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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성진 노무사입니다.
이번 주는 가족과 여름휴가를 가게 되어, 오늘 10화를 업데이트 하고 잠시 쉬어가고자 합니다. 참고로 소설은 거의 절반 정도 연재된 상황이라, 때마침 반환점을 도는 것 같네요^^;
수험생 여러분들,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2차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시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화이팅입니다!
(참고로 전 2차시험 일주일 전 통으로 연차휴가를 쓰고 온전히 몰입했을 때 실력이 확 늘었던 걸 실감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제 소설이 여러분의 힘든 여정에 잠시나마 휴식을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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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조사실
검찰청 조사실은 노동청보다 좁고, 노동위보다 삭막했다. 책상 하나, 의자 세 개, 담당 검사 뒷 편으로 살짝 보이는 녹음 장비. 창문이 없어서 조사실 안에서의 시간 감각은 틀림없이 무뎌질 터였다.
담당 검사는 한지원.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사무적이었지만 위압적이진 않았다. 강범은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최서윤 옆자리에 앉았다.
조사는 신고 경위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진행됐다. 최서윤은 연습한 대로 침착하게 답했다. 전 직장이었던 <블룸마케팅>에서의 이력에 관한 질문이 나왔을 때도, 준비한 문장으로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전 직장에서는 제가 퇴사를 원해서 합의를 받아들였지만, 이번엔 아니에요.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한 거라구요." 강범은 옆에서 내심 안도했다.
문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왔다.
"최서윤 씨, 12월 14일 새벽 1시 47분에 팀장님으로부터 받았다고 제출하신 메시지요."
한지원이 서류를 넘기며 물었다.
"저희가 통신사에 사실조회를 해봤는데, 그 시간대에 두 분 사이에 오간 메시지 데이터가 확인이 안 됩니다. 대신 그날 오후 11시 20분경에 유사한 내용의 메시지가 있었던 걸로 나오고요."
순간 최서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건... 제가 캡처를 늦게 해서 시간이 잘못 찍혔을 수도 있어요."
"캡처 시간이 아니라, 메시지가 발송된 시간 자체를 여쭙는 겁니다. 이건 통신사 기록이라 캡처와는 별개예요."
강범은 그 순간 얼마 전 느꼈던 '위화감'이 다시 떠올랐다. 캡처본과 원본 대화방의 시간이 어긋남을 확인했던 그날. 그때 수면 아래에 담궈 놓았던 문제가, 이 곳 조사실에서 다시 떠오른 것이다.
"제출하신 진술서에는 '새벽 1시 47분'에 부적절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전 날 밤 11시 20분경'에 그런 취지의 메시지가 있었다는 거죠. 시간 자체가 왜 다르게 기재되셨을까요."
최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저는... 그냥 기억나는 대로 적었어요. 새벽이었던 것 같아서."
"기억이라고 하기엔 진술서에 분 단위까지 정확하게 적혀 있는데요."
강범은 이 흐름이 위험하다는 걸 직감했다. 검사는 지금 거짓말을 잡으려는 게 아니라, 최서윤이 얼마나 정확하게 사실을 기억하고 진술하는 사람인지를 시험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답변이 흔들리면, 신빙성 전체가 다시 흔들릴 수 있었다.
"검사님, 잠시 정정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강범이 끼어들었다.
한지원은 최서윤을 향한 고개는 그대로 둔 채, 시선만 살짝 틀어 강범을 봤다.
"신뢰관계인은 발언권이 제한됩니다만, 확인 요청 정도는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범이 최서윤 쪽으로 몸을 살짝 기대어 낮게 말했다.
"사실대로만 말씀하세요. 정확히 기억 안 나면 안 난다고, 추측해서 적었으면 그렇다고요. 지금 여기서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더 불리해져요."
최서윤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뜬 후, 다시 한지원을 쳐다봤다. 흔들렸던 눈동자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정확한 시간은 제가 착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메시지를 받고 너무 힘들었어서, 나중에 진술서 쓸 때 새벽이었다고 느낀 대로 적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발송 시간이 그렇다면, 그게 맞을 거예요. 다만 메시지 내용 자체, 팀장이 그런 부적절한 말을 보낸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한지원은 그 대답을 받아 적었다. 표정에서 특별한 판단은 읽히지 않았다.
"...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강범은 안도했지만, 완전히는 아니었다. 최서윤의 정정은 정직했고, 그 자체로는 나쁘지 않은 대응이었다. 하지만 이 조서에는 이제 두 개의 기록이 남았다. 최초 진술서에 기재한 시각과, 오늘 조사에 이르러서야 스스로 정정한 시각.
강범은 다시금 그 사실을 곱씹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메시지 시각을 바꿔서 최서윤에게 유리해질 건 없어보였다. 새벽 1시든 밤 11시든, 팀장이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 자체의 무게는 다르지 않았다. 한 마디로 '조작할 이유가 없는 불일치'였다.
바로 그 '이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만약 의도적으로 꾸민 거짓말이라면, 적어도 그 의도를 반박하는 방식으로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기억이 어긋났다는 건, 최서윤이 스스로도 사실관계를 정확히 재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인상은, 어떤 전략적 거짓말보다도 반박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신빙성을 갉아먹게 된다.
조사는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끝날 무렵 최서윤은 지쳐 있었다. 조사실을 나오면서 최서윤이 작게 물었다.
"저 오늘 잘한 거예요, 못한 거예요?"
강범은 정직하게 답했다.
"잘하셨어요. 틀린 걸 인정하는 게 제일 어려운 건데, 하셨잖아요. 다만."
"다만?"
"이게 마지막으로 나오는 불일치이길 바랍니다."
최서윤은 그 말의 무게를 아는 듯, 더 이상은 묻지 않았다.
- 11화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