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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서양 철학사를 한 권으로 섭렵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앎’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자 그의 제자인 플라톤은 절대 지식으로서의 이데아를 만들어내며,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는 사물 속에 있다며 플라톤의이데아를 비판하고 확장한다. 이처럼 철학은 비판과 반성을 토대로 하는 학문이다. 즉 철학의 역사, 철학의 전개과정을 알지 못하고서 특정 철학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는 시대별 철학의 전반적인 특징을 주제로 삼고 해당하는 철학자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탈레스부터 데리다, 공자의 유학에서 최재우의 동학에 이르기까지 3천 년 동·서양 철학사의 흐름과 맥락을 읽고자 한다. 특히 저자는 평소 철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던 평범한 여고생들에게 감수를 맡겨 책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저자소개
저자 : 허훈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한국철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제예술대학교와 중앙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고등학교에서 철학 수업을 하고 있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철학과 형이상학에서 삶의 자양분을 찾아왔다. 수많은 철학 사조, 종교, 과학에 대한 지적 편력 끝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동?서양철학의 공통분모를 추출한 ‘영원의 철학’에 관한 책과 논문을 썼다. 영원의 철학은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역사를 뛰어 넘어 전해지는 근본진리’라는 뜻으로 쓰고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세상에 소개한 것으로, 수천 년 인류 역사, 동서고금의 현자들이 남긴 전통 지혜의 핵심을 추리는 것이다. 《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는 이런 작업의 일환이다. 저서로 《영원한 철학》, 《마음은 몸으로 말한다》, 《동무 이제마의 철학사상》(200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들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오로지 목적은 흐름을 이해하고 맥락을 잡는 것이다
1장 서양 고대철학
자연철학 물질세계를 이루고 있는 궁극적인 존재는 무엇인가?
소피스트 자연을 제치고 인간으로
소크라테스 너 자신을 알라
플라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실한 존재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데아는 사물 속에 있다
스토아학파 자연을 따르는 것이 곧 신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에피쿠로스학파 인간의 지상 목적은 쾌락이다
2장 서양 중세철학
교부철학 종교가 철학에 향연을 베풀다
스콜라철학 믿기 위해서 이해한다
오컴 신앙과 이성을 둘로 갈라놓다
3장 서양 근대철학
데카르트 의심하고 있는 내가 있다
스피노자 세계의 모든 것이 신이다
라이프니츠 세계는 모나드로 이루어져 있다
베이컨 자연과학적 지식으로 무장하라
홉스 이견이 없어야 진정한 철학이다
로크 철학의 근본 과제는 인식론이다
버클리 존재하는 것은 지각되는 것이다
흄 경험을 떠나서는 어떤 인식도 불가능하다
칸트 철학적 사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헤겔 변증법으로 칸트를 극복하다
벤담 쾌락이 유일한 선이고 고통이 유일한 악이다
밀 불만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되는 편이 낫다
4장 서양 현대철학
마르크스 철학은 관념이 아니라 실천이다
쇼펜하우어 세계는 나의 의지다
니체 초인이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키르케고르 이것이냐, 저것이냐, 선택을 하라
하이데거 인간은 세상 속에 던져진 존재다
사르트르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후설 엄격하고 절대적인 철학을 찾아서
러셀 확실한 지식을 탐구하라
비트겐슈타인 언어의 의미를 묻지 말고 사용을 물어라
프로이트 인간은 원래 이성적이지 않다
하버마스 이성을 비판하는 것도 이성이다
레비스트로스 인간은 구조의 산물이다
푸코 지식은 시대마다 재구성된다
데리다 모든 것을 해체하라
서양 현대철학 발전이 아니라 반기가 특징이다
5장 유학
공자 최고의 덕은 인이다
맹자 인과 더불어 의가 필요하다
맹자 vs 고자 인간은 교육하기 나름이다
맹자 vs 묵자 남과 나를 차별하지 말라
순자 성선설은 지독히 관념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한비자 모든 인간관계는 손익 계산을 바탕으로 한다
주자 유학, 철학의 반열에 오르다
왕양명 마음을 떠나 이치를 구하지 말라
이황 vs 이이 우주의 이기론이 인간의 심성론으로
정약용 한국 유학의 새로운 학풍, 실학이 태동하다
6장 불가
석가모니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깨우쳐야 한다
용수 흑백논리를 비판하고 중도를 논하다
교종과 선종 불경을 읽고, 참선을 하고
원효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의천과 지눌 중국의 종파 불교가 한국의 회통 불교로
7장 도가
노자 말이 많은 사람은 도를 모른다
장자 절대자유의 경지를 역설하다
왕필 근본을 숭상하고 말단을 지양하다
8장 동학
동학 왜 동학인가?
