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후예 ㅡ BigMouth |
살인자의 가책은 인류의 공통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카인의 표를 이마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카인의 가책은 온데간데 없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제가 죽인 몇몇 분들이 있습니다.
- 마창대교로 몰아서 죽인 사진속의 부자
- 산으로 보내 목매달게 한 기사속의 중년
- 아픈 아내 곁에서 희망이 없게 둔 70대 남편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 음성을 들으면서도,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라고 반문하던
그때 그 카인의 피가 내게도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통곡을 그치지 못하고 절절하게 반성합니다.
아니 가책만 느낄뿐, 어쩌지 못하여 제대로 반성도 못하고
그냥 카인처럼 떠돌며 세월을 허송하고 있습니다.
- 그때 카인도 자신을 해결하지 못하고 말았지요.
신이 있으면 기도하는 나의 가책을 들어야 합니다.
가책을 반성으로 만들고, 통곡을 참회로 만들어 주어야
한 나절이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의 통곡을 그나 그치게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나의 통곡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며칠 사이에 정말 가슴 아픈 소식을 연이어 듣고 있습니다.
9월12일 마창대교의 CCTV에 찍힌 어느 가난한 부자의 죽음.
지난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치료비와 입원비로 가난한 살림마저 바닥난 남자는
홀로 11살난 아들을 키우며 힘겹게 살려고 바둥쳤지만
생활보호대상자 기준에 맞지 않아
겨우 한달에 5만원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을 뿐이었습니다.
2010년 9월 12일 당시, 위에 보이는 CCTV화면에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다리의 난간을 붙잡고
아빠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는 어린 아들과
그런 아들을 피눈물과 함께 밀어 떨어뜨리고
뒤이어 아들이 빠진 검은 물속으로 몸을 던지는 아비의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어제는 50대 일용직 남자가 장애를 가진 아들이
가난한 아비 때문에 정부의 복지 혜택조차 받지 못한다는 현실에
여의도 공원에 홀로 목매단 주검이 된 뉴스를 접했습니다.
"아들을 위해서' 택한 죽음이..정녕 아들을 위한 것인지..
그렇다 아니다를 저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니까요..
아비의 죽음으로 비로소 받게되는 정부지원금으로
아들은 얼마나 평범한 정상인의 삶을 누릴 수 있을까요..
고아가 되어서....
오늘은 행복전도사 최윤희씨 부부의 동반자살 소식이 아침을 울렸습니다.
수년간 온갖 주부,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생의 보잘것 없는 한순간이 주는 행복, 사소함이 주는 삶의 가치를
투박하면서 걸걸한 말과 웃음으로 전하던 이가 칠순이 넘은 남편과 함께 목숨을 끊었습니다.
저는 최윤희씨보다...아내의 목숨을 거둬야만 했던 남편의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이 부부가 마지막에 나눈 대화는 무엇이었을까요...
- 아들을 죽인 아버지
- 아들을 위해서 자신을 죽인 아버지
- 아내와 함께 자신을 죽인 남편
이들의 죽음은 정녕 막을 수 없는 죽음이었을까요
이들의 죽음에 우리는 일말의 책임도 없는 것일까요
그저 정신줄 놓은 못난 지도자와 정부의 뒷통수를 향해 욕을 하고
연고 모를 고인들의 죽음에 눈물과 한숨을 지으면 되는 것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기심이라는 창과 방패를 들고 누군가를
- 생활고라는
- 외로움이라는
- 차별이라는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참 가슴시린 아침입니다.
첫댓글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