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9. 4. 8. 월요일.
날씨 맑다.
오전에 송파구 잠실 5단지 안에 있는 동사무소에 들러서 주민등록부, 인감 서류를 떼어서 서해안 동네사람한테 우송했다.
지하수 관정(管井)개발 허가 신청용으로 제출 예정.
지방도로 확장공사로 도로 아래에 있는 논이 또 토지수용되어서 조금 잘려나갔다.
도로변에 있던 기존의 관정은 사용 불가능하게 되었기에 새로 땅을 파야 한다.
지하수를 끌어올리려면 땅도 파야 되고, 모터 가동용 전신주도 설치해야 되고 ... 등 다 돈이 추가로 들어간다.
논에서 나오는 쌀값은 별것도 아닌데도 부대비용이 자꾸만 들어간다.
산골마을이라서 논농사 지으려면 힘이 더 드는데도 수확량은 오히려 적다.
얼마 뒤에 시골 다녀와야겠다.
오후에 석촌호수로 나갔다.
월요일인데도 벚꽃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서호 동호에 설치했던 무대 음향장비는 모두 철거되었고, 서호의 모습은 평상시로 되돌아왔다.
벚꽃이 활짝 피었고, 이따금 꽃비가 되어 바람에 날렸으며 세계 인종 전시장인 것처럼 외국인도 많았다.
스마트폰으로 자기 얼굴을 사진 찍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았으며, 성능 좋은 망원경이 부착된 카메라로 높은 가지에 매달린 벚꽃을 찍기도 했다.
어제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는 1/4만 돌았으나 오늘은 한 바퀴 다 돌았다. 그래도 이따금 어깨를 부딛치기도 했다.
서호 돌벤치 위에서 바둑 장기를 두는 영감들이 있었다.
노인네들이 두는 장기. 정말로 하수들이다.
남의 장기를 구경하면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숫제...'에잇. 그것도 장기여?'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는 현장을 떴다.
더 이상 구경하다가는 내 성깔을 버릴 것 같다.
일찍 귀가하면서 나를 반성한다.
나는 어떨까?
나는 요즘 문학지에 낼 글 하나를 수십 번이나 다듬고 있다. 10년 전에 쓴 글이다. 그 당시에도 여러 차례나 다듬었던 글인데도 지금 다시 읽으면 여전히 어색하고 잘못된 곳이 눈에 띈다. 고치는 과정에서 실수하여 오타도 생긴다.
그래도 글은 다듬을수록 더욱 깔끔하게 마련이다.
내용이 좋은 詩는 길이가 짧아도 즐거움을 준다.
날카로운 면도날로 수염을 민 것처럼 깔끔하면 글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남이 쓴 詩라도 나는 빙그레 웃는다.
그런 경우는 무척이나 드물기에 그게 좀 아쉽다.
1.
인터넷 뉴스에 한진그룹 총수 조양호 숙환으로 별세. 향년 70.
2019. 4. 8 . 00 : 16. 미국 LA 병원에서 죽었다고 한다.
나는 '향년 70'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인터넷 어휘사전으로 검색했다.
향년(享年) : 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 죽은 사람의 나이를 이르는 말이다.
이와 유사한 한자어는 종년(終年)
※ 향년, 종년
향(享) 누릴 향, 年 해 → 향년
종(終) 마칠 종, 年 해 → 종년
나는 '향년'이란 낱말을 처음으로 사전으로 검색했다.
지금껏 향년이 向年인 줄로 착각했다.
어려운 한자말은 괄호( ) 열고 그 안에 아라비아 숫자를 넣었으면 싶다.
예) 조양호 회장 사망(70살)
우리 말로는 '죽다, 숨지다' 가 있고, 이를 높여서 '돌아가시다'가 있는데 구태여 한자말을 써야 하는지...
별세(別世)'
1) 세상을 떠나다.
2) 윗사람이 세상을 떠남
※ 별(別) : 다를 별
세(世) : 생 세, 여러 대에 걸친 세, 대대로 사귐이 있는 세, 시대 세, 새대 세 등의 뜻 풀이.
'죽다'의 한자 낱말이 무척이나 많다.
사망(死亡), 작고(作故), 절명(絶命), 운명(殞命), 별세(別世), 몰세(歿世), 하세(下世), 타계(他界), 서거(逝去), 붕어(崩御 임금이 죽음), 승하(昇遐), 순(殉), 졸(卒), 망(亡), 사거(死去), 임종(臨終), 소천(召天), 귀천(歸天), 입적(入寂), 홍서(홍서) 등.
사람의 신분, 계급, 지위 등에 따라서 사용하는 용어가 무척이나 다르고,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데도 아직도 신분에 따른 언어의 민주화가 덜 되었다는 증거이다.
요즘에는 개가 새끼를 낳으면 '탄생'이라는 말을 쓴다.
개가 죽으면 '별세'라고 말할 게다.
위 '향년'이란 낱말에서 '향년이, 종년이, 언년이'이란 계집아이의 촌스러운 이름도 떠오른다.
예전에는 이런 이름도 있었다.
1.
어떤 시를 보았다.
'돌 다리, 왕 벚꽃, 꽃 대궐, 먼 길'
낱말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여 인터넷 어휘사전으로 검색했다.
'돌다리, 왕벚꽃, 꽃대궐, 먼길'로 붙여서 쓴다.
이들은 둘 이상의 어근이 결합해서 만든 합성어이다(접속사/토씨 없음).
합성어를 더 검색했다.
