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AI시대 전략]
'불의 발견'에 버금가는 인공지능 혁명
인재의 조건이 달라진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전자공학과 교수)
인류는 문자의 발명으로 지식을 저장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선사시대와 구분돼 본격적인 역사시대가 대두되게 한 본질적인 전환점이었다. 이후에 인간의 언어는 인쇄라는 형식으로 전환돼 대량생산되고 파급되어 왔다. 이렇게 인간의 지식과 역사는 인쇄라는 형식으로 보존되고 전달된다. 대용량으로 보관하고 전달하기 위해 책이 등장했다. 책들이 집적된 공간으로 도서관이 생겼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인류사적 대변환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지식의 표현, 생산, 축적, 보관, 그리고 전달과 대량 유통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주도하게 된다.
이제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LLM(거대언어모델)으로 연결되고, 서로 LLM으로 소통한다. 그리고 인공지능들도 서로 광통신 인터넷을 통해서 연결된다. 중간에 인공지능의 생성 결과는 잠시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저장된다. 이후 최종적으로 다시 인간에게 LLM을 통해서 전달된다. 결국 인공지능을 통해서 인간의 뇌끼리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무한대의 저장 용량을 가지고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 수천 킬로미터 거리에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전달된다. 과거에는 인간의 지식이 축적된 매체가 책이고 그것들이 보관된 장소가 도서관이었다면,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생성하고 축적한 지식의 저장 매체는 반도체 메모리가 되고 집적된 저장 공간은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가 된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인류학적으로 불의 발견에 버금가는 획기적 변혁의 계기가 되고 있다. 이제 인간은 이러한 인공지능의 실체를 인정하고, 인공지능을 능동적으로 지배하며, 효과적으로 도구로 활용하거나, 평화롭게 공존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미래 대한민국이 당면한 교육 혁신의 방향이다. 그러지 않으면 모두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우리의 교육에서 인공지능 자체를 만들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최고급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들이 인공지능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인재들이다. 국가적으로 가장 시급한 인재들이다. 이들은 5개 전문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가장 기초는 역시 수학 실력이다. 선형대수, 미적분학, 확률과 통계를 비롯한 수학에 대한 기초가 탁월해야 한다. 수학 천재가 바로 인공지능 인재이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알고리즘, 컴퓨터 과학, 반도체 분야를 관통하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이들이 LLM과 같은 기초 인공지능 모델(Foundation Model)을 개발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 모델을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각 전문 분야의 지식(Domain Knowledge)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재들이 인공지능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능력을 갖는다. 이들이 인공지능에 대항해 ‘인간을 지키는 방위군’이다. 이들은 인공지능 수학과, 인공지능 대학원, 혹은 인공지능 학과에서 길러진다. 이들의 교육과 연구를 위한 장학금, 운영 경비와 GPU 등 인프라를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
다음으로 자연대학과 공과대학과 의과대학을 포함한 이공계 전체 학과에서는 인공지능 교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제공해야 한다. 각각의 전공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초 이론을 배우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연습을 대학에서 경험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는 재료공학, 로봇공학, 항공공학, 우주공학, 원자력공학뿐만 아니라 물리, 화학, 생물학, 의학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적용해야 각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이 연구와 개발을 위한 매우 효과적인 기초적인 도구가 된다.
세 번째로 인공지능 교육을 더욱 확대해서 대학 전체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배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인공지능 과목이 일종의 교양과정 과목이 된다. 대학의 모든 학생이 인공지능 수업을 경험하게 한다. 네번쨰로 AI를 적용하고 확대하는 기술을 AIX라고 하는데, 이걸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AIX 센터를 설립해서 분야별로 인공지능 확산에 필요한 AIX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확산과 적용을 의미하는 X 는 법률, 경영, 경제, 교육, 인문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한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미래에는 우리가 매일 인터넷을 쓰듯이 인공지능 도움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파워포인트, 엑셀 쓰듯이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해야 한다. 전 국민이 이제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고등학교 각종 수업에서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해서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와 윤리 문제도 함께 교육한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이제 인공지능을 선택 과목으로 제공하도록 준비한다. 이를 위해서 인공지능을 가르칠 수 있는 인공지능 전문 교사도 양성해야 한다. 또, 천재형 인공지능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서 인공지능 영재학교를 설립해야 한다.
197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하려면 주산을 배워야 했고, 무역 회사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타이프 학원을 다녀야 했다. 지금은 컴퓨터가 모두 대신해 준다. 인간은 계산과 암기 능력에서 더 이상 컴퓨터와 경쟁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은 인공지능과 경쟁하면 반드시 패배하는 암기식, 주입식 교육에 매몰되어 있다. 이제 인간 사이의 경쟁과 순위 싸움은 더 큰 의미가 없다. 그러한 목적의 평가와 시험도 존재 가치가 줄어든다. 인간들 사이의 협동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그나마 인공지능을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교육 혁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첫댓글 인공지는 시대 10년 후를 상상해 봅니다.
ㅎㅎㅎ 사회적 제도권 안에
사람의 전문성과 노동력이 살아 남기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