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마하반야바라밀다의 세계
반야는 ‘공’ 내세운 무집착, 지혜 완성할 가르침
살타파륜, 반야 알고자 담무갈 찾아가
담무갈보살 법문 듣고 ‘성불한다’ 확신
7년간 삼매 들었던 담무갈 곁 지키고
도를 이뤄 불국토의 부처님 곁에 왕생
그림=최병용
① 연기(緣起)와 공사상(空思想)
판교 5시에서 네 번째는 ‘반야시(般若時)’라.
부처님이 방등시에 이어서 22년 동안
반야경을 설하신 시간.
반야는 지혜의 뜻.
‘반야경’은 하나의 경전이 아니며,
반야를 내용으로 하는 많고 많은 경전의 무리.
‘반야경’의 내용은 지혜를 완성하는 가르침.
공을 내세운 무집착, 유위(有爲), 무위(無爲)가
불이(不二)함을 가르치는 경전.
연기(緣起)는 부처님이 깨달으신 진리.
공은 연기의 진리성을 올바르게 밝혀낸 것.
연기와 공은 기본적인 가르침이며 그 바탕.
부처님은 연기의 원리로 우주와 인생 모습을 설파.
인간에서 가장 심각한 생노병사를 해결하시고.
인생고뇌의 원인을 서로의 관련성에서 추구하셨지.
그 근원적인 것으로 인간 내면의 모순인
무지무명(無知無明)을 밝히시고.
만물의 존재 의미를 연관관계에서 찾게 하셨지.
② 살타파륜(薩陀波崙)의 구도행
반야를 알고 싶은 살타파륜이
반야바라밀 법문을 들으려고 나섰지.
하늘을 우러러 물었지.
“누구를 의지하여 반야바라밀을 배우리까?
그 스승은 누구십니까?” 그러자,
그때에 부처님이 나타나시어 그를 칭찬하시며.
“살타파륜이여, 여기서 동으로 5백 유순을 가라.
건타월이라는 도시가 있고
담무갈(曇無竭)보살이 있으니,
너의 스승이 될 선지식이시다.”
“예 예, 부처님 고맙습니다.”
기쁨에 찬 살타파륜이 5백 유순을 걷기 시작했지.
가진 돈이 없었지. 무엇으로 공양구를 마련하지?
담무갈보살을 찾기 전에 공양구가 급했지.
“옳지, 내 몸을 팔자! 몸을 팔아, 공양구 마련을.”
그렇게 생각한 그는 시장을 지나가며 소리쳤지.
“내 몸뚱이를 사세요. 내 몸뚱이를 사가세요!”
악마가 그의 수행을 방해하기 위해서
자나가는 사람들 귀를 막아버렸지,
그래서 자기 몸을 살 사람을 만날 수 없었지.
그때 제석천이 살타파륜을 시험하고자
괴물로 몸을 바꾸고 그에게 나타났지.
“나는 사람의 심장과 피, 골수가 필요하다!”
그 말에 살타파륜은 자기의 칼로
심장과 골수, 피를 주기 위해
먼저 팔과 허벅다리를 찔렀지. 그리고
골수를 찌르려고 벽에 기대었지.
어느 장자의 딸이 이 광경을 보고,
“너무 끔찍합니다, 공양구는 제가 마련하지요.
같이 담무갈성자께 갑시다” 하고 길을 이끈다.
그러자 제석천이 본모습을 나타내고
“그대의 의지를 시험해 본 것뿐이오.” 한다.
제석의 그 말에 상처 없이 된 살타파륜의 몸.
③ 담무갈보살의 가르침
장자의 딸은 여태 본 것을 아버지에게 보고하고,
보물과 공양구를 청했지.
공양구는 수행자 살타파륜에게, 보물은 보살님께.
담무갈보살은 살타파륜이 선근을 이루도록
장자의 딸이 여러 수레에 싣고 온 보물을
받아들였다가 여러 사람에게 나눠 주었지.
살타파륜은 담무갈보살 앞에 이르러, 먼저
‘반야바라밀경’에 금·은·향으로 공양하고
다음으로, 마련한 공양구로 보살께 공양을.
담무갈보살이 수행자를 칭찬하고 법문을 시작.
“살타파륜이여, 여래는 어디서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다!”
“진여(眞如)는 부동이다. 진여가 여래이기 때문.
여래는 나지도 않으며, 오지도 가지도 않는다.
공성(空性)은 거래가 없나니, 여래는 공성이다!”
“살타파륜이여, 여래가 불생불멸인 것을 안다면,
여기에서 위없는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반야바라밀의 방편을 알게 될 것이다.”
담무갈보살이 법문을 하자,
대지가 진동하고 마(魔)의 궁전이 흔들렸지.
하늘에서 꽃비가 솔솔. 모두 보리심을 얻었지.
살타파륜은 환희에 싸였지. 그리고,
“나는 틀림 없이 성불한다 성불을 한다!” 하고
확신을 했지.
살타파륜은 하늘의 만다라꽃을
담무갈보살에게 공양하고,
“저는 이 몸을 보살님께 바칩니다.” 했지.
함께 온 장자의 딸과 시종들도 같은 말로
“저희들도 몸을
보살님께 바칩니다.” 했지.
담무갈보살은 이로부터
7년을 삼매에 들어 있었지.
살타파륜은 보살 곁에서 지키고 있었지.
꽃이 피고 열매가 익으니 1년.
또, 꽃이 피고 열매가 익으니 2년….
그리고 또, 꽃 피고 열매 익으니 7년!
보살님 곁에 서서 7년을 지킨 그의 놀라운 정성.
보살이 정에서 깨어나기 전, 살타파륜이 법석 준비.
장자의 딸과 시종이 와서 거들었지.
마당에 물을 뿌리려 했으나 악마가 물을 숨겨서.
살타파륜이 칼로 몸을 찔러 피를 마당에 뿌렸지.
제석이 알고, 피를 전단향수로 바꾸어
온 세상에 가득하게 했지.
삼매에서 돌아온 담무갈보살이 또, 법문을 시작.
법석에 가득한 청중들 모두 깨달음을 얻었지.
살타파륜이 크게 바라밀을 체득했지.
살타파륜은 그로부터 도를 더욱 크게 이루어,
불국토의 부처님 곁에 왕생했다지.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