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17 (금) 우원식, '명심' 추미애 꺾고 22대 국회의장에 선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우원식'은 "누구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민주당 재선 의원)였다. 친명계에서 추미애 당선자(6선)를 밀어붙이는 흐름이 노골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진 의원들급에선 경선 전부터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일단 두고 보자"며 이변을 예언하는 말들이 물밑에서 많이 오갔다. 특히 조정식 의원(5선)이 추 당선자(6선)와 갑작스레 단일화에 나서고, 정성호 의원(5선)이 중도 포기하는 등 친명계 내부의 교통정리 '그립'이 세질수록 이 같은 목소리는 커져만 갔다.
결국 우원식 의원은 끝내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자를 누르고 과반 득표로 의장 후보에 당선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①'보이는 손' 개입에 의한 인위적 단일화에 대한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진 데다 ②친명 독주를 바라보는 민심을 우려한 의원들의 집단지성이 작동했고 ③추 당선자에 대한 비토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변으로 보지 않는다"는 우원식 의원의 자신감 가득찬 발언이 나올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었던 것이다.
우원식 의원은 5월 16일 국회의장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내부엔 명심 논란이 없었다"며 "이날 결과를 이변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른바 명심 논란에 대해서도, 우원식 의원은 "친명(친이재명)이 어디로 쏠렸다는 것은 언론의 과한 추측"이라며 "저도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했고, 이재명 대표의 미래 비전이라 할 수 있는 기본사회부위원장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누굴 향해 마음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본인의 친명계 이력을 어필하며 진화에 나섰다.
짧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이재명 대표에게도 이날 결과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듯하다. 당내에선 추미애 당선자와 조정식 의원의 단일화 배후에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작동했다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추미애 당선자가 일부 강성 당원들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순리대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취지로 추미애 당선자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결과 직후 "당선자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는 짤막한 입장만 밝혔다. 당선자들의 여론이 곧 당심이라는 것이다. '의장 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있었다'라는 질문에는 "저도 (다른 당선자들과 같은) 한 표"라며 명심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어떤 후보든 국민의 뜻에 맞게 의장의 역할을 아주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우원식 의원과의 예방 일정을 잡으며 '우원식 국회의장'에 곧장 힘을 싣는 모습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민주당 당선인을 꺾고 사실상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확정 지으면서 국회 부의장직을 노리던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의 속내가 복잡해졌다.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에 22대 기준으로 각각 5선의 우원식 의원과 4선의 이학영 의원을 후보로 확정하며 국민의힘 소속 5선 이상 중진들이 부의장에 출마하기 애매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5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를 열고 우원식 의원과 이학영 의원을 각각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 후보로 결정했다. 이로써 우원식 의원은 사실상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확정 지었다.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부의장직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명씩 맡는다.
민주당의 국회의장단 후보가 결정되면서 국회 부의장직을 노리던 국민의힘의 5선 이상 다선 의원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국회 부의장은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데 의장과 부의장의 선수가 같거나 역전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가장 선수가 높은 의원은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과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으로 4.10 총선을 통해 6선 의원이 됐다.