에필로그 영원한 철학을 향해서
출판사 서평
철학사를 공부해보기로 마음먹은 이들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
★ 한 권으로 섭렵하는 동·서양철학사
★ 철학적 물음들의 연쇄를 밝히는 3천 년 철학사
★ 각 철학의 시대적 배경에서 핵심까지, 친절하고 간명한 설명
다른 학문과 달리 철학은 역사, 즉 철학의 전개 과정을 알지 못하고서 특정 철학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철학은 비판과 반성을 토대로 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매우 독창적인 니체의 철학도 이전 철학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반성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시대별 철학의 전반적인 특징을 주제로 삼고 거기에 해당하는 철학자들을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학파를 앞세우기도 하고 비교 대상이 되는 인물이 있으면 함께 묶어서 소개한다. 오로지 목적은 동 서양철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맥락을 잡는 것이다.
철학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사를 알아야 한다
얼마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3차례에 걸쳐 방송된 소위 ‘세 모자 사건’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전 남편의 가족과 교회의 신도들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어머니와 두 아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모두 무속인 김 씨의 사주에 의한 것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방송에서는 두 아들과 달리 여전히 김 씨의 말을 맹신하면서 김 씨의 무죄를 주장하는 철창 속 어머니의 모습이 방송 돼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다. 김 씨의 사람을 조종하는 악랄한 수법과 그 수법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그래도 어머니가 한번쯤 김 씨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고 자신의 생각을 회의해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이렇게 우리의 삶에서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해 의심하고 회의해보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는 아주 크다.
철학은 바로 이러한 의심과 의문, 회의에서 시작한다. 물론 어머니가 철학을 공부하지 않아서 저렇게 되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것, 즉 철학적 사유가 그리 거창하지 않음을 말하려는 것이다. 철학적 사유는 눈앞에 보이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사실에 대해 한번쯤 물음을 던져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철학은 종교와의 갈등에서 출발했다”라고 말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회의하지 않는 맹신, 이것이 종교의 핵심이다. 종교적인 인간은 오로지 신의 뜻에 복종할 뿐 다른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물음의 ‘연쇄’가 바로 철학의 역사이다. 소크라테스가 ‘앎’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자 그의 제자 플라톤은 절대 지식으로서의 이데아를 만들어내며,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는 사물 속에 있다며 플라톤의 이데아를 비판하고 확장한다. 이렇게 철학은 이전 철학에 대한 비판과 반성으로부터 만들어지면서 이어진다. 그리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 철학이 어려워진 까닭은 이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점차 추상화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토론을 하다보면 얘기가 복잡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다른 학문과 달리, 철학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의 전개과정을 아는 것이 꼭 필요하다. 매우 독창적인 니체의 철학도 알고 보면 이전 철학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반성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니체 이전의 헤겔과 쇼펜하우어를 알면 그의 철학도 그리 어렵지 않다.
