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마늘재배 농가들이 늘어난 작황에도 얼어붙은 소비 등으로 가격이 폭락해 시름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수확기 인력난은 코로나19 등으로 더욱 심각해 농가마다 일꾼 구하기에 아우성이다.
7일 영천시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영천지역 올해 햇마늘 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한 3만9천t 정도로 예상된다. 평년 2만~2만5천t 대비 40% 이상 증가한 풍작이다. 이는 전국 예상 생산량 36만t의 1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때문에 햇마늘 출하가 본격화되면 마늘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달 4일 기준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kg당 마늘 가격은 3천220원으로 평년 5천650원 대비 43%나 하락했다. 최근 3년간 영천지역 kg당 햇마늘 값은 2017년 4천400원, 2018년 3천100원, 지난해 2천원 수준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음식점 등 소비가 대폭 줄면서 지난해 농협 수매 물량 등 재고 물량도 상당히 남아돌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의성에서는 최근 밭떼기 거래가 2, 3건만 겨우 성사될 정도로 상인 발길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의성군 단촌면의 한 마늘재배 농가는 "마늘밭 한 마지기에 최근 220만~25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정부의 마늘폐기 지원비 230만원과 비슷한 가격"이라며 "지난해 거래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의성군 금성농협 관계자는 "마늘 작황은 좋지만 소비 부진 등으로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는 농가를 더욱 힘들게 한다"며 "행정기관이 마늘 유통과 보관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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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따기'가 된 일손 구하기도 농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외국인 근로자 발길이 끊겨 하루 일당이 남성 13만원, 여성 9만원에서 각각 15만원, 12만원으로 치솟은 현실이다.
영천 신녕면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올해도 풍년 농사를 지었지만 수확도 전에 마늘값 하락과 인건비 부담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면서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천시 관계자는 "7일부터 6월까지 농촌일손돕기 중점 지원기간으로 정해 공무원을 비롯해 각급 기관, 단체, 기업체 등과 일손 돕기에 나서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을 도울 작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