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편, 제주를 향한 단상
성산읍, 신산 포구의 밤바다입니다.
일몰의 끝자리에 만나는 짙푸른 하늘의 색조가, 쉼 없이 살아온 우리 모두를 위로해
주는 듯, 하네요. 여행은 그 수고에 대한 위로이며 일상의 포상 휴가가 되겠지요.
제주 속의 쉼과 누림에 행복한 맛과 즐거운 추억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동편, 제주를 향한 단상’의 문을 열어봅니다.
동이 틀 무렵 동편, 제주의 올레길에서 만나게 되는 일출의 장면들입니다.
검푸른 바다가 여명의 붉은 해를 품에 안을 때면, 그 조화로운 색색의 판타지에 마음이
벅차기도 하겠으며, 여정을 갖는 이들의 사정과 생각에 따라 저마다의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오기도 하겠지요.
마침, 산티아고 순례길의 일흔일곱 해를 사신 할아버지의 얘기가 생각이 나네요.
10년 전, 아내와의 사별 후에 그분도 암을 몸에 품은 채로 순례길을 걸으며, 함께 걷던
동행자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이, “인생은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인생이 아름다운 선물이라면, 여행은 인생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맛난 추억으로
포장된 선물 상자가 되는 건 아닐까요!
오징어는 바닷바람에 흩날리고,
바람은 스쳐 불어 파란 물감 삼아 하늘 세상을 흩뿌리고,
바다는 올레길을 지나는 나그네의 상념들을 삼키고,
모처럼 구름 한 점 없는 날의 여정은 우리를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할 것이고!
섭지코지 가는 길, 왼편의 휘닉스 제주 리조트 본관 뒤편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책길이
있습니다. 산책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성산 일출봉의 정경이 멋지게 펼쳐진 곳에 glass
house가 있는 곳이 나옵니다.
이곳을 가는 길목 왼편에 자리한 세계적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유민 미술관에는
아르누보 유리공예의 세기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제주의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으려 건물의 모습이 지하에 지어져, 겉보기엔 시멘트벽처럼 보이지만 전시관으로 가는 길,
여기저기에 미술관을 찾는 이들을 위한 멋진 사진 뷰가 있는 곳이랍니다.
소원 등대로도 불리는 방두포 등대는 제주도 동쪽 끝, 바람의 언덕 위에서 바다 뱃길을
비추고 있습니다. 해안 절벽을 바라보며 산책길을 걷다 보면 글라스하우스 옆, 그랜드
스윙에서 그네를 타며 성산일출봉과 멋진 포토존을 누릴 수 있답니다.
해안 길을 좀 더 내려가면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조랑말들과 광치기 해변과
함께 성산일출봉의 정경들도 만나게 되는데요.
그런데, 저 하트 위의 새는 누구를 기다리며 소원 등대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성산봄죽칼국수’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이제 봄이 오면 저렇게 유채꽃은 흐드러지게 펴서 바람에 몸을 살랑일 것이며, 저 멀리
보이는 지미오름은 연한 녹색으로 옷매무새를 단장하겠지요. 그러면 저 푸르디,
푸른 하늘은 바다를 품어 봄을 알리는 전령사 노릇을 할 것입니다.
연한 새싹이 돋고, 예쁜 꽃망울이 여정을 행복하게 하는 봄날이 오면, 자유롭게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맘껏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회복과 치유의 하늘 아래 세상이 어서
오길 손 모아 그려보게 됩니다.
동편, 제주 바다의 하늘입니다.
3월 초입의 하늘 아래, 제주를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저 자유로운 새와 푸르른 하늘처럼,
밝은 행복과 쉼을 누리는 날이길 ‘성산봄죽칼국수’가 응원합니다.
“ 소랑 허영 행복 업써예~!”
[출처] 동편, 제주를 향한 단상 -첫 번째-|작성자 성산봄
첫댓글 제가 아는 지인이 오늘 제주도행 뱅기에 몸을 실었다고 보고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