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 대몽골시간여행' - 222. 몽골, 경제적 도약 가능한가?
▶몽골 경제, 3C에 의존
몽골은 한반도의 7배에 달하는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다.
그 넓은 땅에 사는 인구는 2024년 통계청 수치로는 3백49만 명, 채 3백50만 명이 되지 않는다.
3백29만 명인 부산광역시의 인구보다 20만 명 정도 더 많다.
몽골은 전통적인 유목문명권의 나라다.
초원에서 양과 말과 소 등 가축을 키우며 살아온 사람들이라 이들을 먹여 살리는 주요 산업이
축산업일 것으로 짐작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흔히 몽골의 경제는 3C에 의존한다고 말한다.
3C는 Coal, Cooper, China를 말한다.
즉 석탄과 구리를 중국에 수출해서 경제를 유지해 간다는 의미의 말이다.
실제로 몽골의 수출품의 80% 이상이 광물자원이다.
그것을 거의 대부분, 90% 이상을 중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몽골, 세계 10대 자원부국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부국(資源富國) 중의 하나다.
세계 4위의 석탄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땅을 조금만 파면 그냥 석탄이 나오는 노천광도 많다.
칭기스칸의 고향 다달솜으로 가는 길에 만난 바가누르라는 광산도 바로 그런 곳이었다.
구리는 세계 12위의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형석 세계 3위, 텅스텐 세계 5위 등 거의 모든 광물이 땅속에 묻혀 있다.
금과 은은 물론이고 전략 자원인 희토류까지 있다.
전 세계적인 자원 부족 현상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을 감안 하면 땅속에 묻힌 자원만 팔아도 4백만도 채 되지 않는
몽골인들이 충분히 잘 먹고 살 것 같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춤추듯 변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국제 원자재 가격은 몽골 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2012년 이후 세계적인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 10%에 육박하던 몽골의 경제 성장률이 1%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다.
특히 2015년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몽골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 부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IMF 구제금융에 의존하기도 했다.
▶외국 기업이 꺼리는 몽골 투자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라서 물류에 어려움도 적지 않다.
그래서 원자재 대부분을 물류가 용이한 이웃 중국에 수출하지만 중국이 경기침체에 시달리면 곧바로 몽골이 그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외국인 투자 관련법이 자주 바뀌면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약점이 되고 있다.
몽골이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몽골 정부와 몽골인들에게는 공산주의 체제의 잔재가 남아있고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성향이 남아있다,
특히 정부 부처가 배타적이어서 외국 기업에 거의 갈취 수준의 높은 수익금을 요구하면서 자주 문제가 발생했다.
세계 최대 석탄 매장량을 가진 타반 톨고이 광산과 구리와 금 매장지인 오유 톨고이 광산 프로젝트가 몇 차례 중단된 것도
그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외국 기업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약한 뒤에도 몽골 국민이 외국 기업에 너무 많은 이익을 넘겨준다며
비난하고 나서기 일쑤였다.
그래서 호주의 자원회사 등이 중도에 포기하고 철수한 사례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바툴가가 국민의 이런 정서에 편승해 표를 얻기 위해 외국 기업의 규재 부활을 외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앞서 소개한 적이 있다, .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정서가 걸림돌
이 같은 정서는 유목민들이 가진 장점인 ‘열린 마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유목주의 정서와도 어긋나는 부분이다.
아마도 2백 년 이상의 청나라 지배와 70년 소련 위성국가로 지내면서 만들어진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정서가 가져온 산물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래도 외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원개발에 투자해서 생긴 이익을 함께 나누는 대승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자원개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파이를 크게 만들어야 함께 나누는 몫이 커진다는 단순한 계산법을 깨달아야
중장기적으로 몽골의 성장 잠재력이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부터 경제 안정궤도
지난해(2023년) 몽골 경제는 여러 측면에서 안정궤도로 들어서고 있는 조짐을 보였다.
2020년에 바닥을 찍고 올라온 몽골 경제는 2021년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해는 여러 가지 경제 지표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줬다.
2023년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분기 7.9%, 2분기 6.4%, 3분기 6.9%로 안정적인 성장세였다.
무엇보다 중국의 광물수요 확대로 광물 수출이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경제 안정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후렐수흐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이 석탄 수입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대중국 광물 수출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023년의 교역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 교역량이 2023년 10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16.9% 늘어나면서 49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환보유고가 확대돼 지난해 6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몽골 중앙은행은 2023년 9월 외환보유고가 41.2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2024년 6%대 성장 전망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한 자리 수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몽골은 경제구조 특성상 공산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수요와 공급아 불안정해지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그래서 2021년 두 자리 수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이 2022년 6월에는 16%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들어 점차 하락세를 보인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9.2%를 기록하면서 21개월 만에 한 자리 수로 내려온 뒤
하락 추세에 있다.
몽골의 2024년 예산안에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8%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외환보유고와 대미 달러 환율, 인플레이션 등이 안정적인 흐름과 수치를 보이고 있어
2024년에 몽골 경제는 6% 전후의 경제 성장률을 가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금융기구가 전망하는 2024년 몽골의 경제 성장률은 IMF 5.5%, 아시아개발은행 6.1%, 세계은행 6.3% 등이다,
▶경제발전 저해 요소 극복해야 도약 가능
최근의 긍정적인 여러 경제 지표들이 몽골의 경제적 도약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심한 빈부격차, 은행 부실 채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등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다.
여기에 인구가 적어 내수시장이 빈약하다.
자원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산업이 다양화되지 못한 취약점도 있다.
몽골은 1인당 명목 GDP가 4천 달러 남짓이다.
아직 경제 후진국으로 가난한 나라다.
그래서 경제적 도약을 통해 중진국으로 진입하는 길이 아직 멀고 험하다.
그 길을 앞당겨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목민 특유의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목 마인드를 되살려 외국 기업이나 외국과의 협력으로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몽골은 땅이 넓고 자원도 많지만 자본력도, 노동력도, 기술력도 거의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략적 동반자인 한국과의 협력이 더욱 필요한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