만약 두 의원 중 한 명이 국회 부의장을 맡는다면 의장과 부의장의 선수가 역전된다. 앞서 조경태 의원은 최다선이 의장을 맡는 관례를 지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5월 14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의장 후보 경선에 대해 "최다선 의원 중 최연장자가 국회의장을 하는 게 관례"라며 "추미애 의원은 6선, 우원식 의원은 5선이기에 최다선 의원이 의장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5선 의원은 권영세(서울 용산), 김기현(울산 남구을), 권성동(강원 강릉), 나경원(서울 동작을),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 등이다. 이중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당권 주자로 분류돼 22대 전반기 국회 부의장직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6선, 5선 의원이 부의장에 도전하기엔 상황이 많이 민망해졌다"고 말했다. 4선 의원 중에서는 원내대표 선거에 나섰던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이 부의장 후보군으로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이종배 의원은 충청권의 유일한 4선으로 영남권이 주요 요직을 독식하려 한다는 시각에서도 자유롭다. 앞선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의미한 지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도읍(부산 강서), 김상훈(대구 서)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안철수 의원은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달리 현재 국회부의장 경선을 준비하지는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선이 아닌 추대로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선보다는 의원간 조율로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호중 '뺑소니' 일파만파… 마약 검사에 소속사까지 수사
경찰이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호중 씨를 상대로 음주는 물론, 마약 검사를 실시하고, 사고를 은폐하려 한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까지 수사 대상으로 놓고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월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고 당시 김호중 씨의 음주 및 마약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5월 10일 김호중 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진행했지만 '음성'이 나왔다. 사고 발생 이후 약 17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에 경찰은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중 씨는 사고 전 유흥주점에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김호중 씨 측은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김호중 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 시약 검사도 시행했으나 이 역시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마약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는 최소 2주 소요된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 기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여러 의혹과 관련해 합리적 의심이라고 생각하고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호중 씨 매니저와 소속사 대표 등을 상대로 조직적 은폐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김호중 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 중 마주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김호중 씨 매니저는 경찰에 출석, 본인이 운전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자수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당시 김호중 씨가 직접 운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호중 씨가 매니저에게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요청한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김호중 씨가 사고 17시간 뒤에야 출석한 점 등으로 볼 때 김호중 씨와 소속사 간 긴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호중 씨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강제수사에도 착수했다. 김호중 씨 소속사 대표 이모 씨는 입장문을 내고 김호중 씨가 유흥주점을 방문했으나 음주는 하지 않았고 매니저에게 자수를 지시한 것도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이모 씨는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며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모 씨는 이어 "얼마 후 김호중은 먼저 귀가했고, 귀가 후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며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듯하다"고 했다. 경찰은 김호중 씨 매니저와 이모 씨를 범인도피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호중 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외에 범인도피 교사, 증거인멸 등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후 다른 혐의 등도 추가될 수 있다"며 "(조만간) 관계자들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릉 안반데기, 5월 중순 '때아닌 눈세상'
5월 중순 강원 북부 산간 지역에 이례적인 대설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해발 1100m 강릉 안반데기가 눈세상으로 변했다. 안반데기 마을은 해발 1100m 고산지대로 떡메로 떡을 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도 널찍한 지형이 있어 안반데기라고 불리게 됐다. 산이 배추밭이고, 배추밭이 곧 산이다. ‘안반’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을, ‘데기’는 평평한 땅을 말한다.
기상청은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높은 산지에 10㎝ 이상의 많은 눈이 쌓였다고 16일 밝혔다. 설악산 소청대피소에는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 전날 오후부터 이날 아침 6시 기준 40㎝의 눈이 쌓였다. 또 중청대피소에도 20㎝의 눈이 내렸다. 이날 설악산에 내린 눈은 지난 2020년 5월19일 이후, 가장 늦은 봄에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이밖에 정선의 발왕산(1458m), 원주 치악산(1288m)에도 5월 중순에 많은 눈이 내렸다.
5월 15~16일 사이 5월 중순으로는 이례적으로 강원 산지에 많은 눈이 내려 쌓였다. 5월 중순에 대설특보가 발령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기상청은 5월 15일부터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강원 산지에는 10㎝ 이상의 매우 많은 눈이 쌓였다고 5월 16일 밝혔다. 5월로는 이례적으로 5월 15일 강원 북부 산지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대설주의보는 5월 16일 오전 9시부로 해제됐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5월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강원 산지에는 5월 중순에도 눈발이 날리는 일이 흔하지만 5월 중순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것은 관련 자료가 남아있는 1996년 이후 처음 있는 일다. 이번 눈으로 강원 고성과 인제 경계에 있는 향로봉에는 16일 오전 8시까지 14.9㎝의 눈이 쌓였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설악산에도 중청대피소 20㎝, 소청대피소 40㎝ 등의 눈이 쌓였다. 5월 15~16일 설악산에 눈이 내린 것은 2020년 5월 19일 이후 가장 늦은 날짜이다. 기상청은 강원 산지에는 5월 16일에도 1∼5㎝의 눈이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이날 예보했다. 그 밖의 높은 산지에도 0.1㎝ 미만의 눈이 날리거나 조금 쌓이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곳은 빙판길이나 도로 살얼음 등이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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