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난 클로드 고레타 감독은 제네바대학에서 법을 공부했다. 친구이자 동료이며 영국의 ‘프리 시네마’ 운동을 일으킨 알랭 타네와 함께 1955년 런던으로 이주한 후 영국영화연구소(The British Film Institute)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타네는 감독으로 데뷔하여 <2천년에 25살이 될 요나 Jonas Qui Aura 25 Ansen l’an 2000> (1976)와 같은 독특한 사회주의 영화를 만든다. 고레타의 첫번째 영화는 실험적인 공동 연출작인 <나이스 타임 Nice Time>(1957)이었다. 이후 그는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기도 하였고, 스위스 방송사에서 드라마 대본을 쓰기도 했다. 신중을 기해 선택한 그의 첫 장편영화인 <마담>(Le Fou)은 대중적인 배우를 등장시킨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 대한 찬반 양론에도 불구하고 <마담>은 스위스 비평가협회에 의해 1970년 베스트 스위스 영화상을 수상했다. 물론 시나리오는 자신이 직접 쓴 것이다. 다음 작품인 <초대 L’Invitation>(1973)는 그를 국제적인 영화 작가로 인식시킨 작품이다. 이 신중한 희극은 루이스 브뉘엘과 장 르누아르를 연상시키는 걸작으로 영국과 미국 비평가들에 의해 호평받았다. 그리고 다음 작품에는 좀더 대중적인 제라르 드 파르디외를 등장시키기는 했지만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섬세한 일상의 묘사가 빛나는 그의 작품 세계는 <레이스 뜨는 여자 La Dentelli e>(1977)에서 단연 돋보인다. 스위스 출신으로서는 드문 감독이기는 하지만 <벨기에의 슬픔 The Sorrow of Belgium>(1994)과 같이 다국적인 유럽영화를 80년대 후반에 주력한다.
출처: [씨네21 영화감독사전]
클로드 고레타 감독 '레이스 짜는 여자' 리뷰
‘뽐므’란 별명을 가진 19살 소녀 베아트리스는 파리의 미용실에서 보조로 일하고 있다. 순진한 성격의 그녀는 친구 마릴렌과 노르망디 해변으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파리에서 온 프랑소와를 만나게 된다. 만남이 계속되면서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하지만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인 프랑소와의 일상은 뽐므에게 낯설기만 하다. 점차 사회적 위치와 문화적 배경 차이로 인한 갈등은 심해지고, 결국 둘은 헤어지기로 한다. 그러나 절망에 휩싸인 뽐므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