 것 같다. 멀리서만 보고가려 했는데 막상 보니까 제대로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간다. *엘레쯔행 열차를 타기 전, 그 사람을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싶다. 비록 날 버리고 옛 애인에게로 돌아갔지만 난 아직도 그를 향한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가고싶다. 조심스레 그 집 응접실 창문을 통해 그가 있나 없나 집안을 살피는데 다른 사람들 아무도 보이지 않고 꼬스챠만이 앉아있다. **이곳엔 배우를 꿈꾸던 어린 니나가 있고 꼬스챠와 사랑하던 순수한 니나, 그리고 뜨리고린을 사랑했던 반짝반짝 빛이 나던 니나도 있다. 비록 지금의   현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달프고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지만 받아들일 준비가 다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그 시절과 마주하기 위해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