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업소장 누가맡나, 인천환경공단이사장은 사표
인천 하수도 2명, 서울 상수도 맨홀 2명 등 4명 사망
중대재해 예방 위한 현실적인 제도, 정책부터 개선을
중대재해처벌법(2022년)이 시행된 이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간한 ‘중대재해처벌법 판결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처법 시행 이후 2024년 말까지 검찰이 기소한 중처법 위반 사건 중 총 31건에 대해 법원의 1심 판결이 내려졌다. 이 중 유죄 선고는 29건으로, 전체의 93.5%에 달했고, 무죄 선고는 2건(6.5%)에 그쳤다. 유죄 판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23건이었고, 실형과 벌금형이 각각 4건, 2건이었다. 반면,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은 2건 중 1건은 애초 중처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고, 다른 1건은 사고발생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고용노동부의 재해조사대상 부가통계에 따르면 50억원 미만의 감소세는 미세하게 줄어들고 있으나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은 해마다 늘거나 줄면서 사실상 큰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강화된 법에 맞춰 건설현장 전반에 안전시스템의 현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장의 실상보다 법이 강화되어 현실적으로 법을 따라가기가 버거워 취약점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7월27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발생한 상수도 누수 복구공사중 질식 사고로 2명이 사망한 사건은 책임자 처벌(사업소장)로 굳혀져 가고 있다.
가산동 상수도 누수복구 맨홀 질식 사망사고는 감리가 상주한 상황에서(이준엔지니어링) 원청업체인 흥일기공에서 하도급받은 서원건설에서 35년간 배관공으로 일한 A씨(71)가 직경 648mm의 맨홀로 들어갔지만 나오지 않아 굴착기 기사 B씨(75)가 상황을 살피기 위해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어 결국 2명 모두 사망한 사건이다.
사고현장은 500mm 주철관이 지나는 현장으로 사망한 A씨가 누수현장에 설치된 새들분기관을 점검하기 위해 맨홀로 진입했지만 산소 부족과 유독가스로 사망했다.
사고 후 출동한 소방당국이 측정한 산소농도는 4.5%로 안전기준치(18%)를 훨씬 밑돌았다. 상수도공사에서는 악취나 유독가스로 인한 사고는 비교적 발생되지 않지만 금천구의 관로 매설지역은 쓰레기등 폐기물이 묻혀 있던 지형이고 사고당시의 온도가 36도를 전후한 폭염으로 유독가스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용노동청은 8월 말 남부수도사업소, 시공업체인 서원건설과 흥일기공. 감리사인 이준엔지니어링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흥일기공은 지난 5월 남부수도사업소 긴급누수복구공사 계약을 46억원에 낙찰받아 26년6월까지 누수복구공사 1천건, 상수도관 정비공사 8백건등 총 1,800건의 공사를 해야 하는 계약을 했다.
남부수도사업소 김남수 소장은 지난 7월부터 2개월정도 근무한 상태에서 이번에 중대재해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또 한 7월 6일 발생한 인천환경공단(이사장 김성훈)이 발주한 가좌하수처리장 하수관거정비 용역 수행을 위해 맨홀 내부로 들어간 작업자 B 씨(52)가 유독 가스에 중독되어 다음 날 사망했다. 함께 있던 업체 대표 A 씨는 B 씨를 구하려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지난 14일 치료 중 숨졌다.
사망자가 소속된 업체는 무자격으로 인천환경공단의 용역을 수주한 원청업체 ㈜한국케이지티콘설턴트의 재하도급을 받은 기업이다.
고용노동청은 인천환경공단, 용역업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을 했으며 인천환경공단 업무 담당자 3명, 용역업체 관계자 2명, 하청업체 대표, 숨진 재하청업체 대표 A 씨(48) 등 7명을 입건했다.
인천환경공단 직원 3명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등 3개 혐의가, 다른 4명은 산안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등 2개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인천환경공단 김성훈 이사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취임한지 4개월만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이다.
맨홀사고가 중대재해와 연계되면서 특광역시 수도사업소장직에 대한 기피현상이 일고 있다. 행정직들의 말년 꽃보직으로 경쟁률이 심했던 서울시아리수본부가 운영하는 8개 수도사업소장 자리도 회피 보직으로 변질될 전망이다.
수도사업소장은 상수도 경력이 없는 일반 행정직렬들에게는 정년을 앞두고 선호하는 꽃보직이었다.그러나 중대재해법의 강화로 책임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현실화되면서 말년 공직생활의 상처로 남길 수 없다는 두려움이 급속하게 전파되고 있다.
그동안 8개 수도사업소장은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도분야에 종사하던 행정직(과거 수도행정)이나 기술직을 임명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으나 서울시 인사행정에서는 받아들이지지 않았다. 수도사업소장은 수도에 비전문적인 인사들이 퇴임 1, 2년을 앞두고 선심성 인사를 단행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원형 맨홀 하부에 사각맨홀이 위치하는 경우도 많아 모든 맨홀 진입시에는 사전에 산소,유해물질 측정과 송풍을 하는 기본적인 사전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금천구 사고와 같은 648mm맨홀은 사실상 산소호흡보호구를 착용하기 어려운 크기로 이같은 맨홀이 70% 이상 차지한다.(300mm관 이하는 648mm원형맨홀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사요금의 적정한 현실화가 우선되어야 하고 입찰적격심사에서 공사규모와 목적에 따라 현장소장, 반장, 참여기술자, 안전관리자등 주요 명단을 제출하여 중복사업을 할 수 없게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는 중복사업을 하면서 주요인력이 2, 3곳의 공사현장을 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하수도사업이 해방 이후 70여년을 지속하고 있지만 규모의 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모든 참여자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면서 최저가 입찰 위주여서 50억미만의 영세 기업들만 양성되었다. 재난안전이 강화되고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현실에서는 정부나 지자체등 관급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과 개선이 우선적으로 실행될 필요가 있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은 “2021년 시행된 건설업 업역개편이 하도급, 현장 안전 문제 등을 반복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공사 현장의 전문성, 안전,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건설업의 고유 영역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시공경험이 없는 종합건설사가 직접 공사를 수행하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공품질 저하는 물론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전문성을 갖춘 중소규모 전문건설업체가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하더라도 공사를 하지 못하면서 건설 기술 발전과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전문건설의 현실적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하도-재하도를 통해 경제적 수익은 축소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각종 편법이 자행되고 중대재해 발생은 여전히 지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환경경영신문 http://ionestop.kr 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