1) 기능에 따라
(1) 합성 명사 : 논밭, 고무신, 볶음밥, 늦잠, 봄비, 돌부처, 집안, 큰잔치, 마소
(2) 합성 동사 : 힘들다. 떠밀다, 뛰놀다, 붙잡다, 걸어가다
(3) 합성 형용사 : 배부르다, 굳세다. 높푸르다, 재미있다
(4) 합성 부사 : 곧잘, 또다시, 오래오래, 사이사이
2) 의미에 따라
(1) 어근이.. 이하 생략
손발, 쇠못, 춘추, 연세, 세월, 밤낮, 논두렁, 밭두렁, 산불 등이 합성어이다.
'돌다리'라는 낱말이 무척이나 정겹다.
서해안 무창포나들목이 바로 코앞에 있는 산골마을에서 살 때다. 산골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개울에는 커다란 돌멩이를 군데군데 놔서 사람이 건너는 다리가 있었다. 내 입말에는 '독다리'이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고, 철근으로 만든 다리가 설치되어서 옛날의 정겨운 낱말인 '독다리', '돌다리', '징검다리'가 사라졌다.
우리 속담에서는 '돌다리도 두드려서 건너라'라고 한다.
매사를 조심하라는 뜻.
'두드리다'와 '두들기다'의 차이를 조금 검토한ㄴ다.
'두드리다'는 툭툭치다, 자꾸 때리다의 뜻이 있다. 영어로는 knock.
예) 다듬이돌 위에서 방망이로 옷감을 살살 두드리다.
'두들기다'는 마구 쳐서 때리다. 영어로는 beat이다.
예) 망치로 마구 두들겨서 때려 부순다.
낱말(단어, 용어)의 합성어, 복합어에 대해서 더 공부해야겠다.
복합어 : 1) 합성어 2) 파생어로 나눈다.
합성어 가운데 고유명사는 특히나 틀리지 않아야 한다.
윤중 로 →윤중로(여의도 벚꽃 축제가 있는 도로 지명)
※ 아직도 '벗꽃'이라는 어떤 詩人이 있다. '벚꽃'이 맞다.
1.
어떤 글의 제목이다.
'공도에 지은 공덕'
남의 나라 글자인 한자(漢字)에 아주 약한 나는 '공도에 지은 공덕'이 무슨 뜻인지 아리송했다.
서해안 갯바다 인근에 주소지를 둔 탓일까. 공도를 빈 섬인 공도(空島)로 보았다. 빈 섬이니 해산물 수확량도 없을 터이니 공덕(空德)일까 싶다.
'空島에 지은 空德'.
우리나라(남북한)은 3,300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도(空島)도 무척이나 많을 터.
서해안 무창포 앞바다에 있는 섬(石台島, 石大島라고도 함)는 예전에는 세 가구가 살았으나 지금은 아무래도 空島일 것 같다.
대천해수욕장 앞바다 4km 전방에 있는 작은 섬(다보도)은 예전부터 空島이다.
다시 섬 여행 떠나고 싶다.
조용한 갯바다.
파도소리만 찰랑거리는 그 바닷가로 나가고 싶다.
주민이 별로 없는 섬에서 조용히 해변가를 걷고 싶다.
갯비린내가 나는 곳으로...
1.
오늘도 내가 사는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서 60개 쯤의 화분을 내려다 보았다.
식물의 잎이 나날이 싱싱하며 큰다. 더러는 꽃도 피우고.
베란다에 수시로 나간다. 식물의 상태와 예쁜 꽃과 싱싱하게 자라는 잎사귀를 보려는 것일까?
내 대답은 전혀 아니다.
나는 꽃삽을 들고 쇠로 만든 작은 티스푼을 들고서 화분 속의 작은 움직임을 뚜려지게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해충인 민달팽이를 찾아내서 죽이려는 게 목적이다. 화분에 민달팽이가 무척이나 많이 산다.
징그럽고, 더럽고, 혐오스러운 벌레를 찾아낸 뒤에 꽃삽 안에 올려놓고는 티스푼으로 내리쳐 내장을 터뜨려서 죽인다. 내장이 터지면 비린내가 나고, 그게 짜증이 나서 더 세게 후려친 뒤에 수도 하수구멍에 밀어넣고는 물을 내려서 흔적을 지운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날마다 벌레를 잡아 죽인다.
요즘 들어와 나는 남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글 잘 쓰는 사람도 있고, 글 못 쓰는 사람도 있다고. 개인마다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글 다듬은 사람도 있고, 글을 다듬지 않는 사람도 있고, 글 다듬을 줄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나는 글쓰기 전문가가 아니기에 남의 글을 읽는데 잘 쓴 것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잘못한 것들이 먼저 눈에 뜨인다.
마치 화분 속에 숨어 있는 민달팽이를 찾아내서 잡아 죽이는 것처럼 어색한 낱말, 문구를 먼저 발견한다.
나는 배운다. 나는 남한테는 어떻게 비칠까를 생각하면서 글 다듬기를 더 해야겠다고 마음 도사린다.
남한테 발견되면 곧 죽음이니까.
아름다운 식물을 키우려면 징그럽고, 더럽고, 혐오스러운 민달팽이, 다른 벌레를 자주 찾아내야 한다.
내 삶도 이럴 게다.
남한테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첫댓글 글 다듬고 또 수정해야 하는데 저 역시 반성합니다
요즘은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생활인한테는 생활이 먼저이지요.
문학 글이야 생업이 아니면 이따끔 쓰면 되겠지요.
글 억지로 쓰는 것보다는 글감을 많이 모아뒀다가 나중에 쓰면 되겠지요.
노트에 메모를 많이 해 뒀다가...
저는 날마다가 쉬는 날이며, 노는 날이며, 휴일입니다.
바깥에 나가서 일하고 싶은데도...