3천 년 철학의 흐름과 맥락을 읽다
누누이 설명하지 않아도 철학은 우리의 사고를 깊게 해주는 학문이라는 점에 대체로 공감한다. 하지만 막상 철학 공부를 할라 치면 항상 부딪히는 문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우리가 철학을 주입과 단순 암기식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 대체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철학 교과서가 대표적이다. 이 책의 지은이 허훈은 오랫동안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면서, 철학 관련 교과서(윤리 또는 철학 교과서)로는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아무런 맥락 없이 개념이 제시되고 개별 철학들을 분절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가 도와야 학생들은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당연히 독학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학생을 비롯해 철학사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이 철학사를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동?서양철학사의 ‘흐름과 맥락’이다. 사실 철학사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철학자들의 방대한 지식을 쑤셔 넣으면 오히려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이 개념이나 주장을 또렷이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큰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면 다음 공부로 나아갈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흐름과 맥락을 잡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수다. 버릴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버리고 핵심을 간취해야 흐름과 맥락이 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한눈에 보는 세계철학사》는 세계철학을 본격적으로 다룬 다른 책들에 비해 등장하는 철학(자)의 수도 적고 해당 철학에 대한 설명도 간명한 편이다. 그렇다고 해도《철학 콘서트》를 쓴 철학자 황광우의 말처럼 “지난 3천 년 ‘동서고금’의 철인들이 제기한 물음들의 ‘연쇄’를 찾아 우리를 철학하는 인간으로 거듭나게”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이 책의 “오로지 목적은 동?서양철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맥락을 잡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말하는 동?서양철학사의 흐름과 맥락은 무엇인가? 탈레스에서 데리다에 이르기까지, 공자의 유학에서 최제우의 동학에 이르기까지 3천 년 동?서양철학사의 흐름과 맥락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동?서양철학사는 관통하는 흐름과 맥락은 바로 ‘철학적 물음의 연쇄’이다. 동양과 서양을 나누어 말하면, 서양철학은 ‘신과 비이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인간과 이성의 고투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동양철학은 ‘깨달음을 통해 지혜를 얻으려는 끊임없는 수행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각 철학의 시대적 배경에서 핵심까지, 친절하고 간명한 설명
이 책이 다음으로 신경 쓴 것은 철학사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춘 친절한 설명이다. 이를 위해 문학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접근방법인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을 차용한다. 기존의 철학책들이 치중한 철학의 내적 논리=내재적 관점뿐만 아니라, 각 철학의 시대적 배경과 철학자 개인의 배경=외재적 관점까지 두루 다룬다. 실제로 책에서는 외재적 접근방법을 현미경으로, 내재적 접근방법을 망원경으로 표시해 설명한다. 또한 모든 꼭지는 철학을 뜻하는 ‘필로’와 ‘소피’의 대화로 끝을 맺는다. 필로는 학생들의 질문이고 소피는 저자의 대답이다. 이를 통해 본문의 부족한 내용을 채운다. 이 질문은 실제로 저자가 학교에서 철학사를 가르치면서 학생들로부터 받은 질문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친절한 접근을 위해 높임말로 말하듯이 썼다.
저자는 이 책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평범한 여고생들에게 감수를 부탁하기까지 했다. 감수자들은 평소 철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고, 따로 시간을 내 철학을 공부하지도 않은 친구들이지만 원고를 꼼꼼하게 읽고 어려운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러고 난 뒤 비로소 철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음을 고백했다.
★ 2015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 출판콘텐츠 지원 사업 당선작
책속으로
회의하지 않는 맹신(맹목적인 믿음), 이것이 종교의 핵심입니다. 종교적인 인간은 오로지 신의 뜻에 복종할 뿐 다른 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대 종교의 세계에서는 더욱더 그러합니다. 고대 종교의 세계, 곧 신화의 세계에 젖어 살던 사람들은 의심이나 의문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철학은 종교와의 갈등에서 출발했다”라고 말합니다.--- p.15
칸트는 어차피 인간은 사물자체를 알 수가 없고 사물자체에 대한 지식을 갖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언합니다. 그래서 칸트는 우리 눈에 비친 사물과 사물자체가 일치하느냐 아니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그것을 판단하는 방식(판단 형식)에 주목하자고 제안합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흄의 말처럼 인간의 경험을 통한 인식은 매우 불확실해서 그것을 그대로 진리라고 확증할 수가 없습니다. 칸트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칸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는 우리로 하여금 동일한 방식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무언가, 즉 판단 형식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판단 형식은 경험보다 먼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선험적 조건’이라고 부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떤 대상을 인식한다고 생각했는데, 칸트는 거꾸로 우리의 인식이 대상을 만든다고 얘기합니다. 즉 진리는 대상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주관(주체)의 판단 형식에서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p.210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치라고 해서 우리가 과학 교과에서 배우는 객관적 지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주자가 말하는 이치는 도덕법칙에 관한 지식입니다. 이 도덕법칙은 사람이나 사물에 내재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사물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이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실제 사물을 섭렵해야만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치는 사물에 즉(卽)해있는 것이지 허공에 매달려있거나 우리 마음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구체적 사물을 떠나서 이치를 탐구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사물에 직접 나아가서 그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라”라는 겁니다. --- p.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